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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공포와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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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도와주세요 댓글 1건 조회 7,079회 작성일 10-11-0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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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도와주세요 저도 제 자신을 잘 모르겠습니다

원인은 제가 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희 삼촌이 후천성 장애인입니다

그냥 얼굴이 일그러지고 눈이 초점이 없고 웅얼거릴 뿐인데

어릴 때는 그런 것이 너무 무서워서 할머니집에 가기 싫었습니다

또 어머니가 시집살이를 호되게 하셨는데

특히 삼촌이 명절 때 뭘 잘못 먹고 토하거나 신경질 내거나 그럴때 어머니가 힘들고 북받쳐서

우시는 것을 많이 봤습니다

그것까지는 괜찮은데 제가 그것 때문에 모든 장애인에 공포심을 갖는것이 문제 입니다

우선 사람은 사람 그 자체로 보아야 하는데 우선 다가오면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피하고요

저희 대학이 시설이 좋아서 장애인이 많은 편입니다

그러면 따뜻하게 문 한번 열어주질 못할 망정 괜히 더 멀리 떨어져서 가고요

저번에는 한번 큰 마음을 먹고 저한테 뭘 물어본 애한테 숙제를 꼼꼼히 가르쳐 줬습니다

물론 눈은 못 마주치고요

그러고 나서는 그 애가 밥 한번 먹자고 하는데 그 말이 얼마나 무섭던지

기숙사 식당에서 걔가 저 멀리 보일 때마다 장이 꼬이고요 숨어서 숨어서 피하려고 하고요

정말 섬뜩해집니다 멀리서 절뚝절뚝 오는 모습이 저승사자 같고요

진짜 너무 그러니까 제가 더 비정상적인 사람 같습니다

제가 정말로 고쳐지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 조언을 주십시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님의 공포심을 이해합니다.
어릴 때의 무서움이 너무나 깊게 그 마음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자신을 ‘비정상적’이 아닐까 하고 염려하지 마시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스스로를 보듬어주고 받아들여 주십시오.
님도 오히려 그런 모양으로 상처받은 영혼입니다.
그 상처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를 문제 삼지 마시고,
오히려 그 공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주고 따뜻한 눈길로 보아 주십시오.
상처는 내쳐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보듬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애인이 다가오면 민망할 정도로 피하는 자신을,
괜히 더 멀리 떨어져 가는 자신을,
눈을 못마주치는 자신을,
밥 한번 먹자는 말에 너무나 무서워하는 자신을,
저 멀리 보일 때마다 장이 꼬이는 듯한 자신을,
숨어서 숨어서 피하려 하는 자신을 정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허용해 주고, 사랑해 주십시오.
괜찮다고 괜찮다고, 너도 얼마나 사실 무섭고 두렵겠느냐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따뜻이 말 건네어주며
그런 자신을 깊이 보듬어주십시오.

아뇨, 님은 비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
상처 받은, 그래서 가슴이 아픈 한 영혼입니다.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보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십시오.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듬을 때, 님이 공포스러워 하는 ‘그들’도 사랑의 눈길로 보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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