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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아온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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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이 댓글 0건 조회 5,989회 작성일 09-11-1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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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 보네요.
어서 쾌차하시길 빌게요..
요즘 선생님의 '삶을 묻고 자유를 답하다'
책을 읽으면서..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전 23살 여자 대학생인 데요.
참 제 삶을 되돌아보면
정말 수많은 상실과 상처의 연속이 었던것 같습니다.
겉으론 조용한 성격이지만 속으론 많은 것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고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소용돌이 쳐서 삶에 한순간의 자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잠을 자고 있을때도...전 늘 경직되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가 않고.. 꿈속에서도 만성두통에 시달립니다.
상황만을 따지면 전 모든것을 잃어버린 사건이
여러번 있었던 것 같지만...한번도 제대로 모든것을
잃은 사람의 자세가 되어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늘 그 상황을 부인하고..어떻게 해서든 딛고 일어나려고만 했지..
그러한 자세속에서 저를 진정으로 되돌아보고 오랜 시간 동안
고치속에 있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요즘들어...선생님의 책을 읽기전에도..
계속 제 고치속에 있게 되네요....
사람을 만나기 보단...저를 돌아보고..하나님께 기도하고...
말씀읽고...순간 순간 갑자기 말 못할 슬픔이 올라오다가...막히다가
올라오다가 그러고...
제가 살아온 배경과...사건들을 간단하게 설명 드릴게요.
제 집안은 사회적으로 굉장히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아버지가 삼성전자 임원이시고 할아버지가 국무총리,대법관이시고
등등 친척들도..사회적으로 다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점은..저희 집안이 잘나서라기 보단 근본적으론
다 사랑이 크게 결핍되어서 다 일로서 보상을 받으려는
심리에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사랑을 못받아서 사랑을 베풀줄 모르는 부모님밑에서
어렸을때 부터 수많은 상처들을 대물림받으면서 커왔습니다.
아기땐 미국에서 자랐는데 전 동양인이라 늘 소외되었었고..
5살즈음에 한국에 가서 유치원을 다닐 때에도..
왠지 모르게 전 거의 늘 혼자 있었습니다.애들이 저를 말더듬이라고 놀렸고
전 혼자 바보짓을 하거나 혼자 그림을 그리며 놀았습니다.
한두명의 애들하고 가끔 놀았었는데 그 애들 조차도 저를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고 때리고.. 저는 당하는 입장에서 친밀감을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거기에 대해서 별로 제대로 간섭을 안했으니까...지켜주지 않았으니까..
전 그 상황을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여 계속 그런식으로 자라왔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 올라갔을땐 1학년때 부터 5학년때까지 짝한테서 병신이라고
놀림받고 맞으면서 컸었고...수련회만 가면 왕따를 당하고..
기억에 남는 사건은...초등학교 4학년때...다리가 아파서 정형외과에 갔었는데...
그 정형외과가 소아정신과와 병행하는 병원이라서.. 의사선생님이 제
자신감없고..힘이 없고..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며 저희 어머니께
제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을 권유했었습니다.
병원을 나오면서 저희 어머니는 저에게 화산이 폭발하듯이 울부짖으면서
엄청 화를 내셨습니다.
왜 자신감없이 행동하냐고..왜 그렇게 힘이 없이 구냐고 막 뭐라 뭐라하면서..
저를 버려두고 가셨습니다.
그 이후로 전 가면을 쓰기 시작했고..[그전에도 바보짓하는 가면,착한아이 가면을
썼던 것 같지만..]
이때 이후로 본격적인 가면을 쓰고 다니고..제 존재 전체를 부인하며 컸던 것 같습니다.
제 모든 생각,느낌,감정을 부인하고 불안해하고 확신하지 못하며
항상 다른 활발하고 당당한 애들을 바라보며 그애들을 겉으로 따라하려 노력하고..
그런 강박증이 극도까지 치달아... 이 순간엔 어떻게 웃어야 되고.
