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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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관 댓글 5건 조회 8,206회 작성일 06-11-20 22:4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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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님의 댓글
방관 작성일
그러고 보니
자각 = 나를 느끼라 = 있는 그대로를 느끼라
같네요 ..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이 글을 쓰시고 난 이후 또 여러 날이 지났는데, 지금은 어떠세요?
여전하신가요?
자신에 대한 어떤 새로운 '이해'나 '변화' 같은 거라도...?
방관님의 댓글
방관 작성일그저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 두고 있는데 아직 사회적으로 어떤 일을 할정도로 마음이 잡혀지질 못했습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좋아요, 그렇다면 저와 함께 '실험'의 강도를 한 번 높여보지요.
님이 처음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다 보면>이라는 제목으로 이 질의응답방에 글을 올리신 것이 지난 11월15일이었고, 이번에 다시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신 것이 11월20일입니다. 5일이 지난 것이지요. 그런데 님은 두 번째 글에서 "무기력함과 게으름으로 인해 잠자리에서 눈을 뜬 채로 그냥 있기를 <많이> 했습니다."라고 하시면서 "어느 정도 삶의 의지가 생기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보면서 자신과의 싸움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라고 하십니다. 아뇨, 제가 보기에는 <많이> 하신 게 아니라 고작 5일 동안 하셨습니다. 그와 같이 우리는 언제나 진정으로 자신을 '실험'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마지노선'을 그어놓고는 그저 조금 시늉해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님은 "아직 사회적으로 어떤 일을 할 정도로 마음이 잡혀지질 못했습니다."라고 하셨으니, 또한 그런 속에서 기왕에 '실험'하려는 마음을 내셨으니, 그럴 바에야 조금 더 강도를 높여서 한 번 해보십시다. 인생에 있어 다시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습니까.
즉, 그 '실험'이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일어나기가 싫어서 계속 누워있기"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볼 일'이 없는 한 인터넷도 하지 말고, TV도 보지 말며, 책도 읽지 말고,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려고 친구도 찾지 말고, 님이 기독교인이라면 기도도 하지 말며, 님이 말씀하신 그 '자각'도 걷어치워 버리고,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십시오. 배고프면 밥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싸고 싶으면 싸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 또한 그저 며칠 찔끔 하다가 금세 불안하여 떨쳐일어나려고 하지 말고, 아예 한 달간을 그렇게 한 번 해보세요. 님의 인생에 있어 그 '한 달'은 아예 없는 셈 치고 말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려는 것 때문에, 그리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질서잡으려는 것 때문에
자신 속에 있는 진정한 '힘'과 '질서'를 만나지 못한답니다.
님이 만약 진실로 그렇게 해보실 수 있다면, 님 안에 있는 진정한 '힘'을 만나 참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참자각님의 댓글
참자각 작성일
김기태 선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말씀 드리고자 꼬리말 답니다. 있는 그대로 보아두기 훈련은 참으로 훌륭한 삶의 방식이며 수련방법임을 공감합니다.
허나, 있는 그대로가 더이상 있는 그대로가 아닌 억지로의 있는 그대로의 흉내가 될 때는 아니함만 못하지 않을까 하군요. 내가 무엇가 하고 싶고 이대로 가만있지 않고 싶다는 것이 자기의 결정이라면 움직이면 됩니다. 그걸 억지로 있는 그대로 보아준다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조금 억지성의 있는 그대로..아니 더이상 있는 그대로가 아닙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게 있는 그대로 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중심이 잡혀 진정한 힘을 만난다는 것도 자기가 만든 시나리오이며 결론은 가정하거나 억지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저절로' 되야 겠지요. 그럴려면 참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인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여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용의 도를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