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함께 나누고 싶네요(진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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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나가다 댓글 1건 조회 6,753회 작성일 09-12-17 10:45본문
제 막힌 가슴과 머리는 언제야 뚫릴 수 있을까요..?
전 언제쯤이야 초라한 모습에서 벗어날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은 저렇게 환하게 시원하게 잘 웃어대는데...
왜 난 저렇게 웃지 못할까..왜 허탈하고...속빈 웃음밖에 지을 수가 없을까..
난 왜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할까..
왜 난 반응이 무덤덤하고 없을까...하고
자책하고 저자신이 너무 미워졌어요..
한순간의 자유도 없고..사람들의 시선이 무섭기만 하고
숨조차 제대로 쉴수가 없더라고요...
제 존재가 느껴지질 않아요.........남들 시선만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제가 있을 뿐이에요...................
언제까지 이런 무의식에 갇혀 있어야 할까요?
오늘 어떤 오빠가 저한테 정곡을 찌르는 말을 했는데....
가슴이 얼마나 먹먹해 지던지....
그냥...콱 막힌 가슴과 머리를 벗어나서
제 감정을...진실된 감정을 한번이라도..
느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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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이 말들은 늘 제가 저자신한테 했던 말들입니다.
님보다 훨씬 나이를 더 많이 먹은 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님처럼 늘 이런 생각들을 했었고 ...
늘 언제쯤이면 나는 남들처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될까..
초라한 나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남들처럼 잘 웃고
어딜가든 인정받고 사랑받고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고..
내 감정을 당당하게 남들 앞에 어필하고 또 그것으로 말미암아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타인을 통해 느끼고 나를 통해 만끽하고..
그런 조화로운 소통 속에서 행복에 젖어 살아가는 나를 늘 꿈꾸었습니다.
기억이 나는 10대의 학창시절부터 시작해서 40이 다 되도록 그런 걸 꿈꾸고..
언젠가는..이라는 생각으로 늘 미래를 향해..지금나에게 있는 진실을 내팽개치고 남들 앞에 당당하고 멋지게 서는 날을 고대해왔지만 그런 건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껏..
오로지 있는 것은 성장이 멈추고 주눅들고 왜곡된 어린아이의 모습인 나인 그대로..
지금의 마음에 들지 않는 나가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예전 학창시절 누가 나한테 조금만 어떤 지적을 해도 정곡을 찔리고 가슴아파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말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나를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얼마나 정죄를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20년이 더 지난 지금에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내가 왜 그동안 그토록 힘들었는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것은 ..
지금 있는 내모습을 '없다'하고.. 없는 내모습을 '있다' 하는 주객이 전도된..망상 때문이라는 걸 얼마전에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김기태 선생님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거의 이 홈페이지에서 5년동안이나 선생님의 수많은 글들을 읽었음에도 어리석게도 몰랐습니다.
지금도 어쩌면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얼마나 힘든 길을 돌아돌아 왔는지 모릅니다.
그냥 지금 있는 나의 모습이 전부 다인 것을..
늘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고 밀쳐내고, 어떤 틀에 맞는 모습만을 추구해왔습니다.
되지도 않는.. 있지도 않는..이룰수도 없는 허깨비를 쫓아서..
김선생님의 수많은 말을 듣고도 나 자신에게 닿는 것이..나와 만나는 것이 늘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과 만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늘 그게 아니라고 이야기하셨는데도 말이죠..
늘 저는 김선생님이 가리키는 진리가 아니라 제 생각과 만나고 있었던 것이죠
님은 님의 존재를 아주 잘 느끼고 계십니다.
단지 모를 뿐입니다.
그게 바로 님자신이라는 사실을..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진이'님을 향한
'언니'님과 '지나가다'님의 댓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