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도와주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을 댓글 1건 조회 6,468회 작성일 09-09-03 19:04

본문

오빠때문에 힘이들어요.
그는 10년 넘게 정신분열증으로 시작해서 10년넘게 약을 먹어오고 있고 잔여증상으로 강박증과 피해 망상이 있습니다. 조금만 그가 이상 행동을 보여도 불안합니다.
과거의 기억이 올라옵니다. 그가 입퇴원을 하면서 미친듯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제 정신 나간 소리를 떠들어대던..경찰을 불러 강제 입원을 시키기도 하고..힘들어 했던 가족..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의 예전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인정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요즘은 그의 행동과 말을 보아 정신분열이 다시 재발하지 않을까 불안합니다. 정말 가족으로서 그것을 보는것이 힘이듭니다. 덜컥 겁이 납니다.
그는 내얼굴을 보기만 하면 말을 시작합니다.
그는 내가 가족들중에 가장 이해를 해준답니다.
그래서 자신의 고민이던 대부분 나에게 말을 합니다.
저는 그저 듣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몇마디 할뿐입니다.
솔직히 대꾸 하기가 싫어서입니다.
그와 있으면 대화를 잘 하지도 않을뿐더러 말하는것 조차 짜증이 나고 귀찮습니다.
그의 온갖 부정적인 말들 강박적인 행동 피해의식이 섞인 말들 분노에 찬말들 그말을 듣고 있으면 정말이지 휩쓸려 버려서 기분이 나빠져서 우울해 져서 함께 있는 것이 싫습니다.
잔소리를 하면 예민하게 받아들여 흥분을 하기 시작하면 걷잡을수가 없습니다.
내 입장을 말할수도 없습니다. 나역시도 화가 나는데 내가 화를 내면 더 날뛰어서 꾹꾹 참습니다. 그냥 일방적으로 당하는 느낌입니다.
이젠 잔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답답하고 억누르는 기분입니다.
30대의 나이에 몇달전에는 고혈압까지 얻었습니다.
얼굴만 보면 숨차 죽겠다며 그게 그에겐 사실이지만 그것에서 시작해서 분노가 치민다고 욕을해대며 이런저런 사람을 욕하고 듣고 있는것도 짜증이 납니다.
그에겐 무슨 분노가 그렇게도 많은지..
저정말 휩쓸리기 싫습니다. 그래서 그와 있는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솔직히 꼴도 보기싫습니다.
얼굴을 안볼땐 내가 그에게 했던 행동들 미워한 감정들 차갑게 그를 대하던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고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얼굴만 보면 또 짜증과 미움이 일어납니다.
정말 대꾸도 하기 싫습니다. 그와 말하기가 싫습니다.
그를 이해하려고 해도 얼굴만보면 그가 나에게 말을 시키기 시작할때 부터 짜증이 납니다.
그가 없으면 마음이 편합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오빠입니다.
하지만 그가 왜 나의 오빠인지 화가 치밉니다.
그를 통해 사랑을 배우라고 그가 있는 걸까요.
그를 따뜻하게 대하지 못하고 대화도 하기싫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저의 간사함을 봅니다.
세상과 사람들의 편견에서 그를 바라보고 잣대를 드리우는 저를 봅니다.
그가 잘못됐다는 저의 이기적인 모습에 죄책감이 듭니다.
하지만 괴롭습니다.
그가 꼴보기가 싫은데 얼굴만 보면 짜증부터 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를 이해 하기 위해서 그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써볼까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참 힘드시겠습니다.
님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됩니다.
그와 잠시라도 함께 있기 싫은 것도, 그의 분노에 찬 여러 말들에 휩쓸리기 싫은 것도, 짜증이 나는 것도, 대꾸하기 싫은 것도, 솔직히 그가 꼴도 보기 싫은 것도 십분 이해가 됩니다.

그러다가도 그의 얼굴을 안 볼 땐 또 그에게 했던 행동들, 미워한 감정들, 그를 차갑게 대했던 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고 죄책감이 드는 것도,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얼굴만 보면 또 짜증과 미움이 일어나는 것도 정말이지 십분 이해가 됩니다.

다만 한 가지,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써볼까요?”라고 님은 말씀하셨지만,
아뇨, 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 님 자신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한 번 써보세요.
님은 맨 마지막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방법을 알려주세요.”라고 물으셨지만, 님 스스로가 이미 좋은 방법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한번 해보세요. 다만 오빠가 아니라, 님 자신을 위하여 말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것도 자신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억나는 대로 사실적으로 써본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입니다.
제 인생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도 사실은 그렇게 글을 써보면서부터입니다.   

님의 상처와 아픔과 눈물과 깊은 서러움에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드리며,
오늘부터라도 대학노트를 한 권 준비하셔서 시간 나는 대로 (아니, 시간을 내어서라도) 한 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Total 1,960건 51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960 오리무중 5755 09-10-01
959 목요일 5941 09-09-30
958 그녀는진행중 6216 09-09-29
957 행복 6945 09-09-28
956 금각 6154 09-09-27
955 솔잎 6645 09-09-27
954 뚫깗ር… 5980 09-09-26
953 myh 5540 09-09-26
952 myh 6012 09-09-25
951 myh 6581 09-09-24
950 볼따구 6645 09-09-24
949 myh 6011 09-09-21
948 myh 7230 09-09-19
947 야마꼬 6148 09-09-18
946 솔잎 5921 09-09-18
945 랄랄라~ 6222 09-09-16
944 전광표 5839 09-09-15
943 므리 8172 09-09-10
942 솔잎 6346 09-09-04
열람중 가을 6469 09-09-0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3,333
어제
13,437
최대
18,354
전체
5,891,244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