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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기 전에 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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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금 댓글 1건 조회 8,022회 작성일 09-11-2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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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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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선생님~

밑의 '들꽃'으로 질문드렸던 사람입니다~

한가지 더 질문 드릴 께 있어서요. 진로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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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쭐 모르겠다. 어떻게 할 수도 없다.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벌벌 떨리고 조마조마하다.

너무 무서워하고 떨고 있다.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할 여력이 없다. 그저 무섭고 떨릴 뿐이다.

날 죽일 것만 같은, 내가 죽어야 할 것만 같은 무서움, 두려움이다.

그래.. 지금의 있는 그대로의 내 마음은 이런 상태다.

그런데.. 난 상담 대학원 갈 결정을 했다.

그런데.. 난 어제 대학원을 위해 방을 구했다.

그런데.. 난 오늘 대학원을 병행하기 위한 알바를 구하려 하고 있다.

내 마음이 움직이기 전에.. 원하기 전에.. 아니, 원하지도 않는데..

내가 먼저 결정해버렸다. 내가 그냥 그렇게 해버렸다.

밤에 고민됐다. 내가 방을 잘 구한건지..

생활비를 바련하기 위해 어떤 알바를 할지.. 고민되고 걱정된다. 두렵다.

일을 조금 하다 그만두고.. 조금 하다 그만두고 하는 게 싫었다.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게 아니다. 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게 아니다..

그래서 더 하지 못 했나보다.

그럼, 무엇 때문에 자꾸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나?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아무것도 안 하면 불안하고 조급해진다.

아무것도 안 하면 내가 뒤쳐지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내가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 미친 듯이 두려웠나 보다.. 싫었나 보다..

그래서 쫓기듯이 무엇인가를 구하고 벗어나려 하고

선생님, 어렵게 합격한 상담대학원을 포기해야 하나요??

포기하기 너무 아깝고 두렵습니다..

제 마음이 무엇을 하고 싶을 때까지 다 포기하고 그냥 기다려야 하나요??

그것이 나를 만나고 있는 그대로 있는 것일까요?

진정으로 나를 위한 일일까요?

저를 만나러 가려하는 상담 대학원이..

도리어 저를 못만나게 하는 장애물인 것일까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님이 질문글을 올리신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아르바이트 자리는 구하셨나요?
일과 함께 상담 대학원 공부도 잘 하고 있나요?

‘나’를 만나는 데에는 그 어떤 일도 방해되지 않습니다.
모든 순간에 ‘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렵게 합격한 상담 대학원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알바도 열심히 하시구요.
그 속에서 다만 한 줄기 눈길만 자기 자신을 향해 있기만 하면 됩니다.
어쩌면 상담 대학원 공부가 그것을 도와줄는지도 모릅니다.

마음의 고통은 늘 궁극에 대한 갈증에 깨어있게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두요.
님의 불안과 두려움과 힘겨움이 언제나 님의 관심을 님 자신에게 묶어두게 하여
마침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자유할 수 있을 때까지
님을 조금씩 인도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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