저순간엔 저렇게 웃어야 되고 이땐 눈을 어떻게 마주쳐야 하고 절대 째려 봐선 안되고..
하는식으로 저를 잘게 잘게 완벽하게 재단했습니다.
중학교1학년땐 약해 보이기 싫어서 일진인 척 하다가
왕따를 당하고 .......중학교 2학년때도 그 비슷한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그러다가...정말 짝사랑하는 아이가 생겼었는데..
그 애는 여자였었어요. 처음으로 말이 제대로 통하고...
나이답지 않게 헤르만 헤세,랭보, 인디락등등을 좋아했었는데..
그애도 그러한 것들을 좋아해서 그 애와 얘기를 나누고
그런 시간들이 너무 꿈만 같았고..그때 전 천국을 느꼈었어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지만 그 애를 짝사랑하는 것만으로도..
그애를 보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행복하고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었어요. 그리고 그 애와 얘기를 나눌때 제 모습은
그렇게 밝고 활발할 수가 없었고요.
그런데 그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고..
학교에선 또 왕따를 당하고.. 지옥같은 나날이었어요.
부모님께 기댈수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께 왕따를 당한다는 얘기는 할 수가 없었어요.
전 제가 왕따를 당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론 늘 부인했고
겉으론 잘난척을 하고..난 잘난 사람이라고 늘 속여 왔어요...
마음이 찢어지고 이미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닥까지 치닫아
있는 것을 부인하고 어떻게 해서든 살려고 발버둥 치려고만 하고
누구에게도 진실로 마음을 기대거나 털어놓지 못하고..
항상 잘나지려고만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영혼은 이미 썪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성적으로도 완전히...나락으로 떨어지고.....[이 부분에 대해선 말하기 힘들어요]
지옥으로 완전히 떨어졌답니다..하지만 이 상황 속에서도
제 아픔을 인정하기 보단.. 너 왜 이렇게 못났어하며 저 자신을 심하게 학대하고
몰아붙이면서 일어나려고 하기에만 바빴었어요.
그러다가 계원예고 미술과에 들어갔었는데..
어렸을때 부터 그림을 잘그려서 칭찬을 많이 받았었어요.
제 존재는 거의 그림으로서만 인정받아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역시 그림만이 제가 유일하게 숨쉴수 있는 공간이고
그 누구와의 방해없이 제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제 자아와 완벽히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그림안에서 큰 자유와 생명을 누렸었던 것 같아요.
전 그림으로써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었어요.
예고에 들어가선..........
선생님들이 저에게 천재라고 그랬고...
저도 그 당시에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남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계속 그림에 집착하고
완벽히 그려내려 잘 그려내려 노력했어요.
하지만 그러면서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은 사라지고.. 전 과대망상에 빠지고..
마음속으론 더 고립되었죠..
사실 제 천재성도....지금보면...어린시절의 불우한 환경과 수많은 상처들,아버지의 완벽주의가 만들어 낸 산물인 것 같아요..
그러다가...전 저자신을 괴물이라 생각하고..
대학생때 늘 혼자다녔었어요.
과를 만화창작과로 바꾸어 재입학했었을때야 비로소
마음을 고쳐먹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려 바닥에서 부터 피나는
노력을 했고...지금 겨우 친구들이 좀 생겼고..많은 병든 신념으로 부터
조금씩 벗어나 있는 상태에요..
올해에 남자친구를 처음 사귀었었는데...
남자친구는 대인공포증인 저와 달리 인기도 많고 정말 호감형인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남자친구 역시 굉장히 깊은 어둠이 있었어요.
저와는 다른 종류의 어둠이지만...
하여튼..전 남자친구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란 것을 받아봤고..
이제 남은 것은 행복해 지는 일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네 집안 사업이 갑자기 망해서 10억이라는 빚을
지게 되었고......남자친구가 그에 대한 충격과
여렸을 때 부터 가진 가난의 상처,부에 대한 열등감을
못이기고...만날 시간도 없어.....
