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 답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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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매미 댓글 1건 조회 9,622회 작성일 16-08-16 14:32본문
선생님 한달간 실험을 시도하려했는데 10일정도 하고 도망쳐버렸습니다. 부끄러워요. 제가 경비원처럼 새벽에 순찰하는 보직이라 그 외 시간은 저 혼자있을 수 있어서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핑계로 들리겠지만 아무랑도 연락을 안 하면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때문에 페이스북으로 메신저를 수시로 확인하다가 인터넷에 들어가고 이러면 안돼하고 다시 아무것도 안하다가 다시 또 무서워서 인터넷 키고 사람 만나고.. 도저히 못하겠다 싶어서 선생님 강의는 하루에 한 두개씩 보면서 아무것도안하는 실험은 하루에 한 시간정도만 하자 이렇게 타협했는데 그 마저도 올림픽보기랑 게임하느라 요새는 안하고 있네요. 진짜 좌절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는게 이렇게 힘든거라니..
그래도 10일간의 실험과 선생님 강의를 한 10강 정도 보고 나서 달라진거를 느낀게 있었어요. 일단 실험하기 전보다 저를 훨씬더 사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떠오르는대로 놔둬라 해서 저 스스로 헐뜯고 싶고 미워하게 되는 순간들마다 놔 뒀는데 생각해보니까 너무 제가 불쌍하더라구요. 왜 나만 항상 잘못을 빌어야하나 그렇게 큰 잘못도 아닌데 그리고 사회와 부모님에게서 받은 상천데 내가 나쁜놈은 아니지 않나 등등. 그래서 저를 헐뜯고 욕하는 마음이 올라오면 아 나는 헐뜯지 말자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상기증을 엄청 심하게느꼈는데 실험내내 심장이 심하게 아려와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9일차에는 얹아있거나 서있기가 힘들 정도로.. 이게 뭘까 가슴에 한이 맺혔나 화병인가.. 여튼 새로운 고통이자 경험이였습니다.
잡생각도 엄청많이하는 인간이구나도 느꼈는데 잡생각의 내용의 대부분이 미래에 이상형의 아내와 결혼하고 인간관계가 좋고 훤칠하고 멋있고 자신감넘치는 제 모습이였는데 이건 선생님이 말하는 지금 이대로에 살자에 위배돼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실험 내내 제가 느낀건 지금 이대로사는거에 도달하기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않는 노력을 기울인다는거였습니다.지금 이대로 살면 자신감도 생기고 평화도 오니까 한달만 고생하자 이런 마인드.. 참 교활하다싶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멋있는 모습이 좋은가 싶고. 또 내가 절박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나는 평생 이렇게 목마르면서 살 팔자인가 싶고. 뭔가 더 혼란스럽고 길을 잃은 거같고 평생이렇게 어둡게 살거같아서 불안합니다. 참 이상합니다. 단순한거같은데 너무 복잡합니다. 고통은 자꾸 피하고 싶고 직면하기 싫고 제가 처한 현실도 자꾸 도피하려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달 실험하다가 또 때려치울까바 못하겠고 불안합니다.
<답글>
선생님의 정성이 담긴 답변에 정말 감사해서 답장하고 싶은데 추가 댓글할수가 없게 돼있네요.. (이 글 보실지 모르겠지만)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도 계속 강의를 듣고 있고 계속 혼돈에 빠져있고 이런 저런 체험을 하고 있네요. 어쩌면 이전보다 더 지옥밭에서 뒹구는 괴로움으로 살아가는듯 해도 뭔가 모를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선생님 직접 뵙고 정말 오만얘기 다 풀어버리고 싶은데 새로운 사람 만나는게 무섭고 뭔가 아직 부담스러워서 시간이 좀 걸릴거같습니다. 때가되면 한번 찾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비록 님의 '실험'은 10일간으로 그쳤지만, 그래도 스스로 '실험'해 보려는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달 실험'의 포인트는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얼마나 자.기.자.신.을.향.해. 눈길을 돌이키고 또 자.기.자.신.에.대.해. 깨어 있느냐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님은 그 10일 동안에도 님 자신에 대해 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군요.
님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고,
님 자신이 참 불쌍하게도 여겨져 이전보다 더 따뜻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으며,
'더 이상 나를 헐뜯지 말자'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상기증을 심하게 느끼면서도 그것이 님에게는 '새로운 고통이자 경험'이었고,
잡생각도 참 많았는데, 그것이 대부분 미래의 보다 완전한 자신의 모습에 대한 상상이었으며,
자신 안의 교활함도 많이 보았고,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자꾸 도피하려는 마음도 보았습니다.
그렇듯 '실험'은 님에게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조금 새로운 시각으로 님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지요.
영혼의 자유란
자신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있다 하고 없는 것은 없다 하는 정직함으로 자신을 만나는 데에서부터 비롯된답니다.
애愛써준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회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유투브에 올려진 저의 강의를 좀 더 자주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