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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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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피 댓글 0건 조회 6,640회 작성일 11-02-0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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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지난번에 1220번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선생님께서 '점 하나 찍기' 라는 답글을 남겨 주셨었지요..
고민끝에 다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선생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긴 조언이 아무런 희망도 없던 저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설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일주일간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잠도 실컷 자고 나가기 싫으면 나가지도 않고 책도 안보고 컴퓨터도 안하고
그렇게 지내 보았습니다.. 아르바이트도 미루고요..
근데 그 우울감이라는게 집에만 있으면 그냥 괜찮거든요..
그냥 무기력한 채로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그런 느낌? 현실을 도피하는듯한..
그래서 일주일간 잘 자고 잘 먹고..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자니 답답할땐 제 생각들을 글로도 써보고..
그렇게 일주일을 지냈는데 제가 '점 하나 찍기'를 실패한것 같습니다 ㅠㅠ
음.. 변한게 없다구 해야 할지..
집에만 있으면 괜찮은데 밖에 나갈일이 있다거나
시험공부를 하던 학교를 다니건 공부를 하던 먹고살려면 이렇게 집에만 있어서 편할순없는데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현실을 생각하면 여전히 도피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구 일주일간 컴퓨터 안한다고 참았던
드라마 보기 영화 보기 이런거 하면서 놀다가.. 일주일이 부족했던것 아닌가 계속 집에 있어보자 하며 계속 '점 하나 찍기'를 시도하다 보니 근 한달간 공부 안하고(공부 열심히 해야지 뭔가 열심히 해야지 이런 마음이나 조급함이 들지는 않습니다)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네요..
제가 뭔가 잘못한 걸까요? ㅠ 다시 일주일간 아무것도 안하고 점 하나 찍기를 해야 할까요..
2.
한편.. 그렇게 지내면서 제 문제 속으로 깊이 들어가보려고 했어요..
그렇게 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것은 원래의 제 모습과 내가 생각하는(혹은 바라는) 내 모습이 너무나 괴리가 크다는 거에요..
나는 공부도 잘하고 뭐든지 다 잘하고 남에게 폐끼치지 않고 맘만 먹으면 뭐든 할수 있는 사람인데.. 단지 하지 않을 뿐이고.. 그래서 그 '하는'걸.. 노력이란걸 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되서 그러다 지쳐서 이렇게 무기력과 우울에 빠져있고.. 이렇게 생각해 왔거든요
근데 그게 아닐 수 있다는게 조금 느껴져요 나는 원래 공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못되기도 하고 소심하고 이기적인데.. 그게너무 끔찍하구 수치스러워서 포장하고 있는다는 느낌..
근데 머리로는 이것이 그럴수도 있겠구나 분석은 되는데
진심으로 깊게 납득이 안되는 상태.. 라고 할수 있겠구요..
그리고 나를 무기력하고 답답하게 하는 감정중에 하나는
뭔가 '해야'하는 것.. 노력이든.. 때로는 약속시간에 맞춰 나가는 것이든, 전화를 한통 하는 것이든. 길게는 수년간의 수험생활을 버텨내는것, 더 길게는 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하고싶은 마음도 없고, (하기 싫은 감정보다는.. 무기력해서 힘이 빠져있는 상태)
뭔가 해야하는 일이 닥치면 그게 너무 짜증이나고 피하고싶고
특히 공부와 관련해서 노력을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부하는것이 두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삶을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사람들을 만나고 먹고살기위해 뭔가를 하고, 먹고, 그리고 온갖 내가 싫어하는 일들과 감정들을 맞닥뜨리며 힘들게 삶을 헤쳐나가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허무감이 듭니다..
뭔가 해야하는 일이 닥치면 짜증나고 피하고 싶다는건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그냥 그날 예정된 일이 없으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10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씻고 뭐 해서 12시쯤 사람꼴을 갖추고 유사시 나갈수 있는 상태라면.
예정된 일이 있을 시, 예를 들어 13시에 누구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약속을 정할땐 아무렇지 않았다가 그일이 닥치면 그것이 너무 피하고싶습니다.
그래서 막 뒹굴거려서 약속에 너무 나가기 싫고 짜증나고 일어날수 있을시간에 못일어나고..
이런 일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네요.. 사람과의 약속이던 수업이던 심지어 시험날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부를 위해 노력하고 뭔가 열심히 하는게 두렵다는건
내가 만약 뭔가 열심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잖습니까?
예전에 학교다닐때 막 입시때문에 경쟁하고.. 그런 것도그렇고
내가 뭔가 '하게'되면 나를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고 질책하고 반성하고 점검하게 되는...
그런게 너무 끔찍하고 싫습니다.. 그래서 계속 현실도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점 하나 찍기' 글에서 제가 점만 잘 찍으면
우울감과 무기력이 사라질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근데 제 상태가 이렇다보니 ㅠ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일일이 길게 달아주시는 답변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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