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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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음치유 댓글 1건 조회 6,326회 작성일 07-12-03 15:1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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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님의 댓글
김윤 작성일
마음치유님, 반갑습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 저는 잘 모르지만, 그래도 문득 뭔가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저도 그렇고.. 또 다른 사람들도 알고 보면 님과 같은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제 딸아이의 친구가 있는데.. 좀 독특한 아이 같았습니다.
다른 애들에 비해서는 엉뚱하기도 하고.. 사내아이처럼 활달하고..
독창적이고.. 저보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씩씩하게 골목대장 노릇도 하고..
관찰력도 예리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고..
그런데, 그 아이의 엄마는 그 애를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고,
아이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은 그 아이를 사랑한다고,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또 자신은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 밑바닥에서는 그렇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이는 그걸 알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눈길, 몸짓 하나도 놓치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왜 그러냐고 항변도 하는 것 같지만,
엄마는 이해할 수 없었지요. 사랑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 하고요.
제가 보기에는 엄마 자신이 상처가 아주 많은 분 같았습니다.
그분 역시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고,
늘 그 상처를 회피해 온 것 같았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상처의 대물림...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요.
저도 그랬고, 그 아이도 그랬고..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자책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다...
내가 바람직한 아이가 아닌 것 같다...
나는 뭔가 모자란 아이다...
부모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아이다...
그런 식으로요.
나이를 먹고, 아이를 키우고, 다른 아이들을 보면서...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습니다.
우리는 원래 아주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우리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걸...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걸...
그냥 어찌어찌하다가 부모들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아기들에게 상처들이 생겼고,
그 아기들이 상처를 입은 채 자라서 부모가 되어 다시 아기들에게 상처를 입혔고,
다시 그 아기들이 자라서... 되풀이되고 또다시 되풀이되고...
상처입은 부모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잊어버렸고,
그래서 한없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어린 영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잃어버렸고,
늘 자신에게 불만족하는 눈으로만 아기들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렇게 실은 아기가 아니라, 늘 부족해 보이는 자신만을 보게 되었고...
쓰다 보니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그만 늘어놓을게요.
한번 생긴 상처를 다시 만나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김기태님의 도움을 받으며 따라하다 보면..
어느 새 님도 김기태님처럼 그 상처들이 아물고 자유로워지게 되겠지요.
그때가 되면... 그 상처들에게 많이 감사하게 될 테고요.
님에게도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