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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 하지 않으려고 용기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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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경숙 댓글 1건 조회 6,589회 작성일 09-04-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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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정말 오랜만에 들려봅니다.
그날 댓글을 보고는 쏟아 오르는 눈물을 참더니..
오늘 흘리러 왔어요.
이렇게 맘 놓고 울 수 있는 것도 시간이 많이 흘러야 받아 들이는 저랍니다.
무서워요..느끼는 것이.........울고 싶은 것도.. 눈물 흘려도 되나?
언제부터인가
나는 자꾸 웃었습니다.
웃어야 나를 좋아하는거 같아서요
연예인들의 사진을 가져다가 놓고
피나는 노력을 해서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여자가 되었어요.
아무도 몰라요. 내가 웃고 있으면...
나는 왕비같이 우아하게 살아온거 같다고 하네요..ㅎㅎㅎ
나는 나의 비참하고 괴롭고 죽고 싶은 슬픈 마음을 속이고
자꾸 웃어야 만이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아니 내 남편이 좋아한다고..
난 웃지 않는 세상에서 견디기가 무서웠답니다.
웃지 않으면 나를 꾸짖기라도 하는 공간같아서요.
가시방석이 이렇게 아플까요?
뜨거운 용광로 속이 이렇게 뜨거울까요?
어떤 것이 이렇게 아픈것인지요?
나는 아주 못 견뎌서 팔딱팔딱 거립니다.
조용하고 침묵하고 웃지 않는 곳에서는
지옥이 이렇게 괴로울까요???
그래서 자꾸 주변을 웃기려고 애를 쓰고요.
그렇게 해서 웃겨 놓으면 잠시 나마 안심하고요.
여지껏 반복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과 만남이 너무 피곤하고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족들을 미워하는 이유는
반복적으로 만나야 함이 괴로운것이지요
다른 사람들은 피할 수가 있는데
이 가족만큼은 언제나 같이 지내야 함이
너무나 괴롭습니다.
얼른 내 눈에서 사라져야
내가 휴식을 취하는 날이지요.
토요일 일요일 함께 있으면
저는 초죽음이 되어 파김치가 되어버립니다.
왜 그런지 이제야 알겠네요...
너무 잘하려고
욕먹지 않으려고
인정 받으려고
엄마로써
아내로써
배운대로 하지 않으면
나는 우리 가족들에게도
욕을 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동안 가족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선 못할 것이 없었어요.
기적이 왜 없어요.
내가 기적인데
하늘에 별도 따오는 여자인데요?
사랑을 받기 위해선
요술도 부리더라고요
ㅎㅎㅎ
진짜 요술이랍니다...
내 안에 그토록 사랑받기를 열망하는 아이가 있는데
나 아닌 남들에게만 받아야 하는 지 알고선
온갖 에너지를 쏟아 붓고
죽을 힘도 없을 정도로 지쳐 가는 나를...
그래도 사랑을 줄거같은 사람에겐 헤헤헤 웃고선
또 죽을 힘을 다해서 기분을 맞춰주고선
지쳐서 또 죽어가는.....그것이 내 버릇 된 습관입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는
누군가가 아이를 훔쳐갈까봐서
훔쳐가서 실컷 괴롭히다가 아주 끔직하고 고통스럽게 죽여버릴거 같아서
낮에도 커튼을 치고선 집밖에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답니다.
나는 아이를 누가 훔쳐가도
지켜줄 힘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늘 지친 나는 잠속으로 빠져들고
눈뜨면 누군가가 아이를 훔쳐갈거만 걱정으로 날을 새지요.
그리고서 지치면 또 깊은 잠에 빠지고
어둑어둑 해져서 남편이 돌아 와야만 안심을 하고 밥을 먹고
시장을 보러 동반하고..
아이가 아빠랑만 있으면 나는 또 잠에 빠져듭니다.
그러나 그가 일 나가면 난 하루종일 또 끌어안고 잠을 자죠
난 내 아이를 지키기가 내 집에서 조차 무척 힘들었어요.
그 것 또한 나를 지키기 버거웠던
어린시절의 기억때문인가봅니다.
나를 버겁게 하는 내 딸..
그 모습속에 내 어린 아이.........
너무나 귀찮아서 힘들어 죽겠었어요.
막 두둘겨 팼어요. 아이를 때리고 나면
내가 아팠어요...내가 아파서 또 쓰러져 잠이 들고...
나 스스로도 밥 한술을 떠먹지 못하는데
어떻게 아이를 위해서 밥을 준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전날 남편이 사다 준 과자와 과일과...아이스크림으로
대신 배를 채우고...아이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엄마가 잠을 자니깐 깨우지 않고 기어다니면서
과자 부스러기로 배를 채우고 빈젖을 빨면서
연명을 했어요...
그럴수록 나는 나를 더 미워하고
그 투사를 남편과 자식에게 하고
미친듯이 말을 쏘아대구
왜 나에게 나타나서는
내가 이렇게 살게 하는지
내가 이렇게 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도망칠 수도 없고...
너희들은 왜 나에게 이런 짐을 주는가? 하고
늘 남편하고 싸웠어요.
아이가 없었다면 저는 벌써 어디론가 숨어버렸을지도 몰라요.
그 생활들이 고통 스러웠어요.
내가 아내로써 엄마로써
아무것도 못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나는 어려서 부터
일을 할때면 나를 시키기 위한 칭찬들
착하고 밥도,빨래도,청소도 잘하고
말을 잘 듣고 잘 참으면
천사같다는 칭찬들을 들었기에
그 소리를 듣기 위해서
힘들어도 내 손엔 늘 걸레가 들려있었죠
테레비 볼때도 밥먹을때도
