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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작성일 08-03-1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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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조회 7,10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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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글을 두 번이나 거듭 읽었습니다.

처음 읽을 땐 님의 얘기가 참 가슴 아프게 다가와 나중에 시간을 두고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으면서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나서 님의 글을 찬찬히, 밑줄을 쳐가며 읽으면서는 오히려 님에 대해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아, 님은 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님이 님 자신을 그렇게 내팽개쳤기에 그 사람으로부터도 버림받게 된 것입니다.(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음을 용서하소서.)


안타깝게도 님의 글 어디에도 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가 ‘그’에 관한 얘기요, ‘그’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님 자신도 결정되어버리는 것을 봅니다. 님은 어디에 있나요? 보세요,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저와 다시 만나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있을 때 다른 사람과 있다고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눈치를 채게 되었고, 헤어져야 하나 보다 생각을 하면서....그 과정에서 그는 운명에 맡기자고 하고, 저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말을 남기곤 했습니다.”

“그가 어떤 결정을 해주길 바랬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 상황이 불안하기만 했던 저는....”

“그의 마음을 떠보려고....”

“저는 그가 저를 잡아줄 것이라 굳게 믿고....”

“그러는 동안 그는 자기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제가 모를 거라면서....자기한테는 제가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쪽지를 남겼습니다.”

“몇 주만 더 만나자고 했습니다.”

(심지어 그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 그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꼈으면서도, 그 후에도 몇 번 만나 저녁을 먹으며 많은 얘기를 나누지요.)

“제게 그런 애틋한 눈빛을 보내면서 어찌 다른 사람을 만나 그럴 수 있었는지, 그 사람을 만나면서도 제 생각이 난다면서....”

“그의 진심을 알 수는 없지만....”

“지난 시간 그가 진심으로 저를 사랑했던가에 대한 물음부터....”


보세요, 님은 어디에 있나요? 님의 감정과 느낌과 생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님은 없고, 오직 '그'만 있는....그렇게 님은 님 자신을 내팽개쳤고 님 자신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님이 님 자신을 존중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았기에 그도 또한 님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님은 그의 어머니를 만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나을 뻔 했다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저는 오히려 님이 그녀를 잘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랬기에 그나마 님은 이렇게 님의 진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니까요.


님은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버겁습니다. 몸에 난 상처와 달리 마음에 든 상처가 진정 아물까? 하는 의문이 들만큼 감당이 안 됩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어찌 마음먹고 어찌 생각하면 괜찮아질 수 있을까요?”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그가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구요.


아뇨, 먼저 자기 자신의 진실을 만나십시오. 어떤 고통을 당하더라도 좀 더 깊이 들어가 님 자신의 진실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상황과 선택도 결국은 마찬가지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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