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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머무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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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유 댓글 1건 조회 5,553회 작성일 09-07-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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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질의응답방에 실린 선생님의 답변중에 있는 그대로 머무르기에 대한 상반된 답변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있는 그대로에 머무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답변이었고,
다른 하나는 있는 그대로에 머무르려는 노력도 버리라는 답변이었습니다.
먼저 있는 그대로에 머무르라는 답변은 이렇습니다.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것'에 멈추고[止] 머무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토록 '수행'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완전'과 '깨달음'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것 속에 이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지[止]의 노력'조차 님께서 '수행'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신다면, 그것을 '수행'이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있는 그대로에 머무르려는 노력도 버리라는 답변들은 이렇습니다.
"있는 그대로에 머물기를 면면히 이어서 하면 그것이 저절로 위빠사나 내지 자각과 같은 형태가 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에 머물기`라는 의도를 가지면 안 되겠다는 아리송한 통찰이 들곤 합니다."
라는 질문에 대해
예, ‘있는 그대로에 머물기’라는 의도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에 대한 믿음을 빼버리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는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실 혹은 존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답변을 하시거나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깨어있고 알아차리는 것’이라는 상(相)을 비롯하여‘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이러한 것’이라는 상(相)을 가지면 안 됩니다.
라고 하시거나
깨달음은 어떤 방법을 통하여 '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단순히 매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을 이름하여 '깨달음'이라고 하는 바, 그렇다면 그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하여 어떤 방법을 동원한다면, 그 '방법'이 오히려 깨달음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방법'을 걷어치워버릴 때 그때 우리에게는 진정한 깨달음에 이를 가능성 또한 함께 열리는 것입니다.
라고 하신 답변 등이 있습니다.
이런 식의 상반되게 보이는 답변들을 보니 혼란스러워집니다.
있는 그대로에 머무르려면 필연적으로 생각,감정,외부의 사물에 집중을 하거나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멈추려고 노력을 해야합니다.
그런 집중이나 노력이 없으면 있는 그대로 머무르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집니다.
실천이 없으면 선생님의 가르침을 만나기 전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의 상반된 답변들을 나름대로 정리해보았는데,
있는 그대로에 머무는 노력은 필요하되, 그 노력을 통해 어딘가 도달하려 하지 말며 자기가 있는 그대로 머물려고 노력하지 말고 수동적인 입장이 되라는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이해해나가면 될련지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섬세하게 질문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경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나옵니다.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누가복음 17:21)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호세아 10:12)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린도후서 6:2)

  그렇듯 진정한 은혜와 구원은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있건만
  사람들은 언제나 지금이 아닌 미래에, '있는 그대로의 나'가 아닌 보다 가득차고 충만한 '내가 바라는 나' 속에서 구원과 자유를 얻으려 하지요. 그리고 그것을 철석같이 진실이라 믿고 있구요.
  사실 이것은 우리의 사고(思考) 자체의 속성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이러한 이원성(二元性)의 바탕 위에서 온갖 있지도 않은 그림들을 그려내지요.

  아뇨, 오직 ‘지금’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있는 그대로에 머무름’을 통하여 어딘가에 도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선은 이러한 사실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습관적으로 ‘지금’을 떠나 어딘가로 가려는 몸짓들을 조금씩 멈추려고 '노력'하게 될 터이고, 그런 과정 속에서 이해는 다시 믿음이 되어, 이윽고 '노력'하지 않고서도 매 순간 현존(現存)게 됨으로써, '지금'의 힘과 진실을 스스로 발견하여 누리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있는 그대로의 것에 머묾이 엄청난 고통과 힘겨움을 동반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과 힘겨움 또한 '지금'이니, 그것을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때 조금씩 근본으로부터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흥미롭게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책 속에서 에크하르트 톨레도 "업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것이 가져다 주는 고통 속에 현존함으로써 고통을 변화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p.218)

  실제로 변화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내 마음 안에서 이원성이 사라지면서 모든 진실을 깨닫게 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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