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상에 대해 문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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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양 댓글 1건 조회 6,173회 작성일 10-02-11 14:58본문
선생님, 안녕하세요.
예전에 읽었던 라마나 마하리쉬 관련 서적의 내용이 생각나던 중 문득 궁금한 점이 생겨 여쭙습니다.
그 책의 내용 중 마하리쉬는 침묵의 성자라는 이름 그대로 침묵으로 그를 따르던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었고 사람들은 그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의 느낌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말 깨달은 사람은 침묵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나요..?
삿상이라는 모임도 깨달은 사람 주위에서 어떤 느낌을 공유하기 위한 모임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맑고도 강력한 에너지의 장(場)을 가진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기에, 그 분 곁에 가까이만 있어도 업장이 녹아내리고, 눈물이 솟구치며, 삶의 많은 의문과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어 영혼의 쉼과 안식을 얻는 등의 감동적인 일들이 곧잘 일어나곤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라마나 마하리쉬는 바로 그런 모양으로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그 분은 그냥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준비된 영혼'들ㅡ지극한 목마름이나 결핍 혹은 깊은 상처와 고통으로 인해 지친 영혼들ㅡ이었기에, 그 분 곁에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 침묵 속에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위로와 빛과 이완들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은 라마나 마하리쉬 그 분의 이야기입니다.
진정한 침묵이란, 말을 하거나 하지 않음에 있지 않습니다.
분별심(分別心)이 내려져 마음의 이원성(二元性)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을 이름하여 '침묵'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천마디 만마디를 말해도 그것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침묵의 가르침일 수 있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요한 침묵으로써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준다고 해도 그것은 더할 나위 없는 소음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듯 어떤 '모양'으로 무언가를 따르려고 할 때 우리는 언제나 그 '모양'에 스스로 걸려 넘어져버리곤 하지요.
어느 하나만이 '답(答)'일 수는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