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Yes.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677회 작성일 06-08-06 16:16

본문

그런데, "Yes"라는 대답뿐만 아니라 약간의 설명을 곁들임을 용서하소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책으로 유명한, 스리 라마나 마하리쉬를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찾아옵니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언제나 '참나[眞我]'를 얘기하면서, '참나'를 알게 되면 인생의 모든 갈증과 방황이 끝이 나고, 동시에 언제나 '실체(實體)'와 '의식(意識)'과 '지복(至福)' 속에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설파했으므로, 그 사람도 자신의 '진아'를 찾고 싶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라마나 마하리쉬와 마주 앉게 되었을 때 그는 애틋하게 묻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진아'를 알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하면 저의 '진아'를 알고 생(生)의 이 질기고도 오랜 방황을 끝낼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마하리쉬는 그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네가 '진아'를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은 마치 자네가 이 방에 나랑 함께 앉아 있으면서 어떻게 하면 이 방에 들어올 수 있느냐고 묻는 것과 같네. 자네가 이 방에 이미 들어와 앉아 있듯, 자네가 이미 이대로 '진아'일세. 그러니 찾을 것도, 다시 알아야 할 그 무엇도 없는 거지....."
'지금여기™'님.
'진리'란 그런 것입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우리는 이미 '진리'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 한 순간도 '그것'과 분리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그것을 다시 찾으며, 또 알 수 있겠습니까. 다만 존재할밖에요.
님은 제게 "절대 불가능하겠지만, 아주 만약에 말이죠? 어떤 이에게 '그냥'을 단 1분이라도 경험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걸 경험하는 사람은 문득! 그냥! 아!여기! 하면서 순간 진리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지금여기'에 영원히 머물게 될까요? 그건 이렇게 쌩뚱맞음인가요?"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런데 그건 누군가가 그에게 경험케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그 자신 스스로가 그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설명할 순 없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순간에는 '그냥!'이라는 것도, '아!여기!'라는 것도 없으며, '진리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냥 다만 존재할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건 좀 생뚱맞은 ― 그런데 이 '생뚱맞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싶어 국어사전을 찾으니, 그런 말 자체가 아예 없네요 ―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늘 그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까마득히 그것을 모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자신이 본래 그 자리에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니까요.
어쨌든 누군가가 단 한 순간만이라도 '지금 여기'에 '그냥' 존재할 수 있게 된다면 그는 영원토록 자기 자신[眞我]으로서의 진정한 힘을 만나면서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뚫어져라 바라보며 귀 기울이고 있을 님을 위하여, 제가 오래 전에 읽었던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책의 한 구절을 여기에 인용하고자 합니다. 한 마리 기어다니는 애벌레가 창공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이야기는 그대로 우리의 영혼이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자유케 되는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늙은 애벌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노랑애벌레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무슨 털뭉치에 꼼짝없이 잡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무슨 사고가 생긴 것 같은데, 도와드릴까요?" 하고 노랑애벌레는 말했습니다.
"아니야, 괜찮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만 돼."
그 말에 노랑애벌레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아, 나비! ― 바로 그 말! 제발 말해 주세요, 나비가 무엇이지요?"
"그건 네가 되어야 할 바로 그것이야. 그것은 아름다운 두 날개로 날아다니며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 주지. 그것은 꽃에 있는 달콤한 이슬만을 마시며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사랑의 씨앗을 운반해 준단다. 만일 세상에 나비가 없어진다면 꽃도 곧 없어지게 될 거란다."
"그럴 리가 없어요." 하고 노랑애벌레는 숨을 할딱이며 말했습니다.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단지 솜털 투성이의 한 마리 벌레뿐인데, 나의 내부에 그리고 당신의 내부에 한 마리 나비가 들어있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될 수 있나요?" 하고 노랑애벌레는 생각에 잠겨 물었습니다.
"한 마리 애벌레의 상태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절실히 날기를 원할 때 가능한 일이란다."
"목숨을 버리라는 말씀인가요?"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단다. 너의 '겉모습'은 죽어 없어질지 모르지만, 너의 '참모습'은 여전히 살아있을 거야. 삶에 '변화'가 온 것이지, 목숨을 빼앗긴 것이 아니야. 나비가 되어보지도 못하고 죽어버린 그 애벌레들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 하고 그가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만약에 내가 한 마리의 나비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요?" 하고 노랑애벌레가 주저하며 물었습니다.
"나를 잘 보아라. 나는 지금 고치를 만들고 있단다. 내가 마치 숨어버리는 것 같이 보이지만, 고치란 피해 달아나는 곳이 아니란다. '변화'가 일어나는, 잠시 머무는 여인숙과 같은 거야. 애벌레의 삶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니까, 그것은 하나의 커다란 도약이지.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너의 눈에는 혹은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어느 누구의 눈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미 나비가 만들어지고 있는 거란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 뿐이지."
"또 다른 것이 있지! 일단 네가 한 마리의 나비가 되면 너는 진실한 사랑을 할 수가 있단다. 새로운 삶을 탄생시키는 그런 사랑을. 그것은 애벌레들이 할 수 있는 온갖 포옹보다 아름다운 것이지."

"아, 달려가서 줄무늬 애벌레를 데려와야겠어요!" 하고 노랑애벌레가 말했습니다. 그러나 노랑애벌레는 슬프게도 그가 저 더미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찾을 수가 없을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슬퍼하지 말아라. 네가 만약 나비로 변한다면 너는 날아가서 나비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그에게 보여줄 수 있지 않겠니. 그러면 그도 나비가 되고 싶어 할 거야!" 하고 이 새로운 친구가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 *
김기태선생님! 또 질문이..(yes or no 답변주세요)
지금여기™ 06-08-06 09:54

알고싶습니다!!
'깨달음'은 그 어떤 무엇과도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깨달음'은 결코 어떤 원인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며, 또한 '시간'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김기태 선생님께서 이렇게 답변을 주셨습니다. 결과적으로 김기태 선생님께서는 그 깨달음은 '그냥' 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아무런 관계도, 아무런 원인과 결과도 없으니까 그냥! 말이나 의식 너머에 있는 있는 그대로의 '그냥'
절대 불가능하겠지만, 아주 만약에 말이죠? 어떤 이에게 '그냥'을 단 1분이라도 경험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걸 경험하는 사람은 문득! 그냥! 아!여기! 하면서 순간 진리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지금여기'에 영원히 머물게 될까요? 그건 이렇게 쌩뚱맞음인가요? 'yes or no'로만 답변해주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60건 93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20 김기태 8608 06-08-07
119 지금여기™ 9937 06-08-06
열람중 김기태 8678 06-08-06
117 지금여기™ 9216 06-08-02
116 김기태 8553 06-08-04
115 지금여기™ 7202 06-08-01
114 Moon 8156 06-08-01
113 김기태 8546 06-08-04
112 다다 9354 06-08-01
111 김기태 8342 06-08-02
110 자유인 7364 06-07-30
109 김기태 8481 06-07-31
108 지금여기™ 8366 06-07-27
107 둥글이 9345 06-07-27
106 김기태 8542 06-07-28
105 열묵 7180 06-07-25
104 궁금이 7332 06-07-21
103 김기태 8864 06-07-24
102 영선 7476 06-07-15
101 김기태 8459 06-07-15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2,763
어제
13,850
최대
18,354
전체
5,904,524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