결국은 헤어지게 되었어요.
하아...제가 이 글을 쓰면서도..굉장히
사무적이고... 감정없이 쓴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모든것에 제 감정과 마음을 느끼기엔...너무 너무...뭐랄까.......
감당하기 힘든 느낌이에요.그리고 그동안 많이 억압해 오고...
제 슬픔을 인정하기 보단.. 항상 제 자신을 연약하다며 비난해 왔기 때문에..
슬픔을 진정으로 느끼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전 늘 사랑받을 자격없다고...난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고...
보통사람들과 다르다는 뿌리깊은 병든 신념때문에....
남자친구와 헤어진 일에 대해서도....진정으로 크게 애통해 하기가 힘들어요..
그리고.. 전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없어서... 남자친구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 조차
너무 힘들고... 남자친구와의 연애, 사랑은.....제겐 뭐랄까..
마치 인공호흡과도 같은 느낌이었어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서 그동안 제가 기대하던 모든것들이
다 허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하나님께 많이 의지했고....요즘만큼 하나님이 저를
많이 만나주신 적이 없던 것 같아요.하지만
여전히 제 안의 상처는 잘 사라지지 않고...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기 힘들고...
아 막 횡설수설하네요..
모든 것에 무감각해 진 느낌이에요.
가슴엔 큰 돌덩이들이 놓여있고...숨은 가파르고 머리에도 수많은 무거운 짐들과
돌덩이들이 놓여 있는 것 같네요..
몇년동안 심리상담을 받고..수많은 심리학책들을 읽으면서
제 자신과 가족에 대해 수많은 분석을 하면서
제 상처를 겨우 겨우 인정해 가기 시작했지만..
많은 것들을 파헤쳤지만...진정 제가 변화되고... 이 모든 상처가 치유되긴 너무 힘드네요..
정말 변화하고 싶습니다..
진정 마음에 평화와 사랑을 되찾고 싶어요.
본연의 저의 평화로운 모습.. 신의 형상으로 가득차 있는..
제 자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ps.아 전 참고로 내년에 휴학을 하고서
제 자아를 찾는일에 집중할 생각입니다...사실...
지금의 전 겉으로 봤을땐.. 멀쩡합니다. 사회생활도 잘 하는 편이고..
저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고..[진짜 제 모습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제가 제 과거 사건들을 너무 적나라하게 써서
선생님이 '아 얜 희망이 없다'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전 몇년동안 불굴의 의지와 엄청 독하게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지금 많이 좋아진 상태라서 겉으로 봤을땐 꽤나 평범해 보일거에요.
그러니........희망이 없네요.. 할말이 없네요..
이런 얘기는 절대 하지 말아주세요...
전 반드시 좋아져서 치유자가 될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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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또 하나 질문이 있는데요.....
1년안에 제 안의 마음의 평화와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15년이 걸리셨다는 글을 보며
가슴이 탁 막히고 두려워 졌습니다..
이기적으로 들리실 수도 있고..선생님의 길을 무시하는
말은 아니지만....
1년안에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겠죠?
사실 이미 한 4년동안의 저의 여정은....심리상담받고, eft도 하고
신앙과 하나님에게도 많이 의지하고
치유에 대한 수십권의 책들도 많이 읽고 저에대해서 끊임없이 분석했고..
사람들과 많이 부딪히며
이미 많이 좋아진 상태긴 하거든요..[한 2년전만해도 눈을 전혀 못 마주쳤었는데
아직 좀 불안하긴 하지만 이젠 꽤 잘 마주쳐요.활발하고 건강한 사람중들 중에서도
저를 좋아하고 신뢰하는 친구가 있고요.]
내년에 예수전도단에서 하는 dts,
엔카운터 그룹,여러 내적치유 수련회 등등을 다닐 생각인데요..
저를 만나는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될까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글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럼 답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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