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곧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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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9,091회 작성일 07-07-21 23:47본문
안녕하세요?
다시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의문과 궁금함에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생각’이 곧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한.순.간.도 그러한 온전한 ‘현존(現存)’을 떠나 있을 수가 없으며,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그.어.떤.것.도 온전한 ‘현존’을 떠나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님에게는 거의 신념화되어버린 잘못된 관념 혹은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이러한 것’이라는 상(相)입니다. 이를테면, 님은 “어떤 생각이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그것이 알아차려지고, 알아차려짐과 동시에 지금 하고 있는 일로 마음이 곧장 돌아오곤 합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님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깨어있는 것’이라는 상(相)을 갖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지금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에서 ‘생각’은 예외 없이 제외가 되고 있구요. 왜냐하면, ‘생각’은 (님의 신념을 빌려 말하면) 모두가 과거나 미래를 향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생각’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생각의 ‘내용’에 주목하면 과거와 미래가 나타나지만,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은 분명히 <지금>이니까요. 그것은 마치 ‘물’과 ‘물결’의 비유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즉, ‘물결’에 주목하면 과거와 미래의 온갖 모양이 다 나타나지만, 그러나 ‘물’에 마음이 가있으면 그 어떠한 ‘물결’이 일어났다 사라지더라도 ‘물’은 조금도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물’에서 이런저런 ‘물결’이 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 아닌지요. 그렇듯 ‘생각’ 또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이미 매 순간 '생각'이라는 형태로도 온전히 '현존(現存)'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님이 갖고 있는 신념, 즉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깨어있고 알아차리는 것’이라는 그것도 하나의 ‘생각’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님은 그 하나의 ‘생각’으로써 다른 모든 ‘생각’들을 판단하고 통제하고 있군요.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깨달음이랄까 ‘현존’이라는 것을 구하고 있구요. 그러나 그러한 ‘생각’으로는 결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습니다.
님이여.
석가모니는 일찍이 금강경(金剛經)에서 말했습니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상(相)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가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이 상이 아님을 알면 곧 여래(如來)를 보리라.”라구요.
먼저 첫 단추를 바르게 꿰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르지 못하면 이후의 모든 노력도 마침내 님을 ‘자유’에로 인도하지 못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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