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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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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802회 작성일 08-11-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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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더듬 속에 있어보려고 합니다...

재현 08-11-03 16:07


안녕하세요. 감사한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말을 더듬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질문도 여러 번 드렸었고, 대답도 들었습니다. 온전히 말더듬 속에 있어보라는...그러나 말을 더듬는 사람으로서 그런 결정을 내리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말 말더듬 속에 한번 있어보려고 합니다. 곧 직장 내에서 간부들을 대상으로 보고대회를 할 일이 있습니다. 이번엔 제가 스스로 내가 해 보겠노라고 선택을 하였습니다.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정말 많이 떨리고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지금은 내가 하겠노라고 공표를 한 상태라서 더 이상 물러날 데도 없습니다. 잠잘 때도 그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믿고 정말 말더듬 속에 있어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행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선생님의 말씀으로 확인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미래의 일을 생각해보면 보고순서를 기다릴 때의 초긴장감, 불안감이 먼저 있을 것이고, 보고를 시작한 후 말더듬 증상이 나타났을 때의 당황스러움도 있겠죠. 그런 상황에서 그 속에 온전히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이 막히기 전의 초조, 긴장은 그대로 초조하고 긴장하기로 맘먹었습니다. 그런데 말을 더듬게 되어서 막혔는데 거부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말을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아야 될까요? 막힌 채로 그냥 그렇게?...아니면 말을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 될까요? 말더듬 속에 온전히 있어보라는 실천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껏 더듬으면서 얘기하라는 뜻인가요? 저는 막히면 아예 말이 안나오는 스타일인데, 그럼 마냥 말을 않은 채로 기다릴까요?

이렇게 미래의 일을 걱정하고 혼자서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도 내가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아서일까요?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 거죠? 사실 받아들이고 인정한다...하면서도 내가 진정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려고 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선생님의 글에서 저는 '죽으면 죽으리라..' 한 말씀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더듬으면 더듬으리라..' 혼자서 다짐에 다짐을 하다가 두서없는 글로 여쭙습니다. 감사합니다~


* * *


님의 결정에 마음으로부터 깊은 박수를 보냅니다.

이젠 정말 말더듬 속에 한번 있어 보리라고 한 그 결정에 대해서도, 또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대회를 님 스스로가 한번 해보겠다고 한 그 결정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그렇게 두려움을 향하여 발길을 돌릴 때 두려움 또한 님을 향하여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보고대회를 할 때 진심으로 이런 마음을 갖고 한번 나가 보십시오.

“오늘은 내가 마음껏 망가지리라!”

“말도 여한 없이 한번 더듬어보리라!”


진실로 그런 마음을 갖고 나갈 수 있을 때, 님이 보고대회를 하면서 말을 더듬는 것은 너.무.나.당.연.한.일.로.여.겨.질.테.이.고,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에> 그 말더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며, 그러면 말을 더듬는 가운데서도 말을 더듬는다는 사실 자체는 님의 마음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더듬으면서도 더듬음에 매이지 않고 편안히 보고대회를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혹 님의 말씀처럼, 말이 막혀 아예 나오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기다려 주십시오. 보고대회를 듣는 간부들은 님을 기다려줄 것입니다. 그런데 님이 스스로를 기다려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아뇨, 괜찮습니다. 말을 더듬는 사람이 막히기도 하고 말을 더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그러니, 편안히 기다려주십시오.


님은 “말더듬 속에 온전히 있어보라는 실천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실천방법’을 물으셨지만, 아뇨, 실천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입니다. 님이 진실로 말 더듬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늘은 내가 마음껏 망가지리라!”라는 마음으로 보고대회에 임할 수 있다면, 님은 뜻밖에도 성공적인 보고대회를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은 마음입니다.

말을 더듬는다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을 님의 마음이 끊임없이 거부를 하고 저항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밑바탕에는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이 도사리고 있구요.


아뇨, 그날은 님이 마음껏 망가지는 날입니다. 그리고 여한 없이 말을 더듬는 날이구요.

진실로 이런 마음을 갖고서 보고대회에 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화이팅!

저도 진심으로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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