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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을 얼른 정리하려 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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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438회 작성일 07-06-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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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허허롭기만 합니다.
껍데기 07-05-31 18:41

마음이 허허롭기만 합니다. 여자들은 다들 그런 면이 있다고들 들었지만, 늘 누군가와 비교를 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옷차림새부터, 외모 기타 등등... 오늘은 지자랑 많이 하는 사람이랑 이야기하면서 나도 질세라 이런저런 내 잘난 점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야기를 끝내고 나니 내 자랑 많이 해서 기분이 업되기는커녕... 가슴 한구석에 구멍이 뚫린 듯 허허롭기만 합니다. 사실 거짓말 한 것은 없는데도...
내가 내 생활에 만족하면 그 뿐이지 누구한테 인정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뭐 있는가? 상대가 먼저 그러니 어쩔 수 없었지...가만히 있자니 뭔가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고, 난 평소에 잘난 척 안 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마치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남은 인간처럼 공허하고 허허롭기만 합니다.
* * *
님이여.
그 마음을 얼른 정리하려 하지 마십시오.
자기 자랑 많이 하는 사람을 만나 그 앞에서 가만히 있자니 뭔가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고, 그래서 님 자신도 질세라 이런저런 자랑들을 잔뜩 늘어놓고 왔을 때의 그 뭔가 씁쓸하고 허허롭고 가슴이 뻥 뚫린 듯한 휑한 기분을 얼른 수습하고 정리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래서 또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마음을 애써 유지하려 하거나, 한 번의 실수나 해프닝으로 스스로를 무마하려 하거나, '내가 내 생활에 만족하면 그뿐이지 누구한테 인정받으려고 애쓸 필요가 뭐 있는가? 상대가 먼저 그러니 어쩔 수 없었지...'라고 자신에게 설명하고 해석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을 되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혹은 또 '다음부터는 내 자랑을 늘어놓거나 말을 많이 하지 말아야지'라고 결심하거나 다짐하는 일도 하지 마십시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님은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게 되고 또 허허로운 기분에도 사로잡히지 않게 될는진 모르지만, 그러나 바로 그런 허허로움으로 님에게 다가온, 님 자신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입니다.
혼란이나 흐트러짐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으며, 또 그런 만큼 더 깊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반듯하고 실수 없는 모양으로 살며 또 그렇게 사람들에게 비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실이 무엇이며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배워 이 삶을 통하여 그 영혼이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님이여.
그 허허로운 마음을 얼른 수습하여 질서 잡으려 하지 말고, 그냥 그 속에 한 번 있어 보십시오. 그 속에 있기가 힘이 들고, 자신에 대한 설명할 수 없는 미세한 고통이 밀려오거든 그냥 그 고통을 받으며 힘들어 하십시오. 삶의 진정한 '힘'이랄까 '생명' 같은 것은 우리의 의도와 노력과 수고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솟구친 무엇 속에 있는데, 그것은 대개 고통과 무질서와 혼란 속에서 잉태한답니다. 그리고 그 '기회' 앞에 님은 지금 서 있구요.
그러고 보면 삶은 온통 '기회'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어떠하냐'에 더 많은 관심과 무게를 두고 있는 사람에게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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