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질문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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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캔 댓글 1건 조회 7,200회 작성일 09-08-13 10:5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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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가슴이 아파온 것은
님은 님 자신에 대한 믿음을 조금도 갖고 있지 못하구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님은 “저는 그날 이후로 남편에 대한 믿음도 옅어지고...”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남편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본래 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저께 대구 연안찻집 모임에서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얼마쯤 어릴 때부터의 결핍과 박탈과 이런저런 모양의 억압들로 인한 상처들을 가슴 속에 다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상처로 인해 더욱 건강한 삶을 살게 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그 상처에 함몰되어 질기도록 그 상처를 확대 재생산하며 평생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 그것은, 눈이 자기 자신을 향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눈이 자기 자신을 향해 있으면 아무리 깊이 팬 상처가 가슴 속에 박혀있다 하더라도 결국 그것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반면에, 눈이 ‘바깥’을 향해 있으면 아무리 몸부림치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상처 안’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님의 눈은 너무나 ‘바깥’을 향해 있습니다. 온통 남편에게만 다 가있을 뿐 자기 자신은 조금도 보려하지 않습니다. 아마 그것은 님 안의 깊은 상처와 결핍과 박탈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저랑 한 달 동안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한번 해보십시다.
앞으로 한 달 간 어떠한 경우에도 남편에 대해 간섭하지 말고, 남편의 어떠한 행위와 몸짓에 대해서도 입을 대지 말며, 다만 님 자신이 해야 할 생활 속의 일들만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마치 부부싸움 한 사람들처럼) 남편에 대해 침묵하고 거리를 두고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것.은.아.무.것.도.없.고.다.만.남.편.을.간.섭.하.거.나.남.편.에.대.해.입.을.대.거.나.추.궁.하.는.일.만 그만둬보자는 것입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만이라도.
어때요,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겸하여 108배를 하는 것도 참 좋은 방법입니다만....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자기 자신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남과만 온전히 만나려고 하니, 감사와 기쁨은 없고 고통과 괴로움과 힘겨움만이 삶의 시간들을 가득 채우는 것이지요. 그런데 자기 자신을 만나지 않고는 결코 남을 온전히 만날 수 없답니다.
님에게 제안한 이 ‘실험’은 바깥으로 향한 님의 관심을 님 자신에게로 돌이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님의 눈이 님 자신을 향하게 되어, 마침내 님을 보게 되고 님을 알게 되며 님을 만나게 될 때, 그리하여 님이 님 자신 위에 우뚝 서게 될 때, 이윽고 남편 또한 그 자신 위에 우뚝 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는 진정한 사랑과 감사와 존중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님 자신을 만나러 가는 이 한 달간의 ‘실험’ 앞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