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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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암사동우루사 댓글 0건 조회 6,415회 작성일 09-01-02 00:16본문
김기태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항상 이 곳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기만 하는 청강생입니다.
새해부터 염치없이 질문을 드리게 됐습니다. 송구합니다.
얼마전 '비원단상'의 부동산사무소 부부 이야기를 읽다가 그 사모님의 모습에서 문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시선이 내 자신이 아닌 밖을 향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차이점은 두가지였습니다. 사모님은 남편을 향해 있지만 저는 밖의 모든 것(친구, 부모님, 사회 기타등등)에 향해 있는 것이였고 다른 하나는 사모님은 모범적인 일종에 상(像)을 가지고 남편을 보신것이고 저는 어려서부터 경제적인것 부터 건강적인것 까지 겪은 고생 때문에 일종의 피해의식 혹은 분노로 밖을 바라보는 차이였습니다.(지금은 그 고생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단지 성장통이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저도 무한방기(無限放棄)를 제 자신에게 실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내가 분노를 느끼는 대상들과 별반 다름이 없고 같은 수준이란걸 눈으로 목격하고 참.. 많이도 창피했습니다.
그렇게 나를 목격하며 보름이 다 되어가던 어제 밤...
저는 친구들과의 송년회 겸 망년회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고 장소는 걸어서 10분 정도되는 곳이었으나 날이 너무 추워 택시를 타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문제는 약속장소 방향으로는 택시가 안오고 반대 방향으로만 택시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반대 방향으로 가 택시를 잡았고 약속장소를 부탁했더니 택시기사분께서 상당히 짜증섞인 말투로 그곳에 가는데 왜 반대 방향에서 탔냐고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그 순간 저는 보름간 해온 실험을 망쳐버렸습니다.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허용하지 못하고 그만 택시기사분께 상당히 싸가지 없는 말투로 또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린 후 몇 걸음을 걷다가 주저앉을 뻔했습니다. 내가 평소 속으로든 겉으로든 싸가지 없다고 욕하던 부류들과 방금 내가 한 행동이 눈곱만큼이라도 다르지 않았던 것었습니다.
하루 종일 심란한 마음에 선생님께서 답변하신 글을 읽다가 '긍정'과'행위'에 대한 말씀을 보았습니다. 선생님.. 내안에 분노는 긍정하더라도 연세도 지긋한 택시기사분께 버릇없이 화를 내 행위는 분명 잘못한것이 맞지 않습니까? 명백히 제가 한 행위는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것이었지만 자꾸 마음이 괜찮다고 덮어두라고 합니다. 이런 마음.. 내 안의 들보를 덮어두려는 마음이 맞는 것인가요? 맞다면 과연 제가 실험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저와는 맞지 않는 실험인가요?
정초부터 심란한 질문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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