걸레가 내 옆에 있었어요.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했어요
나도 힘들어하는거..
나도 자고 싶다는 거...
나도 엉망으로 살고 싶다는 것..
내가 남들에게 보여 주기 싫어 하는 추하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을
남편이나 자식에겐 여과없이 보여 줘야 함이
지독하게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창피하고
죄책감이 들고 .......
지옥에서 사는 거 같이 괴롭고 견디기 힘들었죠.
하다하다 힘들면
힘들어서 도망을 치곤했는데
여기선 도망을 칠 수가 없었어요.
도망을 치려고 맘을 수십번 먹었지만
도망을 치고 나서 내가 어떻게 될지 보였어요.
술에 빠지거나..더 어둠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상상이...
그래서 지금까지 견디어 냈죠
ㅎㅎ
남편을 배우자로 선택했을때
죽으려고 자살을 시도 했을 때였는데
나는.....
"나보다 더 착한 사람이 이세상에 있다니..."
잠기던 두눈이 다시 똑바로 떠지는 느낌...이랄까?
동공이 열린 느낌이랄까?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나보다 더 바보같고 맹꽁이 같고 병신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다니??"
저 사람을 위해서 살아야겠다. 저 사람은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라면서 죽어가던 내 몸을
벌떡 일어 세웠죠...ㅎㅎㅎ
그런데...
내가 제일 그를 힘들게 하는거 같아요.
사는내내 평생 미안합니다...*^^*
ㅎㅎ
나는 내가 배가 고픈지?
어디가 아픈지?
어느때 웃어야 하는지?
웃어도 되는지?
지금 말 해도 되는지?
말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잘 몰라서..(나의 아이들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남편이 웃으면 웃고
남편이 울면 울고
남편이 화내면 무서워하고
남편이 먹으면 먹고
남편이 안 먹으면 안먹고
남편이 나가면 나가고
남편이 들어 오면 들어 오고
남편이 보는것만 보고
안보는 것은 안보고...
ㅎㅎㅎㅎ
써놓고 나니 너무 웃겨요..ㅎㅎㅎ
웃다고 또 눈물이 납니다.
아..내가 다 기억을 하고 있다니
내가 미쳤나보다 했던 그 행동들을
이렇게 들여다 보니...
객관적인 눈이 되고
이해가 되고
가슴이 매우 아픕니다.
이렇게 아프니까
또 이렇게 올려 놓고
어디선가 마구 헤메다가
다시 찾아 오겠죠...
정말 무서워요..
내가 글을 써놓고
반응을 읽기도 무서워요..
사랑의 느낌도 무서워요.
이 사랑을 받아도 될까?
아직도 나는 나의 느낌을 의심합니다.
아무것도 의심없이 받아 들이지 못해요.
사랑의 느낌까지도...
속는거 아닐까?
내가 착각을 했구나 하고 깨달았을때 겪는
그 느낌의 아픔을 너무 두려워하는 내 모습......
괜찮아..
속이면 어떻고
속으면 어때?
내가 있는데...
내가 항상 네 곁에 있는데...
내가 항상 네 곁에서 같이 있어줄건데...
육체가 육신을 떠나 멀리 여행을 갈때도
내가 꼬옥 같이 있어줄건데...
아직도 내 사랑이 믿겨지지 않고
나를 믿어도 될까? 싶고
정말 나를 지켜 줄까? 싶고...
정말 나를 안버릴까 싶고...
아직도 나는 나의 인정이나 관심을 무시한다.
남들이 던져주는 먹다 남은 부스러기는 황송하게 받아 들이면서도
나는 나를 무시한다. 나의 사랑을 무시하고 있다.
그것이 아주 가슴이 아프다..
나는 나의 훌륭하고 멋지고 아름답고
하혜와 같은 이쁜 마음을 알고 있다.
나는 나를 너무 믿지 못하고
의심하고 무시하고 괴롭히고
혼내는 나를 알고 있다.
둘이 화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지만
나는 이젠 나에게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을 더 슬퍼한다.
나는 나를 너무너무너무 끔찍하게 좋아한다.
그러나 나를 아직도 너무너무너무 미워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너무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나는 행복하다...
이 둘을 보고 만나고 느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아주아주 정직하고 충성스런
고지식한 융통성 없는
서로 으르릉 거리고 있는
고양이와 개가 내 안에 있다니...ㅎㅎㅎ
너희들은 왜? 뭐하려고 그렇게 싸우냐???
선생님....ㅎㅎㅎ
오늘도 자유롭게 넋두리 올리고 갑니다.
괜찮죠??? 이 말을 듣고 싶어요.
"괜찮아" 라는 말...
늘..
건강하세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그럼요!
괜찮아요.
아주아주 많이많이 괜찮아요.
마음껏
더 자주
편안히 오셔서
하시고 싶은 말씀 다~ 하세요.
님의 글을 읽으며
나도 울고
우리 모두도 함께 울고 또 웃는답니다.

"나는 내가 배가 고픈지?
어디가 아픈지?
어느때 웃어야 하는지?
웃어도 되는지?
지금 말 해도 되는지?
말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잘 몰라서...."

저도 꼭 그랬답니다.
정화여고 교사로 있을 때 아이들이 인사를 하면
이렇게 인사를 받는 것이 맞는지
저렇게 인사를 받는 것이 맞는지....
한 시간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 내가 제대로 말을 했는지 말았는지....
4월1일 만우절 때 아이들의 장난으로 교실문을 들어서는 순간 밀가루를 뒤집어썼는데
안경에 묻은 밀가루를 이렇게 닦는 것이 맞는지, 저렇게 닦는 것이 맞는지....
아, 매순간의 지옥 같은 고통을 저는 너무나 잘 안답니다....

경숙님.
괜찮아요.
더 마음껏....
더 편안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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