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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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402회 작성일 08-11-06 17:01본문
'공'이란 무엇입니까?
소하 08-11-04 20:58
안녕하세요! 도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부딪친 문제입니다. 탐구중인데 도저히 정리가 안 되고 의문만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 금강경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공'은 무엇입니까?
텅 빈 상태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상태를 말하는 건지, 물질을 쪼개고 쪼개었을 때 마지막 남는 것은 텅 빈 상태라고 하는데, 그 텅 빈 상태가 '공'과 같은 건가요?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드리는 답변은 모두가 우리 내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공(空)을 얘기할 때 우선 ‘바깥’의 대상에 대해서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대상에 대해서 먼저 바른 이해가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空)이란 ‘빌 공’ 자(字)로서 ‘비었다’는 의미인데, 그것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상태’ 혹은 ‘물질을 쪼개고 쪼개었을 때 마지막에 남는 텅 빈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실체가 없다’라는 뜻입니다.
금강경 32분(分)에 보면,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이라는 게송(偈頌)이 나오는데, 이는
“일체 모든 것은 꿈 같고, 허깨비 같고, 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또한 태양이 떠오르면 곧 사라져버리는 이슬 같고, 한 순간 번쩍 일었다가 사라지는 번개와도 같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봐야 하느니라.”라는 뜻으로서, 이 또한 ‘실체가 없으니 그 어느 것도 부여잡거나 밀쳐내려 하지 말라.’라는 의미입니다.
그리하여 진실로 내 안의 모든 번뇌가 공(空)한 줄을 알게 되면, 그 어느 것도 부여잡거나 밀쳐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어버려둘 터이고, 그것은 곧 신심명(信心銘)에 나오는 ‘至道無難 唯嫌揀擇(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간택하는 마음만 내려놓아라.)’와도 같이 되어, 다만 매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할 뿐일 것입니다.
그것은 곧 번뇌 자체가 되고 중생과 하나가 된다는 것인데, 그때 모든 이원성(二元性)은 사라지고, 동시에 일체 유위법(有爲法)이 곧 무위법(無爲法)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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