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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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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158회 작성일 06-11-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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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님은 저의 글들을 읽어보시고는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모든 내용들에 공통된 것은 '나를 그대로 놓아두어라'는 내용이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맞는지요?"라고 물으셨네요.
맞습니다. 정확히 이해하셨습니다.
그리곤 님은 다시 묻기를, "그렇다면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인지요? 안 좋은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나의 노력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행동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게 맞는 것인지요? 현실과 맞닥뜨리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지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말씀 또한 맞습니다. 정확히 이해하셨습니다.
다만, 님의 이해를 <바깥>의 상황과 형편에 대해서가 아니가 <내면의 이야기>로 돌리기만 하면요.

다시 말해, 님이 말씀하신 '안 좋은 상황'을 '우리 내면의 이야기'로 돌려보면 그것은 곧 무기력, 게으름, 외로움, 짜증, 분노, 우울, 불안, 미움, 우유부단, 권태, 무료함, 말더듬, 어색함, 경직과 긴장, 강박 등등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다만 너무나 자연스런 '삶'일 뿐이어서 그·것·에·대·해·서·우·리·가·할·수·있·는·일·은·아·무·것·도·없·습·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내어버려 두고 그 자연스런 흐름에 맡겨둘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 자체가 이미 완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빠져나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행동들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온갖 '문제'와 '힘겨움'들을 만들어내는 행동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진실로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될 때, 그것이 바로 완전한 자유요 깨달음이며 해탈입니다. 즉, 삶의 완전한 해방이라는 것이지요.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삶에는 오직 그것들의 자연스런 '흐름'밖에 없지, 거기 어디에도 '나'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라는 것이 있어서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양 하지요. 그리고 그 '어떻게 함'을 통하여 보다 만족스럽고 흡족한 자신을 만들려고 하구요.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완전한 만족'이란 언제나 지금 여기 이 있는 그대로의 것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님이 질문의 말미에 "현실과 맞닥뜨리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지요?"라고 물으셨을 때의 그 '현실'이라는 것을 '우리 내면의 현실' 곧 '매 순간의 있는 그대로'라고 이해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게 맞는 것인지요?"라는 님의 질문은 또한 정확히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듯 우리가 진실로 우리 내면의 것들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 '흐름'에 맡겨두게 될 때, 그리하여 매 순간을 다만 있는 그대로 존재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평화로울 수 있으며, 자유할 수 있으며, 또한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바깥'의 삶에 대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의 최선의 노력으로써 열심히 살아야 하지요.
이를테면, 경제적인 궁핍으로 힘든 사람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승진을 목표로 두고 있는 사람은 그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 하며, 사업을 하는 사람은 그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다 해야 하지요. 그것이 바로 '안'과 '밖'이 하나로 돌아가는 삶인 것입니다.
즉, '안'으로는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살고, '밖'으로는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고맙습니다.
* *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김종필 06-11-20 09:15

우선 항상 정성이 가득 담긴 답 주시는 김기태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답답하고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에 도덕경의 글들을 잠을 설쳐가며 읽고 또 읽어보았습니다. 너무나 훌륭하고 공감 가는 내용들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모든 내용들에 공통된 것은 "나를 그대로 놓아두어라"는 내용이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맞는지요? 그렇다면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인지요? 안좋은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나의 노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행동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게 맞는 것인지요? 현실과 맞닥뜨리기 위해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지요?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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