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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럼, 이렇게 한 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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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667회 작성일 07-06-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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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기가 아직 어리고, 더구나 종교적인 거부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간의 실험'을 해보려고 마음을 내주신 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 님의 절박함과 사랑이 결국 모두를 살릴 것입니다. 또 사실 108배는 '종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108배'라는 용어가 대뜸 그런 것을 연상케 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관념일 뿐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편안히 '한 달간의 실험'을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한 번 해보세요.
우선 아무 때나 님이 편한 시간을 정하여, 절하는 데에 불편함이 없도록 방석이나 약간 두꺼운 담요 같은 것을 바닥에 깐 다음 편안한 자세로 그냥 절을 해나가시면 됩니다. 이때, 가급적이면 108염주를 하나 준비하셔서, 절을 한 번 할 때마다 하나씩을 돌려가며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수를 헤게 되면 자꾸만 그 횟수에 집착하고 집중하게 되어, 오히려 제가 제안하는 '실험'의 참뜻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님께 제안하는 108배는 그야말로 <그냥> 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런 '의도'나 '의미'나 '목적'이나 '뜻하는 바'도 없이 그냥, 마치 놀며 장독 두드리듯이 <그냥>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108배를 하고 난 뒤의 혹은 하고 있는 중의 어떤 효과나 결과 같은 것을 기대하는 마음도 버리구요. 뿐만 아니라 이것은 누군가에게 드리는 기도나 간구도 아니며, 남편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게 되는 어떤 간절함도 아닙니다. 그 아무 것도 아니며, 그냥 108배일 뿐입니다.
그런데 절을 하게 되면 온갖 생각들이, 온갖 잡생각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들을 뿌리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마시고, 또 그런 가운데 오직 108배에만 집중하려고도 하지 마십시오. 저의 108배는 '집중'이나 '수행'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생각을 안 하려고도 하지 마시구요.
일어나는 모든 생각들은 그냥 제 멋대로 날아다니도록 내어버려 둔 채 그저 108배만 하십시오. 하다 보면 또 '이것 해서 무엇하나?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 텐데, 그러나 그것 또한 수많은 생각들 가운데 하나의 '생각'일 뿐이니, 그 생각을 따라 108배를 도중에 그만두지는 마시고, 그냥 묵묵히 한 달간 108배만 하십시오.
다만 한 가지, 꼭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매일 하루도 빠짐 없이, 한 달간>이라는 것입니다. 오직 이 약속만 지키시면 됩니다. 혹 생활하시다가 짬이 나서 108배를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시면, 어느 때건 마음이 났을 때 자리를 펴고 그냥 하시면 됩니다. 또 말씀하신 것처럼, 108배 도중에 아기가 잠이 깨어 못하게 되면 그것은 그냥 없던 것으로 하고, 나중에 다시 시간이 날 때 편안히 하시면 됩니다.
자연의 모든 것은 <그냥> 합니다. 흰구름이 <그냥> 동네 어귀에 머물렀다가 가고, 계절은 <그냥> 왔다가 가며, 풀잎에 맺힌 이슬도 <그냥> 떨어져 땅 속에 스며듭니다. <그냥> 하는 것 속에 생명의 진정한 힘이 있습니다. 그렇게 무언가를 <그냥> 할 수 있을 때 우리 안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경로를 통하여 설명할 수 없는 힘 같은 것이 각성되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 비로소 님은 님 자신 위에 우뚝 서 있게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한 달 실험'에 들어가는 님에게 마음으로부터 깊은 응원을 보냅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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