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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와 늦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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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380회 작성일 08-08-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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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늦잠을 어떡해야 할까요.

새로움 08-08-22 20:12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책도 열심히 읽으며, 사이트도 열심히 방문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요즘은 선생님 말씀을 따라,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잘 되는 것도 있는 반면 잘 되지 않는 것도 여전히 있네요. 그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의 문제입니다.

저는 딱히 큰 병이나 아픈 데라고는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종종 닥치는 무기력함에 손 놓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도대체 몸에서 힘이 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쉬어도 마찬가지인데, 한참 동안 몸을 움직이다 보면 괜찮아지곤 합니다. 예전에는, 심한 몸살(감기 기운 없는 몸살)에 걸려 몇 달 동안 고생한 적도 있습니다.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찾아온 몸살에 몇 달간 그냥 누워만 지낸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몸관리를 더 철저히 하려 노력하지만 번번이 무기력함은 찾아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겉보기로는 멀쩡하다는 점입니다. 병원에 가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고, 아는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꾀병'으로 오해되기 일쑤였습니다. 불규칙적인 생활 태도가 문제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운동도 열심히 하며 제법 규칙적으로 생활을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렇게 억지 의지라도 발휘해야 할까요? 하지만 그렇게 행동하던 시절에도 역시, 가끔 찾아오는 무기력함은 여전했다고 기억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늦잠입니다.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있는 한 끝까지 자게 되는 버릇이 문제입니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려 노력을 해도, 아무리 일찍 잠들더라도, 출근시간 직전이 될 때까지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일어나고자 하는 순간마다 몸은 천근만근이 됩니다. 그래서 매일 늦게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고, 결국 직장 생활도 제 목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마음의 문제(의지의 문제)라고 생각을 했지만, 앞서 말씀 드린 '무기력'의 문제와 관련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선생님 말씀에 비추어 보면, '의지로 해결되는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과 관련된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이제 조금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대로 저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자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에 관한 문제는 어디를 찾아봐도 나오지 않네요. 그런 부분, 만나 뵙고 질문을 하려 하지만 시간이 허락지 않아, 이렇게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립니다. 그럼 이번 질문에도 역시 고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올립니다.

* * *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의 책을 읽고 나름대로 생활 속에서 이런저런 ‘실험’도 하신다니,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님은 ‘무기력’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한때는 운동도 열심히 하며 제법 규칙적으로 생활을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렇게 억지 의지라도 발휘해야 할까요?”라고 하셨는데, 아뇨, 그것은 ‘억지 의지’가 아니라 바람직한 삶의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마음을 내어 운동도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는 것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무척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무기력이 찾아올 땐 지금까지와 같이 그것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다만 그런 모양으로 찾아온 ‘손님’으로 생각해서 맘껏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마음의 자리 하나 넉넉히 내어놓으면 어떨까요.


아래 ‘우리네 인생이 괴롭고 힘든 것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그것이 무엇이었든 결국 부정하고 저항하는 우리의 마음 때문에 고통의 무게가 배가(倍加)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찾아오는 무기력보다 더 깊은 곳에서 그것을 긍정해주는 마음을 한 번 가져보세요. 그래서 마치 손님을 대하듯 반갑게 무기력을 맞아주는 겁니다. 그러면 이전과는 다르게 무언가 변화된 모습으로 그것은 님에게 살포시 미소 지을 것입니다.


그래도 뭔가 해보고 싶으시다면, 저는 님에게 108배를 권해 봅니다.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장안수가 건강이 안 좋아지고 팔다리에 힘이 빠져 거의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유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 저는 그에게 108배를 한 달간 빠짐없이 해보라고 권했습니다. 고맙게도 그는 힘들어하면서도 108배를 계속했고, 이번에 서울 모임에 갔을 때 너무나도 건강해지고 힘이 넘쳐나는 듯한 그의 모습을 보고는 정말이지 감동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키도 2㎝나 자랐다나요?ㅋ (저를 믿어준 그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108배는 참 좋은 방편입니다. 다만 108배를 할 때 주의할 사항이 있다면, 한 달간 매일 빠짐없이 해야 한다는 것과, 108염주를 하나 구입해서 하나씩 돌려가며 해야 한다는 것(왜냐하면, 이것은 수행이 아니기 때문에 숫자를 헤는 등으로 집중을 하는 것은 오히려 108배의 참뜻을 흐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떤 의도나 목적과 기대도 없이 그냥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만 지키면 됩니다.


님의 두 번째 질문은 늦잠에 관한 것이네요.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늦잠’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님의 마음이 문제입니다. 이렇게 한 번 해보세요.

어느 날 아침에 또 늦잠을 잤거든, 눈을 뜨면서 대뜸 ‘또 늦잠을 잤구나! 이런!’라며 자신을 정죄하거나 닦달하지 말고, 늦잠 자체를 긍정해 주세요. 그러면서 부드럽게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겁니다. ‘으응~ 오늘도 늦잠 잤니? 괜찮아. 일어나기가 많이 힘들지? 왜 안 그렇겠어! 몸이 천근만근 같고....그럼, 내일도 늦게 일어나. 괜찮아....’


물론 그렇게 늦게 일어났으니 출근하기가 바빠 많이 허둥대고 서둘러야 할 거예요. 그렇더라도, 그렇게 허둥대고 바삐 서두르면서도 마음은 끝까지 긍정의 편에 서주는 겁니다.


또 눈은 떴지만 일어나기가 싫어 출근시간 직전까지 밍기적거리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때도 그러고 싶은 마음을 깊이 허용해주고, 시간이 닿는 한껏까지 더 누워있도록 해주는 겁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간이 되면 후다닥 일어나 서둘러 준비해서 출근하면 되지요. 출근해서도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 내일도 늦게 일어나볼까?'


그렇게 님이 긍정의 마음으로 돌아설 때,

그래서 지금의 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깊이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그때

보다 깊은 곳에서의 님의 에너지는 ‘변화’를 시작한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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