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멈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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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719회 작성일 11-11-01 16:38본문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깨달음을 향한 님의 애틋함과 진실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그러나 노력해야 할 때가 있고 멈춰야 할 때가 있는데, 님은 너무 달려오기만 한 것 같습니다.
다행하게도
“그런데 이렇게 하고 있는 게 옳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마치 어두운 안개 속에서 길을 가는데...이 길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헛짓인지...헛짓이라면 길을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이제 님은 멈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깨달음은 힘을 들여서 달려가 도달해야 하는 어떤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힘을 뺄 때, 즉 노력을 멈출 때 스스로 찾아오는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만 하십시오.
님이 선택하고 오랫동안 수행해 오신 “생각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기”라는 수행법은 이제 그만 내려놓으십시오.
동시에, 깨달음을 얻으려는 그 마음도 이젠 내려놓으십시오.
깨달음은 어.떤.방.법.으.로.도. 도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깨달아 있기 때문입니다.
삼조(三祖) 승찬 스님이 신심명(信心銘)에서 말씀하셨습니다.
至道無難, 唯嫌揀擇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오직 간택하는 그 마음만 내려놓아라.
但莫憎愛, 洞然明白 다만 미워하거나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깨달음을 얻으려는 그 마음과, “생각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기”라는 방법으로 님 자신과 님 안을 온통 둘로 나누어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게으름을 버리고 성실함과 인내심을 구하고
식욕과 수면욕을 버리고 평화와 고요를 구하고
의지박약을 버리고 강력한 의지를 구하고
중생(衆生)을 버리고 부처를 구하는,
그리하여 언제나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구하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은 미워하고 미래의 보다 완전한 자신은 사랑하는, 바로 그 간택하는 마음만 내려놓으십시오. 그리하면, 그것이 곧 깨달음입니다.
“저에게 조언을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믿고 열심히 실천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무겁게 들고 계셨던, 깨달음을 향한 그 마음과 방법을 이젠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곤 주어지는 하루 하루의 현실을 열심히 사십시오.
There is no secret ingredient. Just you are.
비법이란 없다. 단지 너 자신이 있을 뿐이다.
(영화 '쿵푸팬더' 1편의 마지막 대사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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