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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지금'에 존재하게 하는 것, 그것이 실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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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838회 작성일 11-03-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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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딱풀 11-02-25 20:05

안녕하세요, 김기태 선생님^^ 대인공포를 앓다가 이 사이트를 알게 된지 어느새 1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기태선생님이 내신 지금 이순간이 완전하다와 삶을 묻고 자유를 답하다도 읽어보았고, 틈틈히 이 사이트에 들려 저와 비슷한 사람들... 저보다 더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기태선생님의 말씀들을 보기도 했었습니다...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요즘은 제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기태선생님의 말씀 중에 이런 골자의 실험이 있었는지는 몰라도..저는 제가 두려워하는 무언가를 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사람들을 만날 때 습관적으로 들었던 멋있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 오히려 더 모자라고 사회성 없는 사람으로 보여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면 오히려 편하고 스스럼없이 사람을 대할 수 있더군요! 또 저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보면 내가 시비가 걸릴 수도 있겠구나 하면 오히려 나한테 화를 내도록 계속 쳐다보자 라고 마음먹고 쳐다보면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비록 어제부터 시작한 실험이지만,, 즐거움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오히려 제가 원했던 것에 반(反)하여 제가 두려워했던 것을 '기꺼이' 한다면 나중에는 제가 원했던 것과 두려워했던 것 어느 것을 취하는 것에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의 삶을 살 수 있는 겁니까? 즉, 저의 망상 속에서만 살아 숨쉬던 두려움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저의 선택은 자유가 되는 것입니까? 편안함이 느껴지기에 계속 하고 있는 실험이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이 실험의 목적에 의문이 들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한 공간을 내어주시는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 즐거운 하루되시길 ..

* * *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험’을 시작하신지 며칠이 지났는데, 여전히 편안한 마음으로 계속하고 계신지요?


그런데 ‘실험’은 의도적으로 어떤 행위를 선택하거나, ‘결과’가 중요한 것도 아니며, 또한 어떤 ‘변화’를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험은 단지 ‘지금’을 만나고 ‘지금’에 머무르며 ‘지금’에 깨어 있고자 하는 것일 뿐입니다.


예를 들면, 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사람들을 만날 때 습관적으로 들었던, 멋있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 오히려 더 모자라고 사회성 없는 사람으로 보여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면 오히려 편하고 스스럼없이 사람을 대할 수 있더군요!”


실험은 ‘지금’에 머물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님은 오히려 ‘지금‘과는 반대되는 마음가짐을 의도적으로 가짐으로써 두려움을 피하고 편안함을 취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면 우선은 쉬울는지 모르지만,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피했기에 결국엔 곧 지치거나, 또 다른 더 큰 두려움 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습관적으로 멋있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리곤 어느새 슈퍼컴퓨터보다도 더 빠르게 남들을 의식하며 멋있게 보이려고 매 순간 꾸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거든, 우선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십시오.

아, 내가 또 멋있게 보이려고 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해 마음에 고통이 오고 괴로움이 오면 그 고통과 괴로움을 그 순간 있는 그대로 받고 당하십시오. ‘지금’을 받아들임으로 말미암은 고통이 ‘지금’을 피함으로 말미암은 편안함보다 낫습니다. ‘지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한 고통은 결국 ‘나’를 자유케 하기 때문입니다.


“또 저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보면 내가 시비가 걸릴 수도 있겠구나 하면 오히려 나한테 화를 내도록 계속 쳐다보자 라고 마음먹고 쳐다보면 마음은 편해졌습니다.”라고 님은 말씀하셨지만, 그러다가 정말 봉변을 당할까 두렵고, “비록 어제부터 시작한 실험이지만, 즐거움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라고도 님은 말씀하셨지만, 아뇨, ‘실험’은 단지 편안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험으로 인해 새로운 아픔과 고통이 동반될지라도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나’를 보고 ‘나’를 알고 ‘삶’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 바로 실험입니다.


또 님은 “이렇게 계속 오히려 제가 원했던 것에 반(反)하여 제가 두려워했던 것을 '기꺼이' 한다면 나중에는 제가 원했던 것과 두려워했던 것 어느 것을 취하는 것에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의 삶을 살 수 있는 겁니까?”라고 하셨지만, 아뇨, 실험에 ‘나중’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오직 ‘지금’이 있을 뿐입니다. 오직 '지금'에 존재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실험입니다. 그렇듯 님의 마음이 온전히 ‘지금’에 있게 되고, ‘지금’에 머무를 때 그 답은 님 스스로가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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