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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눈을 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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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빛나라 댓글 1건 조회 6,038회 작성일 10-12-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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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신지요 추운 겨울 잘 나시고 계시길 바랍니다.
정말로 집안 사정 이야기까지는 밖으로 안하려고 하는 편인데
그러다보니 제 주변에는 제 말을 들어주실 분이 하나도 없더군요..
그리고 사람이 감정에 휩싸이다보니 어디서 부터가 외부에서 오는 것이며
어디까지가 내부에서 오는 것인지 구분을 하기도 쉽지않아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어머니, 저의 할머니는, 글쎄요
제가 어머니의 입장에 많이 서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하시는 분입니다.
어머니가 요즘에 아시고 홧병났던 일중에 하나는
한참 저희 가족이 어려울때에 할머니께서 저희 아버지의 월급을
빼돌리셔서 새가구와 전축기를 장만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버스비 몇십원 아끼시려고 걸어다니셨던 때에 말이죠
할머니 역시 사치가 많으시고요.
저는 어릴때에는 아버지가 할아버지 할머니 도움 한푼 없이
자수성가 하시는 걸 보고
또 할머니 집에 가도 변변찮아 보였으므로
항상 어려우신 환경에만 있으신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것도 아니였더군요 정말로 잘 사시고 땅도 많으시고
보석함에는 자신을 위한 것만 가득한 그런 분이였습니다.
근데, 아버지는 이런 사실을 아셨답니다.
아셨는데도 왜 우리 어머니에게는 그렇게 가난을 지워야 했는지도 화가 나고요
제가 정말로 금전적인 것을 바랍니까, 사랑을 바라덥디까??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는 어릴때 한번도 할머니할아버지에게서 사랑이란 것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한번이라도 밥 잘 먹었냐 이런 소리 없으시고요
근데 왜 제가 공부 잘하는 건 그분들의 자랑이 됩니까
왜 저의 아버지의 재산은 고스란히 그분들의 양식이 됩니까?
그러면서도 저희 작은 아버지께는 늦게 얻은 자식이라고 차며 집이며 다 사주십니다
저희 아버지는 바보입니까??
힘든 기간동안 저를 지탱해준 것은 피아노였습니다
가족한테 손한번 안빌리셨던 어머니가 혼수감으로 해오신것도 피아노였고요
근데 또 이번에 할머니가 이제 저도
대학에 있는데 그 피아노를 지금 겨우 걷는 작은아버지 딸한테 주라는 겁니다
근데 또 그 이유가 저희 외갓집으로 피아노가 갈까봐 먼저 선수치신거랍니다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어머니는 지금 암이 몇차례 재발해서 계십니다
근데 저는 그것도 참 복이구나 싶습니다.
정말로 지금까지 저는 한번이라도 어머니가 이 것에서 쉬는 시간을 갖고 있을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 집만 가면 어머니가 우셨으니까요
근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후 저희 아버지는 아예 그집에서 사십니다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말입니다
장자의 책임감, 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 예뻐하던 작은 아버지는 일도 계속하시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데, 왜 우리 아버지는 아프신 어머니도 안 뵙니까?
또 할아버지가 아프신 것을 이웃들에게 알리지 않으셨답니다,
뭐 사람이 인생에 아플 수도 있지 이러시면서요
그리고는 할아버지 돌아가시자
이웃들한테는 왜 문병한번 안 와봤냐고 있는 욕 없는 욕을 다 하셨답니다
아버지는 그 옆에서 속만 썩이시고
제가 불효자인 겁니까?
저한테 정 한번 안주신 그 분을, 단지 저의 아버지의 어머니라는 사실로 용서해야합니까?
모든 것은 다 마음에서 오는 것이라는것
어렵지만 어렴풋이 압니다
아버지도, 또 아버지의 어머니도 가엾게만 보려면 가엾게도 볼 수 있겠지만
머리가 커져버려서인지 저는 너무 화가 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연이고 뭐고 다 끊고 저 혼자 살고 싶습니다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하기엔 저희 어머니가 너무 불쌍합니다
어머니가 아프신것도 다 그들 탓인것 같습니다
또 그걸 바라보고 있어야되는 저 자신한테도 화나고
화만내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자신한테도 화나고
그렇다고 제가 한번이라도 화를 내보내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버지를 잃은 아버지에게 화를 냅니까, 지아비를 잃은 할머니에게 화를 냅니까
더이상 제 가정과 인생을 훼방놓지 말라고?
분노가 저를 삼켜버릴 것이라는 두려움 또한 있습니다
말씀 드렸잖습니까 더 이상 경계선을 그을 수 조차 없다고
선생님 부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제 마음은 어떻게 내버려두어야 옳습니까?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선 정말이지 어쩔 수가 없기에 그냥 내버려둘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어찌 하려 하면서부터 삶은 힘들어지고 괴로워지는 것이지요....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각자의 '몫'이란 게 있습니다.
할머니에게는 할머니의 삶의 몫이 있고, 아버지에게는 아버지도 어찌 할 수 없는 아버지의 삶의 몫이 있으며,
어머니에게도 어머니가 짊어지고 가야 할 삶의 몫이 있습니다.
아, 거기에는 분노로도 어찌 할 수 없는 그들만의 몫이 있습니다.

가슴 아프지만....어찌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선....받아들이는 지혜를 발휘해 보십시오.
어찌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선 어찌 할 수 없는 대로 내어버려 두고
님은
아프신 어머니를 위하여 온 마음을 내어보십시오.
님도 "저희 어머니가 너무 불쌍합니다."라고 말씀하셨듯
불쌍하고....또....아프신 어머니를 위하여 온 마음을 다하십시오.
지금 님이 진실로 온 마음을 다해야 하는 일은 바로 그 일입니다....

저도 어머님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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