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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드리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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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질문자 댓글 1건 조회 5,702회 작성일 11-04-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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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 동안에도 이곳을 통해 가끔씩 너무 길을 알 수 없을때 도움을 청하곤 했었고
그때마다 몇달간 잊혀지지않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책에 의존한다면 책을 불태우라 하셨고
내면의 모순된 나를 직시하라고 하셨습니다
고통없이 영광만을 바라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짧은 한두마디의 말들이 모두 저를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한번, 선생님의 문을 두드리려 합니다
선생님 저는, 자꾸만 제가 아닌 무언가가 되려고 합니다
이제 책을 보지 않고 내면을 바라 보는것 만으로도 아주 가끔씩
내가 모두 보이는것같고
그저 웃음만 나고 때로는 어두운 방 안에서 혼자
감당할수없는 환희같은것 빛 같은것을 느끼며 신음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그것이 감당이 안 될 지경이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 빛은 제것이 아닙니다
그빛을 느낄때면 나는 이것을 가져서 언제나 웃는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그것이 더 생각이 흘러 남들에게 이것을 나누어주고 평생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싶다는둥
그런 제가 제어하지 못하는 생각속으로 이내 빠져들었다가
또 한번 본 그 빛은 그 에너지가 너무 커서 생각에 빠졌다가도 다시 심장을 찌르는듯이
저를 깨어나게하고
웃음도 나고 눈물도 납니다
저는 마치 이것이 곧 깨달음같은 거대한 변화로 이어질것 같아
한걸음만더
한 꺼풀만더
이 빛이 내 일상 속으로 스며들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그런일은 일어나지않습니다
그 에너지는 너무나 큰데
제가원하는대로 머물러주지 않습니다
어차피 행복과 고통을 넘나드는 이 마음은 그자리에 그대로있고
변화를 바라는것도 마음이고
그것을 바라는것도 지금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려는것도 마음이고
그 빛은 내가 그 마음을 온전히 바라볼때만
그래서 그 마음이 얘기하는것이 그저 우스워 보일때 그때만 나타납니다
이것이 일상에서도 제 안에 머물게 할 수 있습니까
어느날은 다시 그 빛을 찾아보려고 하루종일 집에 앉아서 기다려도
답답하기만할뿐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습니다
어느날은 아마도 제가 기대하지 않을때 아니면 아무 순간도 아닐때
제가 보입니다
어제도 보았습니다
나를 나에 가두는 이것이 생존하려는 에너지이고 현상이고
그것은 하나도 잘못된것이 아니라는걸
제 내면에서는 신음소리가 자꾸 흘러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때 뿐입니다
전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왜 저는 이렇게 끝없이 변하려하고 갈구하고
애타게
찾으며 괴로워야 하는겁니까
몇번이나 글을 쓰려 해보았지만 글을 쓰는것 자체가 저인지 저의 생각인지
제어할수없는 에고의 흐름일뿐인지
내가 거기에 빠져 있는건지 아닌지
내가 보고있는건지 보고있다고 생각하는건지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
항상, 감사드립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금강경(金剛經) 10분(分)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應無所住而生其心
머무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

또 32분(分) 마지막 게송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 모든 것은 꿈같고, (있지도 않은) 허깨비 같으며, (있다가 금방 스러지는) 물거품 같고, (잡을 수 없는) 그림자 같으며, (해가 뜨면 곧 사라져버리는) 이슬 같고, 또한 (한 순간 눈 앞에서 번쩍하고는 금세 사라지는) 번개 같나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니라....

‘질문자’님
아무것도 아닌 것을 무슨 대단한 것을 얻은 양 하며 부여잡고 있지 마십시오.
“일체의 상(相)을 떠난 것, 그것을 이름하여 깨달음이라 한다(離一切相 卽名諸佛)”라고 했건만,
님은 오히려 많은 상(相)을 가지고서 깨달음을 추구하고 계시군요.

님은 “저는 마치 이것이 곧 깨달음 같은 거대한 변화로 이어질 것 같아....”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깨달음은 무슨 거대한 변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평범해지는 것일 뿐입니다.
또 님은
“내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가끔씩 내가 모두 보이는 것 같고....”
“어느 날은 아마도 제가 기대하지 않을 때, 아니면 아무 순간도 아닐 때 제가 보입니다.”
“어제도 보았습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나’는 보거나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존재할 뿐입니다.

내려놓으십시오.
지금 님이 들고 있는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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