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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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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6,898회 작성일 11-01-0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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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마피 11-01-05 02:04

안녕하세요..저는 최근 선생님의 책을 읽고 감명받아서.. 이렇게 사이트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저의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린 것 같은 기분으로 죽을 용기가 없어 하루하루 살아는 가고 있습니다..자고 일어나면 괜찮겠지.. 어딘가 갔다 오면 괜찮겠지..하면서...근데 뭘 해도 내 마음이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삶을 살아가는 게 버겁고 막막한 것은 가시지를 않습니다. 선생님의 책을 읽고 이런 것들을 피하고 고치려고만 하지 않고 맞닥뜨려 보아야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제가 부족해서 무엇이 옳은 건지 잘 모르겠고, 맞닥뜨리려 '하는 것'조차도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해서 도움을 구합니다..

지난 몇 년 간 이런 상태가 지속되어 마음공부를 하는 곳에 가서 나아지는 듯 했으나, 그 단체가 다단계식 금전과 결부된 곳인 걸 알고는 나오게 되었고, 정말 이중으로 상처받고 그동안 우울하지 않고 마음 편히 살기 위한 노력이 허황된 거 같아 이제는 정말 하루하루 그냥 흘러가는 대로 죽지 못해 살고 있습니다..저는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인데.. 공부가 너무 해야만 하는 것인데 하기 싫어 피하고, 안 되는 남들처럼 열심히 안하는 것에 자극 받아 또 맘잡고 해보자 하는 게 하루이틀 못가고, 이런 악순환이 수십번도 더 반복이었습니다..선생님의 책 중에 남들의 칭찬을 먹고 살아 남 눈치만 보며 밖에서는 아주 열심히 살고 멋진 사람인양 애써 척하고, 혼자 있을 땐 퍼져있고 게을러있고.. 이 부분이 너무나 공감이 갔습니다. 꼭 지금의 제 상태거든요..저는 잠이 정말 많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부지런해지려 애써도 번번이 실패하고, 이제는 거의 절망 포기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너무 우울하네요..마음공부 하는 곳에서 받은 상처로 이제 뭔가를 시도하는 것도 겁이 납니다..

다른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 선생님 책에서만 봐도 산에 매일 천 번 넘게 오르내리신 분, 그게 아니더라도 대부분 나이가 많으셔서 고통이 오래 되신 분들이시거나, 도인들을 발 벗고 찾아다니거나 수행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하시던데, 저는 원래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에 어린 학생이라..게다가 그런 시도를 할 의욕조차 이젠 없습니다. 얼마나 제가 힘들어야 제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너무나 막막합니다..최근에 애인과 이별을 했는데, 이유가 저의 이 우울함과 어두움을 상대방이 더 이상 감당을 할 수 없어서입니다..

제 마음이 비어서인지 자꾸 다른 사람들, 그것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마음을 열고 그들에게 자꾸 사랑을 요구하고 그러다 보니 다들 지쳐서 제 곁을 떠나나 봅니다..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려고 하는 차에 선생님 책을 읽고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남깁니다..공부를 놓을 수가 없는 학생인데 공부를 제대로 한지는 수개월이 지났고, 의욕도 없고 에너지도 없어서 작심1일을 반복.. 이제는 지쳤습니다..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발 도와주세요..

* * *

자신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다른 어떤 힘든 일을 계획하거나 시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서있는 자신의 자리, 자신의 그 문제 속에서 얼마든지 희망에 찬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껴안기만 하면요.


삶을 힘 있게 살아가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삶의 어느 한 순간에도 제대로 된 점 하나를 찍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곧 삶의 어느 한 순간에든 점 하나만 제대로 찍기만 하면 나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서, 정말정말 힘 있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점 찍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며, 또 어디에다 점을 찍을까요?


님의 모습을 한번 볼까요?

“저는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수험생인데.. 공부가 너무 해야만 하는 것인데 하기 싫어 피하고, 안 되는 남들처럼 열심히 안하는 것에 자극 받아 또 맘잡고 해보자 하는 게 하루이틀 못가고, 이런 악순환이 수십번도 더 반복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님의 마음을 보면, 너무 해야만 하는 공부에도 점 하나 찍지 못했고(즉, 마음잡고 공부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하기 싫어 피했는데 그것 또한 괴로우니, 공부 안 한 것에도 점 하나 찍지 못했지요? 또 자극받아 맘잡고 공부해보자 했는데도 하루이틀밖에 못가니, ‘열심’에도 ‘결심’에도 점 하나 찍지 못했네요.

“저는 잠이 정말 많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부지런해지려 애써도 번번이 실패하고, 이제는 거의 절망 포기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라는 말씀에서도 보면, ‘부지런함’에도 점 하나 찍지 못했고, 잠이 정말 많은 자신이 넘 괴로우니 ‘잠’에도 '게으름'에도 점 하나 찍지 못했네요....


보세요, 어디에 있든, 삶의 어느 순간에든 님은 단 하나의 점도 찍지 못했네요, 그죠?

괜찮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는데, 어떡합니까.

지금부터라도 하나의 점을 찍으면 되지요.

그러면 이제 님의 삶의 어디에다가 점 하나를 찍어 볼까요?

님이 힘들이지 않고 가장 쉽게 점 찍을 수 있는 곳을 한번 찾아봅시다.

“공부를 놓을 수가 없는 학생인데 공부를 제대로 한지는 수개월이 지났고, 의욕도 없고 에너지도 없어서…”라고 하셨으니, 공부에 점을 찍으라고 할 수는 없고....

그런데 분명한 것은, 님이 어디에든 점 하나만 제대로 찍을 수 있으면

님의 그 모든 괴로움과 우울과 혼란은 일시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건 제가 약속드립니다.

그런데 마침 님은

“저는 잠이 정말 많습니다....”라고 하셨으니, 거기에다가 점 하나를 찍어볼까요?

기왕에 많은 잠이니, 님이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기왕에 공부 안 한지 수개월이 지났으니, 점 하나 제대로 찍는데 소요되는 며칠 동안 공부를 안 한다 하더라도 그다지 손해볼 것도 없고 하니....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거기에다가 점 하나를 찍어 보십시다.

어떻게요?


앞으로 1주일 동안

공부하려는 마음도 버려버리고,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맘잡지도 말고,

더구나 잠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부지런해지려 애써도 번번이 실패했는데 까짓것 그 마음도 좀 내려놓고,

앞으로 1주일 동안만이라도 마음껏 여한없이 게을러 보십시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TV나 컴퓨터도 하지 말고, 책도 읽지 말고, 많은 잠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말고 오히려 잠이 오면 언제건 더 실컷 자며, 게으름 이외의 그 어떤 선택도 하지 않고 그렇게 1주일간을 한번 살아 보십시다. 그로 인해 무기력해지거나 마음이 우울해지면 “오냐, 어서 오너라! 이 1주일 동안 나는 마음껏 우울해지고 무기력해 보리라!” 하는 마음으로 그 무기력과 우울을 깊이 받아들이면서 말입니다.

정말이지, 지금까지의 님의 삶이 힘들었던 건 그 어떤 순간에도 제대로 서있어 보지 못했던 때문이니, 이제 인생의 단 한 순간만이라도 그 속에 깊이 있어보자는 것이지요.


그렇게 님이 지금 힘들어하고 있는 바로 그 문제 속으로 진실로 깊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면, 님의 삶은 비로소 ‘변화’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고치 속으로 들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에만 비로소 기어다니는 애벌레가 창공을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나비로 ‘변화’하는 것과 같은 이치랍니다.


님에게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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