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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곧 명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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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014회 작성일 06-05-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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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어린이날과 조카의 결혼식과 딸아이의 운동회가 연일 겹쳐 이제서야 답변 올립니다.
그런데 먼 이국땅에서도 이렇게 서로 얘기 나눌 수 있음이 참 좋으네요.
* * *

삶이 곧 명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삶 ―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 을 '있는 그대로' 살지를 않아요.

언제나 '나(ego)'라는 게 있어서 그게 항상 먼저 앞서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자신을 더 좋게 보이려고, 흡족한 자신이 되려고, 남보다 더 뛰어나려고, 나아가 더욱 완벽한 존재가 되려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본능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하고 왜곡하면서 끊임없이 취사(取捨)하고 간택(揀擇)하기 때문입니다.

하기야 그게 바로 '에고'의 속성이긴 하지만, 그러나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에고'는 결코 우리를 <진정으로> 살릴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오직 자신만을 위하는 쪽으로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에게서 무슨 참다운 지혜가 나올 것이며, 따라서 <진정으로> 우리를 살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에고'는 결코 알 수가 없어요. 그것은 마치 길 위로 솟아오른 자그마한 유리조각에 타이어가 펑크나본 적이 있는 어떤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서 오직 그것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보면 다른 아무 것도 보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에고'는 그 속성상 오직 자신에게 좋아 보이고,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된 선택들만을 계속해 나가겠지만, 그러나 그게 정작 자신을 죽이는 길임을 '에고' 스스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에고'가 사라질 때 우리는 비로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고, 또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요 '평화'이며 '깨달음'이요 또한 '지복(至福)'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에고'를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요?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의 삶에 진정한 평화가 임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바로 여기에서 또 다른 모든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에고'를 사라지게 하려고 마음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바로 '에고'이기 때문입니다. 즉, '에고'가 '에고'를 사라지게 하려고 어떤 의도된 행위들을 하게 되는 것인데, 바로 여기에서 온갖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에고'로는 결코 '에고'를 죽이거나 사라지게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피를 피로 씻어 희게 하려는 것보다 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도 그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직 그 길만이 유일한 도약의 길이요 깨달음의 길이라고 착각하게 되니 ― 이 또한 '에고'가 하는 일인 줄은 아무도 모릅니다. '에고'는 그만큼 집요하고도 치밀하답니다 ― 이 이중 삼중의 미망(迷妄)을 알아차리기란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런데 많은 경우 '명상'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들이 바로 위와 같은 일들이라는 것입니다. 즉, 깨달음을 얻거나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혹은 '에고'를 버리고 자유하기 위해서 우리는 '명상'이라는 의도된 행위를 하고, 그 행위를 통한 '결과'로서 <의도하고 목적한 바>를 성취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은 엄밀히 말해 '명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명상'은 '사고(思考)의 영역'이 아닌데도, 우리가 늘 하는 '명상'이란 언제나 원인과 결과의 영역 즉 사고의 영역인 것이지요. 그래서 그것은 오히려 참된 명상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참된 명상이란 어떤 의도나 목적 없이 다만 매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즉시로 '평화'랄까 '자유'랄까 '참나[眞我]'랄까 '진리'랄까 하는 것을 알게 되어 삶에 영원한 쉼이 오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지금 이대로 매 순간순간 이미 '명상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 매 순간순간 취사간택(取捨揀擇)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삶, 그것이 견딜 수 없는 '결핍'이면 결핍 그대로, '공허'면 공허 그대로, '외로움'이면 외로움 그대로, '불안'이면 '불안' 그대로, '경직'이면 경직 그대로, '기쁨'이면 기쁨 그대로 그 자체가 바로 '명상'이라는 것입니다. 즉, 삶이 곧 명상이요, 그 외에 다른 것이 없으며, 따라서 우리가 따로이 해야 할 명상이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매 순간순간의 있는 그대로의 것 속에 머물지를 못하고 그것을 더 나은 무언가로 바꾸고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치며, 그 하나의 방법으로 '명상'이란 걸 택하지요. 그래서 참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는 '명상'을 하기 위해 '진정한 명상'을 떠나버린 답니다. 그리곤 그 '명상'을 매개로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지요.
아, 그러나 '진리'랄까 '평화'랄까 '깨달음'이랄까 하는 <삶의 질적이고도 근본적인 변화>는 그와 같은 '원인과 결과'의 영역이 아닌 걸 어떡합니까.
세상에는 그와 같이 '자유를 구하는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자유케 하는 '명상'에로 돌이키는 사람은 참 드물답니다.

* * *
혹시 명상을 하시나요?
단이 06-05-05 18:26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Taoism(도)를 배우고 있는 학생입니다.
정말 정말 어렵네요....한국말로 읽어도 어렵고, 영어로 읽어도 어렵고....
반을 한 번 더 들어야 할 것 같네요..
저의 질문은 명상(meditation)에 대한 것입니다.
'명상'을 왜 하는 거죠? '명상'을 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저도 명상을 해보려고 하는데....좀 알고 하고 싶어서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며...

p.s 정말 다른 분들의 질문에 답변해주신 걸 읽고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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