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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근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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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268회 작성일 09-04-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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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인 관계
.... 09-04-02 22:36

사람들과 파괴적으로 관계를 맺다보니 모두가 떠났어요.. 누군가 제게 상처를 입히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누군가가 제게 상처를 입히면 저는 발끈해서 폭력적인 말을 서슴지 않습니다. 죽어라, 죽인다, ... 등등... 온갖 날카로운 말들... 폭언을 상대에게 퍼붓습니다. 육두문자도 함께 날아갑니다. 상대 역시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가슴에 칼로 긋다가... 더 이상 칼로 그을 가슴이 없어졌을 때.... 다들 떠나갔습니다.... 제가 떠난 적은 없습니다. 전 더 심하게 괴롭히고 싶었습니다. 상대가 충고나 조언을 할 때 그리고 의견충돌이 일어날 때 강한 거부감과 상처가 납니다. '너는 얼마나 잘났냐? 너나 잘해라.'로 시작되면서... 가슴에 칼질이 시작됩니다. 아무도 묻지 않더군요... 왜 그렇게 화가 났냐고... 그냥 돌아오는 건 칼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저도 잘못을 했지만.... 폭언을 하지 않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랬더니 상대에게 참고 억압했던 분노가 쌓여 아예 제가 말을 하지 않더군요. 상대의 말을 무시하고 기분나쁜 표정을 짓고... 제가 제 의사를 표현하면 되는데..... 말을 하기 싫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이 안 나오고.... 사람들과 소통이 안 되는 것 같고..

누군가 제 말을 수긍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 니 말도 맞다..... 저도 상대의 말을 인정해 줘야겠지만 잘 안 되네요.. 고집이 굉장히 세고 자존심 아닌 자존심도 굉장히 강합니다. 지는 걸 싫어하고 ... '니 생각도 맞어.' 이런 말 들으면 전 잠잠해집니다. 벌써 3명이나 반복이 되는 파괴적인 관계...... 제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상대에게 상처주지 않고 저 또한 상처받지 않는 그런 건강한 관계를 바랍니다. 물론 살면서 상처주고 받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너무 심합니다. 사람들이 떠나가니.... 관계를 맺기가 두렵습니다. 이 넓디넓은 세상에 가족과.. 타인 딱 2명만이 연락하는 사람이네요...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중 3때부터 9년 남짓 은따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간간히 친구가 있기도 했지만...사람들은 말을 걸고 다가오지만 제가 말을 잘 하지 않아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9년의 은따생활이 습관이 되었는지... 혼자가 편합니다. 9년 중 6년 정도는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있기 일쑤였습니다. 누군가 동정심 많은 사람이 말 걸면 '응', '아니'라는 말을 겨우 했을까....구구절절 더 썼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아 이만 쓰려고 합니다.

저 정말 잘 살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기다리겠습니다.........

* * *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 안에 있는 분노는 이유 있는 분노입니다.

비록 폭언과 폭력적인 말로 나갈지라도, 그리고

상대가 충고나 조언을 할 때, 의견충돌이 일어날 때 강한 거부감과 함께

'너는 얼마나 잘났냐? 너나 잘해라.'로 시작되면서 가슴에 칼질이 시작될지라도

그것조차 이유 있는 몸짓입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고 또 깊이 이해가 됩니다.


아마 님은 어릴 때 엄청난 억압을 경험한 듯합니다.

그것이 오랜 세월 커다란 분노로 마음 속에 자리잡았고,

그랬기에 그 분노를 자극하는 어떤 자그마한 것도 참을 수 없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그러한 몸짓들은 충.분.히. 긍정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님의 눈은 님 자신을 향해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바깥으로 표출할 뿐

님 안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님 자신이 보거나 만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님이 님 자신의 분노와 억울함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기에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도 긍정도 사랑도 없고,

그것이

님에게는 힘겨움과 끊임없는 ‘반복’을 가져다 주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님의 문제는

파괴적인 관계로 결말이 나도록 폭언이나 폭력적인 말들을 서슴지 않음에 있는 것도 아니요,

육두문자를 날림에 있는 것도 아니요,

가슴에 칼질을 해서 결국 사람들이 떠나가게 함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유야 어떻든

시시로 때때로 올라와 모든 것을 휘저어버리고 파괴적으로 몰고 가는

님의 분노에 대한 님 자신의 몰이해,

그리고 그것에 바탕한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사랑의 부재(不在) ― 바로 거기에 모든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님 안에서 올라오는 모든 폭력적이며 파괴적인 칼날과 분노와 육두문자의 마음 등은 있는 그대로 <긍정>하되,

다만 그것을 바깥으로 <표출>은 하지 않는 실험을 저랑 같이 한번 해보십시다.

그 과정을 통해 님의 눈은 자연스럽게 님 자신을 향할 터이고,

그러면 더 많이 더 깊이 님 자신을 이해하게 될 것이며,

그 이해와 긍정 속에서 자연스레 님은 님의 그 오랜 고통과 힘겨움으로부터 조금씩 빠져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렇듯 님은 우선 님 자신에게 먼저 깨어있고 또 민감해져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에는 다 그 숨겨진 뜻과 비밀이 있습니다.

님의 오랜 고통과 힘겨움, 그리고 그 깊디깊은 분노 속에도 그 비밀은 영롱히 감추어져 있습니다.

님이 님 안의 것들을 있는 그대로 만날 때 그 비밀은 풀어지고,

마침내 삶의 ‘해방’을 맞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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