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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6,791회 작성일 08-04-2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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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진달래 08-04-18 17:45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남의 이목을 의식하고 불편해하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너무나 저절로 일어나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나 하고자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도 헷갈립니다.

사회적인 원만한 기준으로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을 알지만...정작 나의 행동이 그렇게 되지 않을 때..또 좋은 것은 알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가 않을 때는...현재의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나를 존중하고 거기에 맞추는 것이 나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까? 그 행동 후 다소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말입니다. 아니면 내가 원만한 기준의 행동으로 고치고 내가 나에게 만족하고 편안해 하는 것이 나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까? 제일 헷갈리는 부분은 그 행동 후 마음이 편하냐 불편하냐는 것입니다. 나에게 초점을 맞춘다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으면 마습?불편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타인에게 인정받는 인간행동에 관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웃에게 친절해야 하고, 사람을 대할 때는 되도록 상냥하게 대해야 한다든지...어린애들을 대할 때는 미소를 지어야 한다든지, 아는 이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해야 한다든지...주위 평판이 나쁘게는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든지...하는 것들입니다. 별 시덥잖은 질문인지도 모르겠지만...선생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진정으로 이해가 안 돼서 질문드립니다. 그럼, 이만 줄이며 감사드립니다.


* * *


안녕하세요?

중간고사 시험 문제를 출제하느라 저의 답변이 많이 늦었습니다.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산다는 것은 곧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긍정하며 받아들이며 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남의 이목을 의식하고 불편해하는 자신을, 남들이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자신을,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나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헷갈려 하고 우왕좌왕하는 자신을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못견뎌하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불분명함’과 ‘모호함’과 ‘혼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 그 혼란을 빨리 ‘정리’하고 극복해서 마음을 안정하려 하지요.


아뇨, 그 ‘헷갈림’을 깊이 긍정하며 경험해 보십시오. 그냥 헷갈려 하고 또 심리적으로 우왕좌왕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라는 것이지요. 님이 말씀하신 그 모든 순간의 마음의 '불편함'과 '오락가락함'과 '모호한' 순간들은 단지 <경험>되고 깊이 <긍정>되어야 할 것들이지, 결코 쉽게 ‘정리’되거나 멀리 해야 할 것들이 아닙니다.


또,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살다 보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제 기분에 하고 싶다거나 하기 싫다거나 하는 것이 삶과 행위의 기준이 될 수 있겠습니까. 자신의 호불호(好不好)와는 상관없이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다만 열심히, 힘들어하면서도, 살아야 할 때가 많지요. 그렇다고 굳이 하지 않아도 좋은 일에 대해서도 ‘원만한 기준의 행동’이 좋다 하여 거기에 자신을 맞추거나, 남의 인정을 받기 위하여 자신을 억지로 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하여간 그 모든 일에 대하여 님의 마음은 여전히 불편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할 것입니다. 그러면, 불편하면 그 불편한 마음을 깊이 경험해 주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즐겁게 그 순간을 살면 되지요.


다.만.매.순.간.있.는.그.대.로.를.사.는.것,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으면 또 그런 채로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는 일>에 스스로를 ‘실험’하며 걸어가 보십시다. 모든 것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난 뒤에야 발걸음을 떼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모호한 채로 한발한발 걸어가다 보면 문득 오롯하게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분명하게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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