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노력'이라 이름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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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110회 작성일 06-09-03 18:59본문
안녕하세요?
비록 남편이 함께 가주지는 않았지만, 걱정 말라며 위로해 주는 가운데 병원에 다녀올 수 있었고, 또 그나마 중간에 깨지 않고 잠을 주무셨다니 다행입니다. 더구나 그런 남편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마음이 조금 생기셨다니 더욱 다행이구요.
비록 남편이 함께 가주지는 않았지만, 걱정 말라며 위로해 주는 가운데 병원에 다녀올 수 있었고, 또 그나마 중간에 깨지 않고 잠을 주무셨다니 다행입니다. 더구나 그런 남편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마음이 조금 생기셨다니 더욱 다행이구요.
그래요, 꿈은 단지 꿈일 뿐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요. 다만 꿈에 끄달리게 되는 것은 그 꿈을 이리저리 해석하고 설명하려 하는 가운데 자꾸만 '의미'와 '무게'를 부여하는 사람의 몫이지요. 님의 그 '소리'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그냥 그럴 뿐인 것이지요.
그런데 님은 "꿈도 꾸고 했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생각하고 궁금해서 알려 하지 않고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려고 노력합니다. 선생님과 이야기 한 후 전에는 모든 소리에 촉각을 세우고 이게 뭘까? 이게 무슨 소리지? 하며 긴장을 했는데, 지금은 그냥 예전에 일상에서 듣던 그 소리들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죠. 그런데 궁금한 게, 이런 노력들조차도 나의 의지인데, 선생님 글에서 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과 상반되지 않나요?"하고 물으셨네요.
참 잘 하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굳이 '노력'이니 '의지'니 하고 이름하니 '있는 그대로'라는 말과 상충되는 듯해 보이지만, 아뇨, 그렇게 이해할 것이 아니라, 그냥 님에게는 늘 촉각을 곤두세우던 일들에 대해 이제 새롭게 바라보게 된 어떤 '새로운 이해'와 '새로운 시각'이 찾아왔고, 그래서 그 '새로운 이해'와 '새로운 시각'대로 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조금씩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긴장하던 일들에 대해 이제는 조금씩이나마 편안히 바라보거나 내버려둘 줄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조금씩 마음에도 어떤 이완이 찾아오게 된 것이구요. 단지 그뿐이예요. 그러니 그냥 그렇게 하시면 돼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리는 일이니, 마음을 편안히 하시면 되구요. '있는 그대로'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님의 모든 모습이 바로 '있는 그대로' 입니다.
또 잠시 한 순간의 일이었지만, 님이 남편에 대해 "근데 병원을 가야 하는데도 갈 엄두를 못내더라구요. 이전 같으면 화도 나고 이기적이라며 비난했을 텐데, 문득 '저 사람도 두려운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해하는 마음이 조금 생기더군요."라고 말씀하셨듯, 이번 일을 계기로 '합하여 선(善)을 이루는' 다른 좋은 일들도 함께 따를 것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니 편안히 이번 일들을 치르세요. 그냥 아플 건 아프고, 약 먹을 건 약 먹고, 또 꿈꿀 건 꿈꾸고, 소리 들을 건 듣구요. 괜찮아요. 님은 이미 치유되고 있으니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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