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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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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준희 댓글 0건 조회 7,237회 작성일 10-03-0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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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살면서 문제가 생겨 선생님을 다시 찾아뵙습니다.
전 군대를 제대로 제대를 못 했습니다. 군대를 다니다가 정신분열증이 찾아와서 의가사 제대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전 사실 예비역이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재수 학원을 다니는데 예비역 손 들어 보라고 할때 습관적으로 손을 들게 됩니다.
집에서 부모님도 제가 의가사 제대를 한 걸 저보고 숨기라고 하네요.
전 몇년전까지만 해도 유학을 다녔는데 그땐 제 나이를 숨겼습니다.
부모님이 시킨건 아니고 제가 스스로 그랬지요. 그 편이 살기 편한거 같아서요.
원래 88년 생인데 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가 87년생들이랑 어울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나는 87년생이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저를 소개 했습니다.
친한친구들은 물론 진실을 다 알지만 별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거 같습니다.
선생님 근데 전 앞으로 계속 제가 군대를 제대로 제대를 할 수 있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하나요?
전 이제 이 점을 숨기는데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냥 확 드러내 버리자 라고 생각을 하니 또 한편으로는 남들의 시선이 걱정이 되고 한편으로는 또 기우다 라는 생각도 들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나이도 먹고 점 점 더 어른이 되어 가는데 조금 사회라는게 부담스럽습니다.
사람 많은 곳도 부담스럽고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힘을 빼고 언제나 저의 그런 공포와 만나고 그냥 인정하면서 사는 삶을 아주 조금씩 익혀 나가고 있습니다.
제 삶에는 앞으로도 문제가 계속 있을 꺼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괜찮겟지요?
감사합니다.
여기 글을 적는 분들은 다들 참 글을 잘 적네요. 다들 자신의 내면을 참 잘 드러내는거 같습니다. 저도 이런 문제가 있는 사람이니 만큼 잘 공감을 해서 그런 걸까요... 읽으면서 '내 문제다'라고 공감하게 되는 글 들이 많습니다.
내가 적은 글은 과연 내 내면을 잘 드러낼까.. 궁금증이 올라옵니다. 곧 잊혀질 거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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