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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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 댓글 2건 조회 7,094회 작성일 11-01-12 15:10본문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합니다.
며칠동안 이곳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이 곳에서 무엇인가 배우고싶어서..
그 시간이 2주정도 흘렀군요
지금 제가 얻은 것은 자유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을 위해서 음식을 하고
집안 일을 하면서 오늘처럼
온전히 그 일속에 빠져들었던 것은 몇년만인지...
저는 가족들에게 밥을 해주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칼과 도마위에 음식물들을 써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하는데
나는 마음이 콩밭에 가있구 조금도 편하지 않으니
칼과 도마가 부엌이 공포스럽고 거리가 얼마나 멀던지...
그러나 나는 소중한 가족들에게 맛난 음식을 해주고 싶은 열망에
늘 괴로워했던...내가 해주고싶은 것은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서
매일매일 가족들이 잘먹고 행복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보는 것인데
내가 가족들과 살면서 바라는 것은 그 한가지인데..
아~ 언제쯤이면 온전히 편안하게 밥을 지어줄수 있을까? 라고...
주변에 모든 상황이 편안해지기까지 나는 부엌에 아예 서지 못할것이다..라고
가족들에게도 말했었는데..오늘 가까스로 여러가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주고 나니
기운이 빠져서..밥은 너희들이 차려먹어라 했죠...진이 빠지더라구요..왜 그랬을까요???
요즘 저는 하고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몸이 아픕니다.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면 몸이 아파서 일어설수도 없습니다.
아픈데도 억지로 일을 하면 몸에 병이나서 며칠을 누워있어야 하는데...
도대체 나는 지체장애자도 아닌데 이렇게 몸이 무거울수가 있을까? 속상했던...
어려서부터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못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면서 살아왔던
나의 몸이 지쳤는가봅니다.더이상 마음도 내게 잘 속아주지 않더라구요.
내가 나를 얼마나 잘 속였는지 몰라요
나를 죽이는 것은 이 세상에서 제일 잘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나를 속이고 마음을 죽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조금이라도 속이거나 마음을 죽이려고 하면 탈이 나버려서 꼼짝을 못하니...
해야하고, 하고싶은 일들도 전혀 못하는것이지요...이 좋은 세상에...
무엇이나 하면 잘 될거같고 희망적인 세상에...
누군가가 나를 막고있다고 생각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닥치는대로 화풀이도 했었지만
요즘은 그 누군가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알고 ..점점 더 확연히 드러나니
허탈한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떠올려보니
밥도 굶기고
잠도 안재우고
사소한 잘못에도,지독하게 나를 죽여왔던 나였지요.
그러나 나를 단죄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동안 참 대견하게 잘 살아있으니깐..
나는 참 강했던..나를 그렇게라도 지켰던..
울어줍니다.같이..내가..
나를 위로해줍니다.
칼맞은 심장앓이가...몇년동안 내 심장엔 칼이 꽂혀있었는가????
내가 외면했던...꽈악 눌러주지 않으면 너무나 아파서 견딜수가 없지만
느낄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세상에서 가르쳐주던 남들에게 사랑받기위한 좋은 행위들..
착한 행위들을 거두고...
아무에게나 지나가는 똥개에게 조차도
사랑받기 위해서 했던 그 행위들..쑈들을 그만두고..
고립될까봐서
뒤쳐질까봐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하나도 없을까봐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을까봐서
그들이 바라는대로 살아주던 그들의 인형노릇을 그만두고
나는 내 말을 합니다.
나는 표독스럽게 내 말을 할때도 가슴이 아픕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표독스럽게 따지는게 아니라
참 온화하고 다정하고 사랑을 가득 머금은 대화를 하고싶은거였지요.
나는 사랑합니다.
모든 점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나는 사랑합니다.
나는 사랑만 하고싶습니다.
나도 누구도 괴롭히지 않고 사랑하고 이해만 하고싶다는 내 마음의 온화한 메세지...
그래서 또 눈물이 납니다...
이젠 이해못할게 하나도 없습니다.
내게 어떤 잘못을 하는 사람들도...
그러나 나는 이해를 먼저 하지 않고
분노를 먼저 느낍니다.
분노를 감추지 않고
느끼는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무지막지한 표현을 한 다음에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동정심으로 이해를 합니다.
내가 분노를 느낄때는 잔인한 말들과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순수한 내 마음으로 동정심이 가득 우러납니다.
가슴이 또 아프고요...그러다보면 진심 어린 기도가 나옵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하느님..나와 함께 이 세상에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라고..
나처럼 죄(사람들에게 하는 가장 못된 행위)를 미워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그러나 나는 죄만 미워하지, 사람을 전혀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지은 죄(사람들에게 하는 가장 못된 행위)는 너무나 괴롭습니다만
나 자체는 미워하지않습니다.
