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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부모님을 놓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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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521회 작성일 09-02-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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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문제로 고민..

허허실실했… 09-02-10 17:39

부모님의 10년간 사랑문제와 다툼...부모님은 두 분 모두 50대. 누나가 하나 있고 전 20대 남자입니다. 부모님의 10년간의 싸움을 참지 못해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더 이상 그저 문제가 잘 해결되겠지란 안일한 생각을 하면 안되겠어서 올립니다. 전 아스퍼거로 태어났고, 20여 년간 부모님은 그 사실을 모르고 그저 대인관계에 약간 문제가 있는 아이 정도로 아십니다.(혼자 전문적인 곳에서 검사를 해보니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누나도 10년을 넘게 서울의 대학병원들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집안에 경제적 문제는 없습니다.) 위장병을 앓았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나았고 (저는 누나가 어렸을 때 이모댁에서 키워진 것이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글의 요점은 ※부모님의 솔직하지 못함과 핑계, 소통문제※ 입니다.

누나의 원인모를 병에 어머니는 누나를 심하게(인간적으로 상상불능) 학대했습니다. 이때도 아버지와의 다툼이 심했었는데, 누나에게 스트레스를 풀었나 봅니다. 그저 아버지로 인한 스트레스를 자식들에게 퍼부었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한번도 서로 사랑에 대해 얘기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벌써 오래 전부터 어머니를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표현을 절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고 매달렸습니다. 어머니와의 사랑이 없으므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탐닉(외도가 절대 아닌)에 (아버지는 외도를 할 만큼 용감한 분이 절대 아닙니다.) 어머니는 마치 아버지와 내연녀의 잠자리를 목격한 것 마냥 불같이 화를 내고, 아버지와의 다툼에 그것을 10년간 써먹어오셨습니다. 이제 나이를 드신 것만큼 싸움이 잦아들 것도 같은데, 싸움은 더 커져만 갑니다.

부모님간의 관계 때문에 가정이 파괴될 것만 같습니다. 이혼을 하면 되는데 (경제문제도 없고 제 능력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별 핑계를 말하며 이혼을 거부합니다. 그저 아버지에 대한 사랑, 아버지의 사랑 갈구하는 것을 말하지 않으시고 10여 년간 싸움에 대한 다른 핑계로 세상에 대한 별의별 문제를 말하셨습니다. 자식들도 나무라시더군요. 모든 말씀에서 인과관계는 절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자신은 열변을 토했지만, 저와 모든 가족은 한번도 공감한 적이 없습니다.) 솔직함을 속으로 억누르고 이제는 자신도 사랑 문제가 아닌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이혼을 하셨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음.. 아스퍼거로 20년을 넘도록 살아왔지만 정신적으로 이렇게 힘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에게 아스퍼거, 어머니에게 경계성 성격장애가 심하게 의심되고, 어머니가 특히 지금 정신적으로 힘드십니다..


* * *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아스퍼거’가 뭔지를 몰라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검색창에서 ‘아스퍼거’를 쳤을 때 올라온 긴 글을 읽으면서 제 가슴이 참 많이도 아팠습니다. 아, 인생이란 뭔가....산다는 건 뭔가....끝없는 상처의 대물림....눈 하나가 자기 자신을 향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이 치러야 하는 이 겹겹의 고통....모든 것을 바깥으로만 투사하기에 끊어질 줄 모르고 끝없이 되풀이되기만 하는 가슴 아픈 상처의 대물림....


그래도 제가 보기에 님은 님의 고통이 참 많이도 님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님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누나의 상처와 고통까지도 많이 이해하게 되신 것 같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부모님을 놓으십시오.

님은 “부모님의 지난 10년간의 싸움을 참지 못해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더 이상 그저 문제가 잘 해결되겠지란 안일한 생각을 하면 안되겠어서 올립니다.”라고 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부모님을 님의 마음으로부터 놓으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받지 못한 자식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또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님은 너무 오랫동안 부모님을 붙들고 있고 또 부모님에게 매여 있습니다. 이제 그것을 놓으십시오.


님은 “어머니가 특히 지금 정신적으로 힘드십니다..”라고 하셨지만, 아뇨, 그 전에 먼저 님의 마음에서 부모님과의 분리가 와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님의 마음에서 완전히 떨어져나가 전혀 상관없는 존재가 되었을 때, 그때 비로소 님은 부모님에게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님은 “제가 쓰는 글의 요점은 부모님의 솔직하지 못함과 핑계, 소통문제 입니다.”라고 하셨지만, 아뇨, 그것은 (아버지의 탐닉까지를 포함하여) 님.이.어.떻.게.할.수.있.는.영.역.이.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님은 결코 두 분에게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부모님을 놓으십시오.

그리곤 오직 님 자신만을 사십시오.

오직 그때에만 비로소 님은 부모님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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