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게시판을 들렀다가 깨우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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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촌철 댓글 0건 조회 8,479회 작성일 08-07-23 15:17본문
요즘은 대인관계 문제와 진로문제 때문에 몹시 우울하던 나날이었습니다.
사회활동을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의존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에게 비꼬는 시비조의 말을 자주 듣기도 하고 저 자신도 그런 말들에 맞서서 받아치기도 하는 일들이 많아지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희망을 지탱해줄 만한 매체마저 없다는 것 때문에 자포자기의 심정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마치 사방에서 독화살이 날아오는데 그것을 맞아야 하는 나는 갑옷하나 없는 알몸인 채로 놓여있는 심정이었습니다.
진리탐구에 있어서도 복잡한 심정이었습니다.
어느 명상단체에서는 최첨단 미디어와 체계적인 구조를 통해 단기간에 사람을 깨닫게 해줄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고 주장하니 이제는 道를 배운다고 해도 저런 곳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기존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어느 법회에서는 아무런 비약도 얻지 못해서 점점 지쳐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곳 질의응답 게시판에서 선생님의 최근글을 보았는데 과거의 글보다 십자가의 길을 강조하시는 내용을 보고 제가 그동안 오면서 미진하게 느꼈던, 어떤 애매모호함이 깨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깨우침과 많은 문제와 고통들과 일희일비를 겪으면서 지금 기분이 좋고 어떠한 깨우침을 얻은 상태이더라도 모두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얼마 못가는구나. 변하지 않는 깨우침은 기대하기 조차도 힘들구나. 라고 느끼면서 자포자기의 상태가 되어있었는데 그러한 자포자기의 상황속에 머무는 것이 곧 십자가의 길임을 느끼면서 새로운 탈출구를 만난 기분입니다. 제자리에 있는 탈출구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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