가까스로 나를 찾았더니..
그야말로 마음이 편안합니다. 무엇에도 내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그저...나를 느끼면서내 주변에 일어나는 신비로운 일들을. 곰삭여봅니다.
안내해주신 대로 겨우 나를 찾고나니
내 마음 속에 자리했던 사람 원수들이 사라지네요..
내 불편한 마음들을 몽땅 투사했던 그 모든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정말 그 자리엔 나약하고 외롭고 힘없고 가여운 존재들만이..
사랑에 굶주려 허덕거리는 존재들이...그들때문에 또 자꾸 눈물이 납니다.
절대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나를 괴롭히는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이
나를 지극히 목숨보다도 더 사랑해줬다는 사실...
나도 그들을 지극히 사랑했다는 사실...
무지하게 사랑했고
무지하게 사랑받았던
그래서 배가 몹시부른...
사랑에 배부른 나였어요...
너무나 포식하여토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을 너무 많이 받고 살구있었네요...
사랑이란게 때론 다른 얼굴을 하고 올수도 있지만 사랑이였다는...
추한 모습을 했어도 그것이 또 순수 백프로 사랑이였다는 것을...
모든게 사랑이었음을...
아침에 밥을 하는 것이 나는 죽기보다 힘들었지만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밥을 해주고 싶다는 열망이
이십년동안 그 바램이 이루어진것이죠...
평소에 밥을 해주려고 하면 내면의 사랑받지 못한 내가 얼마나 심통을 부리던지...
내가 나를 사랑해주지않으면서,의무적으로 여자, 아내,엄마이기에 손까락질 안받으려고
남들의 사랑만 의식하고 고독하게 바보처럼 진땀빼고 사는 모습이 내 맘에 안들었겠지요.
내 스스로 배가 고픈지?
뭐를 먹고싶어하는지???도 잊어버린채
남들의 뱃속만 생각하는 나를 지켜보던 나..
살면서 어떤 누구도 나보다 더 나를 미워하지는 않았구, 괴롭히지 않았어요.
내가 제일 고통스럽게 괴롭혔고, 다양하게 천재적으로 괴롭혔던...
나는 사람 괴롭히는데 천재였구 그 것을 다른 사람에게 할 수가 없었기에
내 스스로에게 가한것이지요...
내가 제일 만만하니깐.....
남들에게 그러면 남들이 나를 버리고 도망갈까봐서..
내가 음식을 만들어 놓기는 해도 내 입맛은 그 음식의 주인이 아니니
무슨 맛이 있었을까요?
내 음식을 만들면서
남들의 입맛을 맞추려고 하니
어떻게 맞출 수가 있었을까요?
그러니 이십년간 내 음식을 먹는 사람은 맛이 없었던것이고
제일 솔직한 사람은 나의 배우자였음을...
배우자가 내 음식을 맛이 없어 하였기에 죽도록 괴로웠고
이혼을 하고싶었어요
내 소원은 음식을 잘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었고 인정을 받고
사랑도 받고 존경도 받구 싶었는데...꿈이 산산조각 깨지는 느낌???
나는 이 세상에서 더이상 아무 것도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생각해보니 남편은 가장 솔직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내가 상처입을까봐서
맛있다고 해준 것이라는 것을 깨닫네요..
남편은 나와 이십년간을
그 아무 맛이 없는 남들 눈치나 보면서 만든
눈치꾸러기의 음식을 먹어야 했기에 괴로웠던것이죠.
속이는 것도 한두번이지...ㅎㅎㅎ 솔직하지 않았으면
그는 20년간 괴로웠을거라는...
나는 아무맛도 없는 음식을
매일매일 해서 마구마구 많이 만들어냈을거같은...
나는 그당시에 남편이 나와 음식궁합이 안맞는다고 생각을 했고
결혼을 잘못했으니 지금까지 이혼을 해야겠다라고..
어려서부터
여자는 음식을 잘해야한다는 어떤 강박관념에 시달렸는지 몰라요.
그것도 어린시절 결혼한 여자의 세상을 보여진대로 맘대로 해석했는지도 몰라요.
그러나..
원래 나는 음식을 참 잘하는 여자이며 미식가이며
내 혀는 맛있는 것을 잘 찾아 냅니다.
또 깔끔하면서 믿을 수 있는 음식을 할 줄 아는 여자라고 자신합니다.
내가 먹고싶어서 침을 꿀꺽 삼키면서 음식을 만들때면
그 음식은 모든 사람이 다 맛있다고 칭찬을 해줬어요.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일때..내가 먹고 싶었을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었을때
남들의 혀를 빌리지 않고 내가 당당하게 거침없이 만들고, 자신있게 내 놓으면
모든 사람들이 남편도 맛있다고 해줬죠...
