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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지금'을 떠나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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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556회 작성일 09-06-2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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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의 가르침이 너무 어렵습니다.

솔잎 09-06-20 16:36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삶을 묻고 자유를 답하다"를 필요한 부분을 그때그때 읽으면서 마음속의 뭔가를 가라앉히면서 살다가 얼마 전부터 병원을 다니면서 도나 종교에 관련된 것에 심취하는 게 저의 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한 동안 책을 안 읽은 한 청년입니다. 원래 유학을 다니다가 필치 못한 사정으로 인해 지금 한국에 돌아와 수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가르침이 너무 어렵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이 자유를 향한 길인 것은 알겠으며, 책에 적어 놓으신 것들도 그때그때는 이해를 하겠습니다만, 마음속의 뭔가를 가라앉히는 효과 외엔 효과가 없는 거 같으며, 또 선생님이 진정으로 가르쳐 주시려 하는 것은 "그때그때 가라앉히는 게 방법이 아니며, 있는 그대로를 안아주는 것이다."라는 가르침과 더 가까운 것임은 알겠습니다. 그리하여 책을 안 읽은 후론 오히려 조금 더 나아진 면을 보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리고 책의 가르침들이 그대로 행하기엔 저에겐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생님, 궁금한 것이 또한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는 정말 무엇입니까?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오욕칠정과 들끓는 번뇌'라고 적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완전으로 향하는 이 갈망이야 말로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적어 놓으셨습니다. 최소한 내면의 일이란 말이죠. 전 내면이 안정되면 외면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럼 이 갈망을 멈추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도 갈망의 한 종류가 아닌가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책을 읽으면 한편으론 두렵습니다. 참 좋은 책인데, 이 책이야 말로 나의 爲가 아닐까? 무위가 아니지 않을까? 이 두려움도 누려야 하나요? 어떻게요? 너무 어렵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도와주십시오.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갈망을 하지 말아야 하나요? 내면의 자유는 어떻게 누리며, 오욕칠정과 번뇌가 들끓으면 어떻게 그것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나요? 매 순간 있는 그대로란 말은 정말 무슨 뜻인가요?

또한 선생님. 무언가를 깨달은 거 같은데 자꾸만 뭘 할려는 마음이 듭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글은 제가 선생님의 성경 다시 읽기 구절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 적었던 글이나 아직 깨달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턴 지운 글입니다. 선생님이 바쁘신 건 알지만 조그만 시간을 내어서라도 잠시만 봐주신다면 전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선생님의 '성경 다시 읽기'에서 '네 원수를 사랑하라' 섹션을 읽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게 얼마나 큰 깨달음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가 사랑하는 성경을 다시 새로운 눈으로 읽고, 성경에서의 하느님과 예수와 바리사이와 세리들과 모든 등장인물들이 곧 저의 마음의 일부분을, 곧 내면의 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늘나라는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더군요. 제가 곧 성경에서의 예수요 하느님인 걸 깨달았습니다. 포도원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소작농의 비유, 다 내면의 마음 상태를 말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선생님. 저의 깨달음이 어떠한지요? 선생님.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이 깨달음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선생님. 전 욕심이 적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성경을 선생님께서 주신 새로운 눈으로 읽어나가면서 새로운 힘과 원동력을 찾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정말로 목이 마른 사람은 물을 찾게 되며,

정말로 목이 마른 사람은 그래서 결국 목을 축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 물은 ‘지금’을 떠나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에 모든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갈망을 멈추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도 갈망의 한 종류가 아닐까?”

“지금 이것이 위(爲)일까, 무위(無爲)일까?”

“갈망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묻지 말고,

다만 ‘지금’에 머무르십시오.

님이 정말로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갈망하거든

내.면.의.평.화.와.자.유.가.없.는.지.금.에 머무르십시오.


‘지금’이란,

그리고 님이 궁금해 하시는 ‘매 순간 있는 그대로’란

지극히 단순하게도, 님 안에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올라오는 감정, 느낌 등을 가리킵니다. 그것은

수시로 때때로 님 안에서 올라와 님을 힘들게 하는

불안이요, 두려움이며, 안절부절 못함이요,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요, 긴장함이며, 쩔쩔매는 것이요, 자존감 제로의 공황상태요, 초라함이며, 죄책감이요, 우쭐거림이며, 무기력이요, 강박이며, 고통이요, 괴로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님을 진실로 자유케 할 ‘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목마르다’ 하면서도

정작 우리를 목축이게 할 이런 것들을 더없이 빨리 떠나버리지요.

아닙니다, 님이여.

‘지금’을 떠나서는 우리를 자유케 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님이 성경을 사랑하신다니, 성경 속의 한 말씀을 인용해 보지요.

예레미야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지 못할 터진 웅덩이니라.”(예레미야 2:13)


이때 ‘생명의 근원되는 나’란 곧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님이여.

매 순간의 ‘지금’에 머무르십시오.

초라하고 볼품없으며 왜곡되고 뒤틀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십시오.

그것이 괴롭고 고통스럽거든

그 고통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냥 아파할 뿐, 그것으로부터 달아나지 마십시오.

그냥 거기에 있으십시오.

“내가 풀무불의 담금질을 견디고 난 후에는 정금 같이 나오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님은 마침내 ‘지금’ 속에서 영원한 생명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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