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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t it be 댓글 3건 조회 6,348회 작성일 06-12-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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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1달간 아무 것도 안하기로 선생님과 약속을 했던 사람입니다.
약속까지 하였으니 처음 며칠 간은 정말로 아무 것도 안하고 삭막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이 얼마나 길고 따분하게 느껴지던지요..
그리고 어떤 번뇌 중 하나는, 누워만 있다가 머리가 아파서 앉아 있는데 기왕 앉아있으려면 구부정하게 앉는거 보다 가부좌 자세로 앉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 눈 뜨고 있으면 생각이 많아지니 눈감고 있는게 낫지 않겠는가 ? 하는데 그럼 그건 수행이 아닌가 ? 하는 등의 별여별 잡념이 다 떠올랐었습니다.
며칠 하다보니 답답한걸 견디지 못하고 바깥 출입도 하고 컴퓨터도 하고 했습니다.
그러나 되도록이면 아무 것도 안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약속까지 하였으니까 최대한 지켜보려고 했죠..
또 있는 그대로 있기를 하면서 무언가 내면의 평화를 발견해 보기도 했으니까요.
내면의 이런 저런 마음에 대해 저항을 일체 그쳤을 때 오는 깊은 평온함이랄까요.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 of wisdom, let it be. (내가 근심의 시기에 처해 있을 때 어머니께서 다가와 지혜로운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냥 그대로 두라.)" 라는 가사가 떠오르더군요.
그러나 있는 그대로 두기로 얻는 평온함에는 한계가 있고 굳이 바깥 출입을 금하고 일체 아무것도 안하는 억압 속에서 괴로워 할 필요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두기로 물론 평온함을 찾을 수 있지만 마음의 겉부분에 머물고 있는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있어 보았자 존재의 근원에 도달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평온함에 한계가 있고 궁극적으로 석가모니 부처와도 같은 경지인 색즉시공 공즉시색 생사일여 육신통에는 이르지 못함을 느끼고 다시 자각수련에 들어가려 합니다.
모쪼록 저에게 약속까지 해주셨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한 허접한 모습을 보여서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댓글목록

선장님의 댓글

선장 작성일

서둘러 결말을 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Let it be가 아니라 사실은 Let it Being 아닐까요?

^^

Let it be님의 댓글

Let it be 작성일

감사합니다.

오늘 하나 느낀 것이 있는데 그 동안 모든 게 다 완전하다고 여기면서도 삶을 살기 위한 조건 아닌 조건이라는 명목으로 채식이나 식이요법 봉사활동 성실함 등등을 추구해오면서 마음은 늘 空에 머무르려고 하고 외부적으로는 열심히 사는 두가지를 만족시키는 삶을 살아보려고 했는데 이런 삶에 답답함을 느끼고 외부적인 삶에서도 모든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막 사는 것이 좋다고 느꼈습니다. 나름대로 자각수행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막 산다고 해도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는 행동은 나올 수 없다고 느꼈고요. 그게 아니라도 막 살았을 때 진정으로 트러블이 풀려나갈 거 같았습니다. 어떤 가치관을 목표로 삼아 이런 저런 틀을 가지고 스스로 절제해가면서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훌륭한 분들도 많지만 그분들이 진정으로 행복했을지, 그리고 그런 가치관들로 인해 생겨난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은 없을지를 고려해보니 그렇겠더군요.

백수 인생폐인의 궁색한변명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선악과와 분별심이 만든 울타리에 더 이상 타협하기 싫었습니다.

파아도님의 댓글

파아도 작성일

좋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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