그러나 내가 먹고싶지 않고 좋아하지 않고 할 자신없고
너무 생소한데 남들의 마음을 맞추기 위해서 했던 음식들은
아무도 먹어줄 수 없고,음식이라고 할수도 없죠.
그래서..나는 그것을 대신하여 외식을 자주했고
(가족들을 먹여야 했으니깐, 나는 배불리 먹이는것을 좋아했으니깐)
그 외식값이 너무 많이 드니...돈을 벌어야했고..돈을 벌면 내가 먹여주고 싶은 음식들을
먹으면서 행복해했고...그러나..그것도 잠시...내가 또 해주고싶은 열망에..
몸에 좋은 재료를 사서..정성껏 만들어주고싶은...그러나 나는 돈을 버느라고 에너지가 소진되었기에 못해주고 ...또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이렇게 살아왔어요...
애들이랑 남편이 바라는 것은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닌
그저 소박하고 내가 정성이 담긴 사랑의 맛이 나는 음식이었음을 깨달았어요.
나는 외식을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을 관둘 수 있을거같아요
음식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겁이 사라졌거든요.
이젠 무섭지 않아요
내가 뭘 먹고싶어하는지
내 입맛을 찾았기때문이죠...
아...내가 왜 음식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는지 기억이 났어요..지금...
어린시절 남의 집에 보내져서 그집 살림살이하면서
내가 먹고싶은거보다는
그 주인과 가족들이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만들어야했기에
생겨난 두려움...
내가 그들의 맘에 안들면 쫒겨나야했던..그 어린시절..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할 줄 몰랐어요.
맛도 뭣도 몰랐구 그저 그집 주인들이 가르쳐주는대로만 했던...
흉내만 냈었던.....때론 가르쳐주지도 않았구 그냥 막연히 해야만 했던
못하면 무지막지하게 혼이났던.......그때...내 혼이 나갔던게로군요.....
그때 내 입맛이...사라져버렸던거였어요..........
내가 얼마나 음식을 하는 것도 먹는것도 좋아하는지....
정작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겐 아무런 맛도 없는 차가운 밥만을..
남들이 만들어주는 음식을(내가 만든것보다 더 잘먹어주니깐)
내 가족들은 늘 배가 고파하더군요..나도 늘 허기져있었구...
가난한 남편을 만나서 밥을 하는데
나는 부자집에서 고급 재료들로 조미료를 안넣어도 흉내만 내도
맛있는 ..그래서 괜히 음식을 깔끔하게 잘한다고 칭찬을 들었던..
그러나 가난한 남편을 만나서 음식을 하다보니
비싼 재료들을 살수가 없었고
싸구려 재료들은 맛이안났구
조미료를 넣는 것은 내겐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보니
남편도 맛없구, 나도 맛없구...
그래서 남편의 월급으로 내가 원하는 재료를 사버리면
일주일은 굶어야 했기에...
ㅎㅎㅎ 아구.....그로써 우리집은 거덜이 났구요
나는 지금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어요
그것은...단지...
우리 애들이랑 남편을 맛나게, 편하게,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하고싶은 열망뿐이었답니다..
슈퍼우먼도 아니면서...이렇게 많은 생각들과, 일들과, 행동들을 하면서
지칠때로 지쳐서..이젠 몸이 아플수밖에...맘도 아플수밖에...
웃음이 납니다.
눈물도 납니다.
행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삶의 비밀들이 풀리니깐..
허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볍습니다.
내가 행복한 이유는
이젠..그리 많은 돈을 안들이고도
맛있는 음식을 해줄 수 있을거같은...
내 입맛을 찾았으니깐...
돈을 많이 안벌어도 나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해줄 수 있어요.
남편이 많은 돈을 안벌어도 나는 골고루 해줄 수 있을거같아요.
오늘 내가..그 어린시절 어의없게도 잃어버렸던 내 입맛을 찾았으니깐......
자신감도 찾았구요...
나를 찾을 수록 세상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도전을 할 수 있을거같은..
실패를 할때마다 코가석자나 빠져서 심하게 단죄를 하던 내가 점점 작아질것이니..
대신...용서를 해주고,보듬어주고,다정하게 위로를 해주고, 손잡아 일으켜 줄 내가 점점 커질것이니...
선생님..감사합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읽으면서 소리내어 엉엉 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디디님의 댓글
디디 작성일
정말 가슴이 찡합니다.
자신을 되찾은 나님과 더불어 행복합니다.
그리고,
글을 참 잘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