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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혜는 무지(無知) 안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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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383회 작성일 06-08-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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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혜는 무지(無知)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님이 단·한·순·간·만·이·라·도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여 진실로 무지할 수 있다면, 님은 영원토록 '모른다'는 사실로부터 해방될 것입니다.

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살아가는데 지혜가 없음에 삶이 너무나 부담스럽습니다……어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가정을 꾸리는 것도, 남편이랑 애 챙기는 것도, 하루 끼니 챙기는 것도 왜 이리 부담스럽기만 하는지 모르겠네요……삶에 의욕이 없는 게 저로서는 살아가는 일이 부담되기만 합니다……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일처리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만 하고 자신감이 없는 게, 결혼 10년 생활에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보세요, 님은 스스로 '지혜가 없다', '모른다'라고 말씀하시면서도 끊임없이 그 '모른다'는 사실을 힘들어하고 못견뎌해 하십니다. 다시 말해, 님은 지금 현재 '살아가는데 지혜가 없고' 또 그때그때 '어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에 서있지를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은 '아는 자'여야 하고 또 '매순간 지혜롭게 대처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요구와 닦달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님의 삶은 오히려 어느 순간에도 편안하지를 못하고, 항상 두리번거리게 되며, 또 붕 떠있는 듯한 불안으로 삶이 언제나 부담스러워져 버린 것이지요.
아닙니다, 님이여. 님의 삶이 부담스럽고 힘든 건 지혜가 없고 무지하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 마음 때문입니다.
서울 도덕경 식구 중에 자신의 사랑 없음을 한탄하며, 왜 내 가슴 속에는 사랑이 없느냐며 울부짖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야, 네 가슴 속에는 사랑이 없어! 너는 사랑 없는 사람이야! 사랑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사랑을 알며, 또 사랑할 수 있겠어? 그러므로 사랑하려 하지 말고, 그냥 사랑 없는 사람으로 살아!"
그 순간 그 친구는 '사랑해야 한다.'는 모든 억압과 요구와 당위(當爲)로부터 해방을 맞아 편안해진 적이 있습니다.
님이여.
'살아가는데 지혜가 없고' '어찌 대처해야 할 줄을 모르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그럴 수 있고, 또 그럴 뿐입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닦달하는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우리는 무한히 힘들고 또 괴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냥 좀 모르십시오.
님이 진실로 '모른다'와 하나가 되어 더 이상 자신을 닦달하지 않게 될 때
그 순간 '모른다'는 사실과는 상관없는 평화가 님 안을 흐르게 될 것이고,
그러면 그 평화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힘과 지혜가 조금씩 생겨날 것입니다.

그와 같이, 진정한 지혜와 힘은 님이 힘들어하는 그 무지 속에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 * *
삶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wind 06-08-28 11:21
안녕하세요. 매번 비슷한 문제로 답도 없는 답을 구하는 듯한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성실한 답변을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또 한 번 여쭙습니다.
살아가는데 지혜가 없음에 삶이 너무나 부담스럽습니다. 낼모레면 40줄인데도 불혹은커녕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어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 앞으로 살날이 더 까마득한데 마음의 큰 짐으로 하루하루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가정을 꾸리는 것도, 남편이랑 애 챙기는 것도, 하루 끼니 챙기는 것도 왜 이리 부담스럽기만 하는지 모르겠네요.
가장 행복한 시간은 하루일과가 다 마무리되고 잠자리에 들기 직전 밤의 정적 속에 있을 때입니다. 그 때만큼은 그래도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고 평화로운 마음이 드는 게, 어서 빨리 인생을 마무리하고 저 세상으로 갈 때가 다가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누가 들으면 할 일이 없으니 잡생각이나 한다고 호통칠지 모르지만, 삶에 의욕이 없는 게 저로서는 살아가는 일이 부담되기만 합니다.
홀몸이 아니고 가족들이 있으니 이런 생각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 한 켠이 찜찜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일처리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만 하고, 자신감이 없는 게 결혼 10년 생활에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고 싶은데, 왜 이런 망상만 자꾸 드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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