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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야 할 때 돌이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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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565회 작성일 09-03-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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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의 소통

그루터기 09-03-11 10:54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대학생이고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3년 전부터 우울증을 겪어서 그동안 학교생활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거의 아무런 소통 없이 저 혼자만의 세계 속에서 지내왔습니다. 요즘은 우울증 약도 먹고 상담도 해서 감정이 한결 편해졌지만 아직도 막상 사람들과 대면하고 수업시간이라든가 밥 먹을 때에 자꾸만 혼자만의 세계로 도망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런 감정이 없는 인간처럼 되어서 너무 괴로워집니다..

그런데도 자꾸만 감정을 안 느끼려고 하고 행복해지는 게 마치 죄인 양 느껴집니다.. 그리고 꼭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듭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ㅠ

자꾸만 나으려는 순간에 도망치게 됩니다..그리고 마음의 무위가 아닌 행동을 제약하고 꼼짝도 안 하거나 생각 속에만 빠지게 됩니다..ㅜㅜ

* * *

"네가 낫고자 하느냐?"

예수가 38년 된 병자에게 다가가 그렇게 묻습니다.(요한복음 5:6)

"네가 진정 낫고자 하느냐?"


님이 진정 낫고자 한다면

치를 건 치르고, 아플 건 아프고, 당할 건 당하고, 겪을 건 겪어야 합니다.

치르지 않고, 아프지 않고, 당하지 않고, 겪으려 하지 않으면서 그저 낫고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님이 그토록 원하는 마음의 평화와 자유는 님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있음을 믿으십시오.


님은 말씀하십니다.

"막상 사람들과 대면하고 수업시간이라든가 밥 먹을 때에 자꾸만 혼자만의 세계로 도망치려고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감정을 안 느끼려고 하는 것도 도망이요

행복해지는 게 마치 죄인 양 느끼는 것도 사실은 도망이지요.

삶의 모든 순간이 온통 도망뿐인....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순수하고 정직한 마음입니다.

상처뿐인 영혼이, 그래서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을 갖게 된 영혼이 할 수 있는 몸짓이란 그저 ‘모든 순간으로부터의 도망’뿐이 아니겠습니까.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합니다.


그러나 ‘도망’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고통만을 지리하게 이어가고 또 무한히 연장시킬 뿐입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그래왔듯이요....


돌이켜야 할 때 돌이켜야 합니다.

그래서 “네가 진정 낫고자 하느냐?”라고 묻는 것입니다.

낫고자 한다면,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으로부터 돌이킬 수 있어야 합니다.


자꾸만 혼자만의 세계로 도망치고 싶을 때

도망치고 싶은 그 마음은 인정하되, 도망은 가지 말아 보십시오.

도망가 봐도 결국엔 더한 고통을 당해야 함을 님의 삶을 통해 이미 충분히 경험하셨기에

이제부터는 ‘도망가지 않는 고통’을 한번 당해보자는 것입니다.


두려움의 대상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맞닥뜨린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과 괴로움을 줄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고통과 괴로움은 져야 할 짐을 지고 받아야 할 무게를 받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마침내 ‘나’를 자유케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님이 진정 낫고자 한다면 그 고통은 받아야 합니다. 도망가지 않는 고통 말입니다.

괜찮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늘은 도망가지 않고 맞닥뜨려 보려는 마음을 낸 자에게는

언제 막았느냐는 듯 살포시 그 길을 열어 준답니다.

인생에 단 한 번, 가던 길을 돌이켜 보십시오.


그래도 요즘은 우울증 약도 먹고 상담도 해서 감정이 한결 편해지셨다니, 참 다행입니다.

저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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