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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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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128회 작성일 07-02-1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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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 하나.
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수행단체가 있고 또 끊임없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가 그에 대하여 어떻다고 말하기 이전에 그들은 이미 존재하며 또 새롭게 생성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에겐 언제나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으며, 그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깨달음은 결코 '목표'가 아니며, 수많은 노력과 수행을 통하여 얻게 되리라 기대되는 미래의 어떤 '결과물'도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나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것 속에 있습니다. 따라서 어딘가에 도달하려는 그 마음으로는 결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으며, 오히려 그 마음이 사라질 때 비로소 온전하게 알게 되는 것을 이름하여 '깨달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저의 이런 말이 곧 "모든 수행 혹은 수행법은 필요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수행법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우리에게 도움을 줍니다. 즉,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고 또 많은 것을 깊이 이해하게 함으로써 수많은 마음의 이완과 평화를 경험하게 하는 등 그것은 분명한 성취와 이런저런 체험들을 우리에게 가져다 줍니다. 그러나 다만 그럴 뿐 그것은 우리를 '자유'케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마치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이미 불가능한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작 깨달음 혹은 자유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심지어 꿈속에서조차 우리가 우리 내면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번뇌(煩惱) 그대로가 보리(菩提)요, 중생(衆生) 그대로가 바로 부처라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다만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것 이외의 다른 것을 구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답변 둘.
또 님은 "선생님의 글 중엔 고통, 절망 속에 머물러 보라는 말씀이 자주 등장하는데, 어떤 의미이신지... 조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는지요."라고 하셨네요.
그것은 이를테면, 강박이나 말더듬이나 무기력이나, 혹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경직되고 긴장되는 마음이 내면에서 일어나면 (그 일어남이 곧 '보리'요 '부처'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것으로부터 달아나려 하거나 피하려 하지요. 사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그런 것들로부터 보다 효과적으로 달아날 수 있는 온갖 마음의 기재와 방법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나 정작 온전히 달아나지던가요? 그리하여 달아난 그 자리에서 마음이 평화롭던가요? 결코 그렇지 않았음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 속에서 이미 충분히 경험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삶 속에서 또 다시 그런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그 순간 있는 그대로의 그것으로부터 달아나거나 피하려는 모든 마음과 몸짓들을 정지하는 것, 그러면 저절로 그 속에 있게 되어 비로소 그것을 만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제가 말씀드린 '고통과 절망 속에 머물기'입니다. 진실로 단 한 순간만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바로 그 고통과 절망 속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가 우리에게 열리는 것입니다, 자유랄까 평화랄까 깨달음이랄까 진리랄까 진정한 '힘'이랄까 하는 것들이.....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 너희는 나의 창조하는 것을 인하여 영원히 기뻐하며 즐거워할지니라."(이사야 65:17~18) 아멘!
고맙습니다.

* * *
궁금합니다.
언제나 그… 07-02-17 14:15

좋은 말씀 늘 읽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명상이나 여러 수행법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단체와 모임(국내외)이 생겨나고 있고,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기존종교에 대한 불신이 심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현상이라 생각되어지지만, 검증되지 않은 수련법 등은 오히려 이 사회에 더 큰 혼란을 주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궁금한 것 하나. 선생님은 이런 수련단체나 모임의 생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견성 또는 깨달음의 다른 영성체험은 필요하지 않다고 보시는지요.
궁금한 것 둘. 선생님의 글 중엔 고통, 절망 속에 머물러 보라는 말씀이 자주 등장하는데, 어떤 의미이신지... 조금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는지요. (일종의 바라보기 수행법과 같은 것인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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