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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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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뜨 댓글 0건 조회 6,477회 작성일 08-11-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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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답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지적은 그와의 문제를 떠나서 저 자신이 풀어야할 숙제라고 저를 만나는 연습을 하면서 저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 선생님의 답글이 제게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에 대한 믿음으로 선생님의 글을 몇 번 다시 읽고 읽으며 선생님 질문에 대한 제 마음을 살피다 힘을 얻고 다시 글을 올립니다.
그런데요, 선생님!
제가 무지해서 이겠지만 저는 저 자신이 바로 서는 것과 그는 별개의 문제라 느껴집니다.
저는 그와 헤어진 것이 슬퍼서 지금 아픈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많은 추억을 함께 했던 사랑했던 그와 헤어진 것은 무척이나 슬픈 일이었고, 그 슬픔은 그저 슬픔으로 가슴에 박혀 이제 제 마음 속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듯 합니다.
그 슬픔에 대한 마음은 제 기억이 살아있는 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깊이 박혀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에 대한 제 마음만은 진실했으니까요. 하나의 마음이 하나가 아닌듯 이것 또한 지금 그에 대한 제 미움과는 별개의 마음인것 같습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리로 지켜나가고 키워나가려는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건 헤어지게 된다면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한테는 기다려달라 하고는, 선을 보러다니고 양다리를 걸쳐놓고, 헤어짐에 아파하던 저를 기만했던 그를, 그런 일을 뻔히 보고 당하면서도 나는 괜찮다 생각하며 그의 마음을 더 위로하려했던 멍청했던 저를 용서하지 못하면서 그의 마음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마음은 진심이었으니 그걸로 됐다, 나를 사랑하긴 했었을 것이다, 생각이 짧아 그렇게 밖에 일을 처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하며 지난 시간의 사랑만은 지키고 싶어 애를 썼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두 무의미 했고 그러면서 상처는 더 깊어졌습니다.
'또 다른 인연'이라 하셨는데 저는 다시 누군갈 사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온 마음으로 누군갈 사랑하지는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쓰다보니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해주신 말이 떠오릅니다.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무엇을 부여잡고 있는지를 알게 되고, 그를 통해 보다 더 깊고 오랜 자신 안의 상처들을 만나게 되며, 그럼으로써 마침내 모오든 상처들로부터 걸어 나와 오롯이 자기 자신 위에 설 수 있게 되기를! 그렇게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을 때 ‘사랑’도 만날 수 있다는 진실을 이번 상처를 통해 깨달을 수 있게 되기를ㅡ!
제 마음에서 사랑이 사라질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추억 속 그의 마음만은 사랑이었다고 믿고 싶은 마음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제 상처에 소금을 뿌리기도 하고 약을 바르기도 하고 그러길 반복했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는 그 믿음만은 지킬 수 있었음 좋겠다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소중하게 생각했던 지난 모든 시간이 너무나 무의미해져 버리니까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경지에 이르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이 일을 겪으며 저는 제 마음이 정말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걸 느끼며, 그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게 모두 선생님 덕분임에 더 감사드립니다.
큰 것을 보시는 선생님께서는 이것이 축복이라 하셨지만, 아직 저는 차라리 이런 경험을 못했을지라도 그로 인해 상처를 받지 않은 편이 나았다고 생각됩니다.
그저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것이라 믿고 살수 있었더라면 적어도 지금까지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을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상처는 이미 받은 것이고, 그는 그저 그런 사람일뿐이었고.
제가 할 일은 이 일을 더 큰 축복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지금 처럼 아프고 아프다 제 불안을 찾아냈듯 그렇게 제 안에 있는 깊고 오랜 상처들을 만날 수 있길 바래봅니다.
그런데요, 선생님!
저를 만난다는것, 제 안에 상처, 이런 것들 모르고 살때 오히려 더 행복을 찾기가 쉬웠던거 같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수 있겠지만, 모른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들 행복이라 느끼는 사람에게 차이가 없을테니까요. 평생 그렇게 믿고 살수있다면 그 편이 오히려 더 나을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저 이제 제 상처를 드러내는것 그만둬야겠다 생각합니다.
이번 일이 제게는 감당이 안되서 선생님께도 친구들에게도 많이 의지하며 위로받으며 버텨왔습니다. 그런데 결국 제가 스스로 겪고 이겨내지 않는 한 나아짐 없이 반복될 뿐인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도 계속 만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선생님!
저 자신을 믿느냐는 질문요...
제가 뭘 몰라 이런 답을 할수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랬습니다.
그 믿음이란 것을 제가 그를 '믿는 도끼'라 표현했던 그 믿음으로 국한시켜 말씀드리자면 저는 분명 저 자신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저는 그에게 받는 사랑에도 행복했지만, 그를 사랑하는 제 마음에 더 집중해 있었고, 그 마음을 가꾸고 유지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힘들때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좋을때야 누구와 있어도 좋으니까요...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제가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면 제 생각이 달라질수도 있고 그와의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듯 느껴질지도 모르겠지요. 사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인지도 모를일이구요.
하지만, 지금의 저의 모습과 그의 모습이 어떻든간에 추억만은 그때 그대로 상처받지 않길 바랍니다. 주절주절 글을 쓰다보니 저는 그를 부셔버리고 싶었는데 그 마음 깊이에는 그에 대한 제 사랑이 여전했던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추우면 추운대로, 제 배가 고프면 배고픈 대로, 잠이 안오면 안오는 대로, 한잔하고 싶을땐 그런 대로, '괜찮을까?' > '잘 있겠지?' > '나쁜 놈!' 이 순서대로 되풀이되곤 합니다.
저는 사랑에 서툴렀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진정으로 그를 사랑했었고 그 마음에 후회는 없습니다. 제 마음이 중요치 않았던 그의 가치관이 안타까울 뿐이죠..
이제 선생님께 안부만 전하겠다 마음먹고나니 말이 취한듯 주절대며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두서없고 핵심도 없는 글을 남겨 죄송하고, 늘 선생님으로 부터 큰 위로를 받고 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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