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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앎의 영역이 아니라, 삶의 영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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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220회 작성일 08-07-29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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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s 08-07-23 05:13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책을 읽고 고민하다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려니 딱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이게 가장 큰 문제인 것도 같습니다. 너무 여러 가지가 상충되고 얽혀버려서요. 어쩌다보니 마음공부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는데, 다양하게 지식을 쌓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머가 먼지 하나도 모르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게 단순한 지식적인 면이라면 학문적으로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아시다시피 이쪽에선 좀 더 본질적인 정체성의 혼란 같은 것이 와버리니 도저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역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무언지 모르겠다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선 찾는 것을 포기하라고 얘기하실지 모르겠지만..이상할 정도로 내부적 의지력이 약해져서 그것도 힘들 것 같습니다. 그저 계속 현실적 욕망과 여러 가지 생각, 충동에 이끌려 다니는 기분입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드리고, 이만 맺겠습니다.


* * *


‘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님은 “역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내'가 무언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시지만, 그 ‘나’가 무엇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님의 말씀처럼, 알고자 하고 찾고자 하면 알아지고 또 찾아질까요? 그리하여 마침내 “아, ‘나’는 무엇이구나!” 하고 알아지면서 님의 그 모든 갈증과 의문이 끝이 날까요?


아닙니다.

‘나’는 그러한 앎의 영역이 아니라, 삶의 영역입니다. 그렇기에 ‘머리’나 ‘수행’이나 ‘지식’이나 ‘체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매 순간의 삶을 통하여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저 계속 현실적 욕망과 여러 가지 생각, 충동에 이끌려 다니는 기분”의 님의 삶을 통하여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선 ‘마음공부’에 관한 모든 책을 읽기를 그치십시오.

그리고 어떤 ‘수행’을 한다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거나, 님의 의문을 풀어줄 누군가에게 물으러 간다거나 하는 모든 몸짓을 정지하십시오. 그러한 노력과 ‘바깥으로의 추구’를 통하여 알게 되는 무엇이 아닙니다, ‘나’라는 것은. 그런데도 님의 마음은 지금 너무 ‘바깥’만을 향하고 있습니다. 비록 모든 것이 뒤죽박죽되어 정체성의 혼란마저 와버린 것 같다고 하시지만, 그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님은 여전히 ‘바깥’을 향하고 있음을 봅니다. 그 마음이 안으로 돌이켜져야 합니다.


님에게는 108배를 권합니다.

지금의 님의 혼란과 의문에 가장 확실하게 대답해줄 수 있는 것은 108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선 108염주를 하나 구입하십시오. 그리곤 <한 달 동안>을 해보리라 마음먹고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그때마다 염주알을 하나씩 돌려가며 108배를 하는 겁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이것은 ‘수행’이 아니라는 것을 우선 이해한다.

② ‘수행’이 아니기에 어떤 결과나 효과 혹은 개선을 바라거나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는다. 의도나 목적 또한 내려놓고 그냥 108배를 한다.

③ 그렇다고 하더라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마음먹은 한 달 동안은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 절을 하다보면 온갖 잡생각이 일어날 텐데, 그것은 그냥 내버려둔 채 108배를 한다. 다시 말해, 일어나는 ‘생각’들을 정리하려 하거나 뿌리치려 하거나 고요히 하려 하거나 하는 등의 일체의 마음의 조작을 하지 않고 다만 108배를 할 뿐이다.

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을 하면 한 달 동안은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08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⑥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것 또한 ‘생각’일 뿐이니, 그냥 내버려두고 다만 108배를 한다.


일단 그렇게 한 번 해보십시오.

108배를 하다보면 님의 눈은 자연스레 님 자신을 향하게 되어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많은 것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쩌면 새로운 눈이 님 안에서 열릴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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