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마음의 초점을 ‘대상’이 아니라 ‘님 자신’에게로 돌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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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4,570회 작성일 21-09-15 21:52본문
안녕하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주신 질문, 감사합니다.
10년이 넘는 시간들 동안 ‘보이지 않는 소음’과 계속 싸우고 계시다니... 마음이 정말 힘드시겠습니다.
먼저 깊고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면서 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젠 독기만 남은 거 같아요. 갈수록 포악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뇨, 님의 마음의 순수함과 따뜻함은 조금도 물들거나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답변을 드리기 위해 님의 질문글을 몇 번 거듭 읽으면서 저는 진실로 그렇게 느꼈답니다. 님은 “정말 딱 ‘이것’만 해결이 되면 행복할 거 같은데...”라고 말씀하셨는데, 예, 님이 힘들어하시는 ‘소음’ 문제는 님의 마음 안에서 온전히 해결될 수 있으며, 다시는 그런 일로 인하여 고통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님은 “제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단지 조용하게 살고 싶은 거, 이거 하나뿐인데, 그게 그리도 큰 욕심일까요?”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뇨, 그것은 ‘큰 욕심’이 아니라 너무나 소박하고도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렇기에 님은 진정 다시 삶에 감사하며, 삶을 즐기며 살아가실 수 있습니다.
이제 그 ‘길’을 함께 찾아보십시다.
그 ‘길’은 언제나 지금의 님의 경험 속에 있답니다.
“오후 내내 선생님의 책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걸 다시 되돌아보았는데요. 한데..저녁 시간부터 평소 들리지 않던 ‘쿵쿵’ 소리가.. 그것도 아주 크게 들립니다. 오늘 저녁도 내내 ‘보이지 않는 쿵쿵소리’와 또 한바탕 싸웠습니다. 보이지 않는 소리와 혼자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이러한 저의 모습이 너무도 잘 보이는데, 어찌 이리도 벗어날 수가 없는 걸까요?”
이때, 보이지 않는 소리와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님의 '마음'을 가만히 한번 들여다보세요. 님의 마음의 ‘초점’은 언제나 싸우는 대상인 ‘소음’을 향해 있음을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소음 때문에 마음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이 시작되었고, 더욱이 그것이 10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있으니, 그 소음과 그것을 일으킨 사람들을 향해 모든 원망과 분노와 저주를 퍼부으며 싸우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요. 예, 그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러면서 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저의 모습이 너무도 잘 보이는데, 어찌 이리도 벗어날 수가 없는 걸까요?”
왜냐하면, 님의 마음의 ‘초점’이 오직 ‘대상’만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님의 마음이 그렇게 언제나 ‘밖’을 향해 있어서는 님이 그토록 간절하게 말씀하신 ‘이것’은 결코 해결이 되지 않으며, 결코 행복할 수도 없답니다. 그러나 만약 님의 마음의 초점이 ‘대상’이 아니라 ‘님 자신’을 향할 수만 있다면, 그 오랜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그 ‘길’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집 안에 있으면서 들리는 ‘소음’이 정말이지.. 요만큼도 용납이 안됩니다. 옆집에서 tv 소리만 들려도.. 화가 나고.. 또 화가 나고.. 또 화가 납니다. 왜 그럴까요.. 다른 사람들은 다들 그러려니 하고 잘들 사는데.. 저는 왜 이렇게도 용납이 안되고, 화가 나는 걸까요?”
소음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나고 또 화가 나고 또 화가 날 때의 님의 모습을 가만히 보면, 솟구쳐 오르는 그 화에 완전히 ‘함몰’되어 그 화가 시키는 대로 그저 미친 듯이 ‘대상’을 향해 쏟아내기만 하는 모습을 봅니다. 다시 말해, 자신 안에서 그토록 거칠고도 날선 감정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조금도 ‘자각’하지 못한 채 그저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있다는 것이지요.
바로 이때, 님의 마음의 초점을 ‘님 자신’에게도 돌린다는 것은, 그렇게 화가 치밀어오를 때 (지금까지 늘 그렇게 해온 것처럼) 곧장 그 화를 ‘대상’을 향해 쏟아내려고 달려가거나 어떤 행위를 할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순간 그 자리에 그냥 가만히 있어보라는 것입니다. 앉아있는 모습이든 서있는 모습이든 그렇게 단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내면에서 요동치며 온갖 모양으로 치솟아 오르는 그 화가 더 마음껏 더 마음껏 님 안에서 올라오도록 그저 ‘허용’하고 또 ‘허용’하고 또 ‘허용’해주라는 것입니다. 단지 그렇게만 하면 됩니다.
또 님은 “이러한 세월이 10년이 넘어서면서.. 이제는 사람 자체가 너무도 싫어지고, 모든 사람이 미워집니다.. 아니.. 모든 사람이 그냥 미치도록 밉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미치도록 사람이 싫어지고 미운 감정이 올라올 때에도 그저 그저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끝없이 끝없이 님 안에서 ‘허용’해주고 또 ‘허용’해주고 또 ‘허용’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저절로 님 안에서 ‘길’이 드러날 것입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길’이 님이 그토록 원했던 평화와 행복으로 님을 인도해 갈 것입니다.
본래 화와 미움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그렇기는커녕 바로 그 화와 미움 안에 님이 원하는 평화와 사랑과 행복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무한히 깊고 고요한 바다에서 지금 이 순간 올라온 두 방울의 파도와도 같은 것이랍니다. 비록 작고 거친 ‘파도’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무한한 ‘바다’의 모든 놀랍고도 신비로운 속성들을 다 갖고 있지요.
그렇기에 그 감정들이 님 안에서 올라올 때, 그저 그것에 ‘함몰’되어 끌려가거나 그런 감정들에 자주 사로잡히는 자신을 싫어하지 않고, 다만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또 온전히 받아들여 아무런 '저항' 없이 잠시만이라도 그것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바로 그 순간 님의 삶은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그 오랜 고통과 괴로움은 어느새 끝이 나고, 다시 삶에 감사하며 삶을 즐거워하며 기쁘게 살아가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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