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이 사람이 저의 거울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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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형기 댓글 1건 조회 6,523회 작성일 11-01-07 22:01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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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선생님, 이 사람이 저의 거울은 아닌가요?”
이런 제목으로 님이 글을 올리신 것을 보면
님에게도 어떤 ‘감(感)’이 오는가 봅니다.
그런데 때로 우리에게 전해져오는 어떤 ‘감’들은 우리의 생각이나 판단보다 훨씬 더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그 분에 대한 님의 마음을 한번 보세요.
“....수사하듯이....”
“그게 자신의 인생에서 뭐가 그리 중요한지....”
“얼마나 오지랖이 넓은지....”
“전혀 진심을 느낄 수 없는 가식적인 말과 말들....”
“이제는 구역질이 납니다....”
“좁은 사무실에서 변비에 묵혀 놓은 방귀는 왜 뀌는지....”
“아주 짜증이 납니다....”
“총기가 없고 우둔해서....”
“예의바르고 책잡히지 않으려고 온갖 형식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이 사람에게 질려버립니다....”
“이젠 아주 이 인간이 꼴도 보기 싫습니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두터운 가면과 방패와 갑옷을 두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싫습니다....”
“이 사람에 대한 증오와 분노....”
“아주 속이 뒤집어지겠습니다....”
예, 불가사의해탈보살(不可思議解脫菩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고 괴롭게 하는 사람이 사실은
나를 해탈시켜 주기 위해 바로 그런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불가사의한 보살이라는 것이지요.
그 보살은 나를 비추어주는 거울인데,
님의 경우에는 그 직장 상사(선배?)가 바로 그런 사람이네요.
왜냐하면, 그 분이 아니고서는 결코 어느 누구도 위에서 열거한 것과 같은 것들을
님 안에서 올라오도록 해줄 사람이 없을 테니까요.
좋습니다.
기왕에 올라오는 것, 더 마음껏 그런 감정과 판단들이 님 안에서 올라오도록 허용해 주십시오.
다만
너무 그 분만을 판단하는 데에 함몰되어 있지 말고
다시 말해, 너무 ‘바깥’으로만 올인해 있지 말고
조금만 눈을 돌이켜
바깥으로만 올인해 있는 자신을 좀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관심은 지금 온통 바깥으로만 올인해 있느라
님 자신은 조금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자각이 님 안에서 일어나
문득 님의 눈이 님 자신을 향하게 되고
이윽고
그 분을 대할 때 님 안에서 올라오는 온갖 감정과 판단들을
있는 그대로
님이 감각할 수 있고, 님이 볼 수만 있다면
아, 그때는
매일 매 순간 그 분을 만나지만
동시에 매일 매 순간 님 자신을 만나는 놀라운 ‘전환’이 님 안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그때부터 님은 매일 매 순간의 자신과의 만남 속에서 무언가를 배우며 깨닫게 될 것이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기에 또한 성장도 해갈 것입니다.
그 배움의 과정이 때로 몹시도 아프고 고통스러울지라도 담대히 그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아, 그러한 ‘전환’이 님 안에서 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