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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불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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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6,906회 작성일 08-02-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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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에 대한 집착

집착 08-02-27 20:20

안녕하세요, 선생님. 제 고민은 어떤 하나의 단어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 책을 읽으면 머리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그때부터 '불상현'이니 '있는 그대로'이니 하는 하나의 단어를 정해서 불교에서 탄트라수행 내지 염불이라도 하는 것처럼 마음이 불안해지거나 할 때 그 단어를 계속 되뇌이면서 마음이 안정되길 기다립니다. 그런 식으로 단어 외기를 계속하다가 시간이 흐르고, 그 단어의 의미가 흐릿해지고 단순히 단어에 매달리고 집착하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마음에 불안이 찾아올 때 그 단어를 되뇌어도 마음은 안정되지 않아서 그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또 다른 단어를 찾아서 여러 가지 책을 뒤적거립니다. 그리고는 또 하나의 단어를 찾아내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되뇌는 일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깨달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군요. 선생님 말씀대로 이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자 라고 마음을 먹어도 어느 순간에는 깊게 생각하는 것이 귀찮고 두려워 단순히 또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라는 단어만 반복하게 되네요...명상을 해야 될 지 어떤 수행을 해야 될 지...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글 솜씨가 없어서 제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는데, 답변 부탁드립니다.


* * *


님이 반복적으로 하시는 말씀을 조금 정리해 보면,

"마음이 불안해지거나 할 때 그 단어를 계속 되뇌면서 마음이 안정되길 기다립니다."

“그 불안한 마음을 달리기 위해 또 다른 단어를 찾아서 여러 가지 책을 뒤적거립니다.”

이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자 라고 마음을 먹어도…”


그렇듯

님은 언제나 불안한 마음을 못견뎌하시는 듯합니다.

그리하여 어떤 몸짓도 결국은 그 마음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하는 몸짓들이구요.


님이여.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하던 그 모든 몸짓들을 정지해 보십시오.

어떤 단어를 주문처럼 되뇐다든가,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한다든가, 혹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라고 마음먹는다든가 하는 등의 모든 몸짓들을 정지하고,

그냥 불안하십시오.


그리하여 오직 불안할 뿐

문득 찾아온 그 불안 이외의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게 될 때

님은 마침내 자유하게 될 것입니다.


님의 마음을 영원토록 해방케 해주고 안정되게 해줄 것은 바로 그 불안이건만

님은 어떻게든 그 불안을 벗어나고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으니

어찌 그것이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쉽고도 단순하답니다.

문득 마음에 불안이 찾아올 때

그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거나 달아나려거나 피하려는 모든 몸짓들만 정지하면 된답니다.

한 번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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