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예, 제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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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11,793회 작성일 10-10-02 15:18본문
안녕하세요.
히피즈 10-09-29 23:30
지난 일요일, 집 근처 도서관에서 선생님을 봤습니다. 따님과 나란히 앉아 공부(?)를 하고 계시더군요.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정말 선생님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생님 자리로 갔지요. 윤리 문제지와 그 위에 놓여 있는 책 한 권. 에고니 깨달음이니 적혀 있는 걸로 봐서 100% 선생님이 맞다고 확신했습니다. 책 제목은 . 김기태 선생님이 맞죠? 혹시 선생님 주위에 머리 짧고 덩치 좀 있고 꺼벙하게 생긴 놈을 못보셨나요?ㅋ 죄송합니다, 몰래 훔쳐봐서. 근데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바닥에 놓여 있던 까만 가방에는 뭘 넣고 다니시는지 궁금하네요. 지퍼를 열고 확인하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습니다.ㅋ 담에 또 만나게 되면 음료수라도 한잔 대접하고 싶네요. 근데 제가 너무 숫기가 없어서...^^ 도서관에 또 오세요.
* * *
ㅋㅋ반갑습니다.
예, 제가 맞습니다.^^
지난 일요일, 딸하고 같이 영남대학교 도서관에 갔었습니다.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둔 중학교 1학년인 딸이 하루 종일 공부하고 싶다며 영대 도서관에 가자고 해서 같이 갔었지요. 그런데 이 녀석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한번 자리에 앉으면 꿈쩍을 않고 붙박이처럼 공부를 하는 겁니다. 점심을 먹고 나면 식곤증이 날 법도 한데 전혀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공부를 하고, 오히려 제가 잠이 와 잠깐 엎드려서 눈 좀 붙이고 일어나면 “아빠, 한숨 잤어?” 하며 빙긋이 웃는 겁니다.ㅋㅋ
그래서 토-일요일 이틀통안 오전 9시 조금 넘어서부터 밤 11시까지, 딸 덕택에 저도 열심히 참 행복하게 공부를 했습니다.^^
아들 녀석 하고는 가끔씩 도서관에 왔지만, 딸 하고는 처음이라서 맛있는 점심을 사주고 싶어 학교 밖으로 나갔습니다. 녀석이 먹고 싶어 하는 메뉴를 시켜서 같이 먹고는, 바로 도서관으로 들어가지 않고 캠퍼스를 조금 걸었습니다. 햇살은 눈부시고, 피부에 와닿는 가을 바람은 상쾌한데, 그 속을 딸 하고 두런두런 얘기하며 걷는 제 마음은 참 흐뭇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걷던 녀석이 갑자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내 안에도 아빠 피가 흐르거든....”
뜻밖의 말이 재미있어 제가 이렇게 맞장구를 치며 물었습니다.
“그러~엄!....그래서?”
그랬더니, 녀석이 하는 말이
“나도 아빠처럼 그렇게 방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밋밋하게 살고 싶지는 않아. 많은 곳을 가보며 살고 싶어....”
ㅋㅋ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그러~엄! 가슴 뛰는 삶을 살아야지!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만이 다가 아니거든.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그런 것들보다 삶의 엑기스 같은 것들을 맛보며 살아야지...!”
‘단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말을 무슨 공감이라도 하듯 녀석이 다시 한번 내뱉었고, 그리곤 리차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얘기를 하며 한참을 더 걸었습니다. 그 책을 중간고사 시험 끝나고 나면 한번 읽어보라고 얘기하며....
아, 딸하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제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곤 자리에 돌아와선 또 붙박이처럼 공부하고....ㅋㅋ
‘히피즈’님. 그때 제가 윤리 공부와 함께 읽었던 책은 레너드 제이콥슨이 쓴 <현존>이라는 책입니다. ‘침묵의 향기’의 김윤 사장이 번역해서 낸 제이콥슨의 네 번째 책인데, 얼마나 좋은지요! 너무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이어서 읽으면서 울컥울컥 눈물이 나곤 했답니다. 그런 책을 세상에 내어준 김윤 사장이 하도 고마워서 감사의 문자도 보냈습니다.^^ 이제 8장 ‘영혼의 수업’편을 읽을 차례인데, 또 어떤 감동들이 제 가슴을 적실지 설레기까지 한답니다....
바닥에 놓여 있던 까만 책가방 안에는 윤리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 옥편, 필통 등등이 들어 있답니다. 님의 책가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ㅋㅋ
그래요, 저는 영남대학교 도서관을 자주 갑니다.
다음에 보면 꼭 인사를 나누고 음료수도 한 잔 하십시다.
이렇게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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