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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서 한 발짝만 더 나가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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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109회 작성일 07-09-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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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님 질문에 추가질문 드립니다

감사함 07-09-14 12:56

선생님 말씀 항상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김영대선생님 질문에 자세히 답변해주셨지만, 궁금한 부분이 있어 다시 질문 드립니다. 선생님 답변 중에서 “제게 있어서는 정말이지 ‘긴장하고 떠는 것’과 ‘편안하고 당당한 것’이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그 둘의 차이를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왜 하나는 좋고 다른 하나는 나쁜지, 왜 하나는 늘 그러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인지……. 그냥 편안할 때는 편안하고 떨 때는 떨 뿐인데 말입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선생님이 주례사 하실 때는 긴장하고 떠시느라 주례사를 망쳤다 하더라도 그냥 그랬을 뿐 잘했네 잘못 했네 구분 지으시지 않아야 분별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 벌어진 일에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하객들의 눈치를 살피고 불안해 하셨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 같은 경우도 평소에 많이 경험하는데 어떤 것에 대해 잘 못했다고 생각되면 남의 눈치도 많이 보고 불편한 마음도 오래 가는데, 이럴 경우 분별하지 않는다는 것이 잘했나 잘못 했나 마음 쓰지 않고 그냥 그럴 뿐 이렇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요? 선생님 말씀 항상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주례사를 할 때 긴장하고 떨었다고 해도, 긴장하고 떨었든 여유롭고 편안하게 잘 했든 분별심이 없었다면 그렇게 힘드시지 않아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때의 행동을 저항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아 내가 긴장하고 떨었었구나! 그래도 잘했어 이런 마음이어야지 않나요? 그런데 지나간 일을 가지고 좀 심하게 남의 눈치를 살피고 잘 했다는 말을 해주길 기대하고 그런 것은 좀 이해가 안가네요. 또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더 나은 나가 되기를 추구하지 말라”입니다. “‘부정에서 긍정으로’가 아니라 ‘긍정에서 긍정으로’라고 얘기하지요.”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현재를 긍정한다는 의미가 위에도 썼지만 아 내가 긴장하고 떨었었구나! 이렇게 내 행동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마음이 긍정한다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뒤의 선생님 말과 행동이 주례사 때 떨었던 것을 긍정(인정)한다기 보다는 부정(싫어)하고 있다고 생각도 드네요. 선생님께 따질려고 하는 게 아니라 궁금해서요. 감사합니다.

* * *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은 ‘긍정의 기준’과 ‘분별의 한계’를 갖고 계시네요. 그것을 걷어치워 버리세요. 즉,
“선생님이 주례사 하실 때는 긴장하고 떠시느라 주례사를 망쳤다 하더라도 그냥 그랬을 뿐 잘했네 잘못 했네 구분 지으시지 않아야 분별하지 않는 것 아닌가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은 거기까지가 분별입니다. 다시 말하면, “<분별심을 내려놓은 모습>은 떠는 것까지일 수는 있어도 사후에 남의 눈치를 살피는 것까지는 아니다.”라는 분별을 님은 지금 하고 계시다는 것이지요. 아닙니다, 님이여. <분별을 내려놓은 모습>은 모든 순간에 대한 분별을 내려놓은 것이어서, ‘한계’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다만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살 뿐이지요.
또 “떨면서 주례사를 하고 난 후에도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으면 그것은 ‘긍정에서 긍정으로’ 간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주례사에 대해 남들의 눈치를 살피며 잘 했다는 말을 기대하는 것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가려는 몸짓이 아니냐”라는 님의 말씀에도 보면 분명 어떤 ‘긍정의 기준’ 같은 것을 그어두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다시 말해, ‘어디까지는 긍정일 수 있지만 그 너머는 아니다’는 일종의 심리적 선(線) 같은 것 말입니다. 아닙니다, 님이여. ‘긍정’이란 모든 순간을 다만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가리키는데, 거기에는 어떤 ‘기준’이 없답니다. 굳이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면, 매 순간순간이 곧 ‘기준’이지요. 따라서 그것을 판단할 아무 것도 없답니다. 그러므로 “저 같은 경우도 평소에 많이 경험하는데, 어떤 것에 대해 잘 못했다고 생각되면 남의 눈치도 많이 보고 불편한 마음도 오래 가는”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긍정해 주세요. 거기까지가 ‘긍정의 영역’입니다.
우리는 곧잘 <분별심이 내려짐>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분별심이 내려지면 이러저러한 행동이나 말은 나올 수 없다”는 상(相)을 갖게 되는데, 그러나 거기까지가 바로 분별인 것이지요. 진실로 분별심이 내려지면 일체 모든 상(相)이 다 떨어져나가게 되는데, 그러면 다만 매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의 삶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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