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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히피즈 댓글 1건 조회 6,125회 작성일 08-10-2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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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관둘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그만 두고
지금은 몇 개월 동안 아무 일도 안하고 있는
올해 34의 백수입니다.
문자도 보냈었는데 선생님은 그냥 받아 들이라고 하셨죠.
전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공뭔 하기 전엔 홍보회사에서 잠깐 근무했었는데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듯 나와버렸습니다.
졸업을 앞둔 겨울날...
남들은 하나 둘씩 제 갈 길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저는 도대체 뭘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냥 멍청하게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아니면서 형식적으로 원서를 내고 시험을 보고...
아~ 이젠 조직생활에 질려 버렸습니다.
특히 공무원 조직의 권위주의와 계급의식...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습니다.
친구따라 공부를 하긴 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도 없이 섣부르게 행동한 결과겠죠.
이젠 아무 것도 모르겠습니다. 할 일이 없으니 생각만 많아지고 하루 종일 대학 캠퍼스에서 어슬렁 거립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아마 현실에 대한 도피로 깨달음이라는 뭔가 거창한 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진짜 그걸 원하는 지 확신도 없으면서...
갈증이 극심하다면, 진정 그걸 바란다면 무어라도 할테지만 저는 그냥 머뭇거리고만 있습니다.
현실을 살지도 못하고 내적으로 불타오르지도 않고...
시간이 지나면 나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현실을 살아갈 힘이 생길까요?
저를 실험할 의지도 없습니다. 아마 전 너무 편한 것만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난이란 고난에선 모두 도피하면서 말이에요.
가을이 너무 아름답네요.
좋은 인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행복하세요. 아마 그러실 테지만 ^^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한 알의 씨앗이 땅 속에 묻혔을 때
  어둡고 갑갑하고 무거운 흙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시간들을 올올이 품어야 하듯이
  삶을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맞닥뜨리게 되는 혼란과 답답함과 힘겨움은
  어쩌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과정인지도 모릅니다.
  진정 자기다움의 자리를 찾고 싶은 영혼의 깊은 울부짖음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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