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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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을 댓글 1건 조회 6,469회 작성일 09-09-03 19:0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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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참 힘드시겠습니다.
님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됩니다.
그와 잠시라도 함께 있기 싫은 것도, 그의 분노에 찬 여러 말들에 휩쓸리기 싫은 것도, 짜증이 나는 것도, 대꾸하기 싫은 것도, 솔직히 그가 꼴도 보기 싫은 것도 십분 이해가 됩니다.
그러다가도 그의 얼굴을 안 볼 땐 또 그에게 했던 행동들, 미워한 감정들, 그를 차갑게 대했던 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고 죄책감이 드는 것도,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얼굴만 보면 또 짜증과 미움이 일어나는 것도 정말이지 십분 이해가 됩니다.
다만 한 가지,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써볼까요?”라고 님은 말씀하셨지만,
아뇨, 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님 자신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한 번 써보세요.
님은 맨 마지막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방법을 알려주세요.”라고 물으셨지만, 님 스스로가 이미 좋은 방법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한번 해보세요. 다만 오빠가 아니라, 님 자신을 위하여 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것도 자신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억나는 대로 사실적으로 써본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입니다.
제 인생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도 사실은 그렇게 글을 써보면서부터입니다.
님의 상처와 아픔과 눈물과 깊은 서러움에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드리며,
오늘부터라도 대학노트를 한 권 준비하셔서 시간 나는 대로 (아니, 시간을 내어서라도) 한 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